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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 공급 과잉 시대 오나…2026년 ‘가스 가격 하락’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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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 공급 과잉 시대 오나…2026년 ‘가스 가격 하락’ 서막

美, 작년 1.1억 톤 수출하며 카타르 제치고 세계 1위… 올해 생산 능력 25% 추가 확대
IEA 전망 수정 “AI 데이터 센터 수요와 재생에너지 지연으로 2050년까지 수요 지속”
액화천연가스(LNG) 유조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액화천연가스(LNG) 유조선. 사진=로이터
전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이 ‘역대급 공급 과잉’이라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미국을 필두로 한 주요 생산국들이 기록적인 수출 능력을 확보함에 따라, 2026년에는 가스 가격이 본격적인 하락세에 접어들며 글로벌 에너지 요금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현지시각) 에너지 분석가 펠리시티 브래드스톡에 따르면, 미국은 2025년 한 해 동안 전년 대비 2300만 톤 증가한 1억1100만 톤의 LNG를 수출하며 세계 최대 수출국 지위를 굳혔다.

이는 세계 2위 수출국인 카타르(2000만 톤)를 압도하는 수치로, 전 세계 LNG 물동량의 약 25%가 미국산으로 채워졌다.

◇ 미국의 압도적 질주… ‘9년 만에 0에서 1억 톤으로’


미국 LNG 산업의 성장은 가히 폭발적이다. 벤처 글로벌의 플라크민스(Plaquemines) 시설 등 신규 대형 플랜트들이 가동을 시작하면서 수출량이 급증했다.

포텐 앤 파트너스의 제이슨 피어 이사는 “불과 9년 만에 수출량 0에서 1억 톤을 돌파한 것은 놀라운 성과”라며, 미국의 공급 신뢰성과 유연한 판매 방식이 시장을 장악한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파이프라인 가스(PNG)의 대안을 찾던 유럽은 미국산 LNG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됐다. 지난 12월에만 유럽은 미국으로부터 900만 톤의 LNG를 수입하며 러시아 의존도를 대폭 낮췄다.

◇ 2026년 공급 과잉 예고… 소비자 ‘미소’ 생산자 ‘울상’


공급 확대는 올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까지 전 세계 LNG 생산 능력이 현재보다 50% 증가한 연간 3000억 입방미터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성장의 약 45%가 미국에서 나올 예정이다.
공급이 수요를 앞지르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치솟았던 가스 판매 마진은 정상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에너지 요금 부담에 시달리던 소비자들에게는 호재이나,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생산자들에게는 감산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유럽은 2030년까지 전체 수입량의 80%를 미국에 의존하게 될 것으로 보여,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미국 편중'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 IEA의 ‘U턴’… AI와 재생에너지 지연이 바꾼 미래


주목할 점은 IEA가 기존의 수요 예측을 뒤집었다는 것이다. 당초 IEA는 2050년 이전에 화석 연료 수요가 정점을 찍고 감소할 것으로 보았으나, 최근 "2050년까지 글로벌 LNG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을 수정했다.

인공지능 기술의 급성장으로 대규모 데이터 센터가 건설되면서 전력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할 안정적인 기저 전력원으로 LNG가 낙점된 것이다.

각국이 세운 재생에너지 전환 목표가 인프라 및 기술적 한계로 지연되면서, 청정 에너지로 가는 '가교 역할'로서 LNG의 생명력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2026년 에너지 시장은 공급 과잉으로 인한 단기적 가격 하락과 AI발 장기적 수요 증가라는 두 가지 흐름이 교차하는 지점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저렴해진 LNG가 석탄과 석유를 빠르게 대체하며 에너지 믹스 재편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