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러 공급 중단보다 심각… 예년비 20%포인트↓
화학업계 생산중단 비상계획 가동… "봄철 재비축 가격 급등 불가피"
화학업계 생산중단 비상계획 가동… "봄철 재비축 가격 급등 불가피"
이미지 확대보기2017~2021년 평균 대비 20%포인트 낮아
독일 가스·수소 경제 연맹의 팀 켈러 회장은 지난 26일 아우크스부르크 알게마이네 인터뷰에서 "가스 저장시설 비축량이 42%까지 떨어져 2022년 위기 당시보다 낮은 이례적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는 2017년에서 2021년 동기 평균 비축량보다 20%포인트 이상 낮은 수치다.
독일은 2024년 11월 1일 저장시설의 75%만 채운 채 난방 시즌에 들어갔다. 전년 동기 비축률 98%와 비교하면 23%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독일 가스저장협회의 세바스티안 하이너만 사무총장은 "현재 비축 관리 체계로는 공급 안보를 충분히 보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비축량 급락의 주된 원인은 올겨울 한파다. 예년보다 낮은 기온이 이어지면서 난방용 가스 소비가 급증했다. 여기에 정부가 가스 가격 상승을 억제하려고 겨울 전 비축 의무 규정을 완화한 점이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하마드 후세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가스 비축량 급감 현상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는 봄과 여름 재비축 기간까지 천연가스 수요를 높여 가격 하락을 억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독일은 제조업 비중이 높아 이 영향이 더욱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보기화학업계 생산중단 대비… 유럽 전역 비상
가스 재고가 바닥을 보이자 독일 경제의 중추인 화학 산업계를 중심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독일 화학산업협회는 회원사들이 가스 부족에 따른 생산 중단과 경제적 피해를 줄이려고 비상 대응 계획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스 공급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공장 가동을 멈춰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둔 조치다.
골드만삭스의 사만다 다트 애널리스트는 "3월 말 비축량이 낮게 유지될 경우 다음 겨울 대비 재충전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독일 정부는 이번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려고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을 통한 수입 물량 확보와 비축 의무화 규정 재강화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겨울을 지나며 바닥을 보인 저장고를 다시 채우려는 봄철 재비축 수요가 국제 가스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하이너만 사무총장은 "단기 가격 억제보다 장기 공급 안정성을 우선하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독일은 카타르와 미국 등 주요 생산국과 장기 공급 계약을 확대하고 에너지 효율화를 통한 소비 감축 기조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주요국도 비축량 급감… 동유럽 더 심각
유럽 가스 인프라 기구 자료에 따르면 독일 외 유럽 주요국의 천연가스 비축 상황도 악화일로다. 헝가리는 1월 말 현재 60% 수준으로 EU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라트비아는 50% 미만으로 떨어졌고 크로아티아는 41%에 불과하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전쟁 피해와 러시아 가스 통과 계약 종료 여파로 25.3%까지 떨어져 가장 심각한 상황이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EU로부터 역류 공급에 의존하고 있다.
프랑스는 평균 75% 대비 57% 수준에 머물고 있다. EU는 2022년 에너지 위기 이후 회원국들에 11월 1일까지 저장시설을 90% 채우도록 의무화했으나 2025년에는 다수 회원국이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라보뱅크의 플로렌스 슈미트 애널리스트는 "여름철에도 높은 가스 수요를 보이는 이탈리아와 일본은 이러한 가격 충격에 더욱 취약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