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자 혜택 주던 EU, '상시 감시'로 태세 전환… 협력 안 하면 즉각 중단
한국 여권 파워 세계 2위 유지했으나, 하반기부터 ETIAS 승인 필수 시대
한국 여권 파워 세계 2위 유지했으나, 하반기부터 ETIAS 승인 필수 시대
이미지 확대보기튀르키예 터쿠아즈 미디어(Turkuvaz Media)의 지난 29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불법 이민 억제에 협력하는 국가에는 비자 편의를 제공하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국가에는 비자 면제를 즉각 중단하거나 제한하는 강도 높은 제안을 공개했다.
이번 조치는 그동안 관대하게 유지되던 비자 면제 체제를 ‘상시 감시와 조건부 유지’라는 엄격한 잣대로 재편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EU 집행위, "협력 수위 따라 차등 대우"… 터키 겨냥한 모호한 답변
이번 발표의 핵심은 EU가 제3국과의 외교적 협력을 비자 정책과 직접 연결했다는 점에 있다. 마그누스 브루너(Magnus Brunner) EU 내무·이민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모두에게 적용할 객관적이고 공정하며 견고한 규칙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전략은 불법 체류자의 본국 송환 협조 여부, 안보 정보 공유, 불법 이민 통제 수준 등을 정기적으로 평가한다.
협력이 우수한 국가의 국민에게는 유효기간이 긴 복수 비자를 주거나 기업인을 위한 빠른 입국 절차를 마련해 주지만, 반대로 EU의 안전을 위협하거나 협조를 거부하는 국가에는 비자 면제 지위를 일시 중단하는 '비자 중단 메커니즘'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특히 튀르키예의 무비자 여행 가능성 질문에 대해 브루너 위원이 특정 국가를 언급하지 않고 "공통의 규칙" 만을 강조한 점은, EU가 비자 면제 권한을 제3국과의 협상을 이끄는 강력한 외교적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2026년 세계 2위 '한국 여권 파워'… 제도적 문턱은 더 높아져
한국 독자들이 특히 유의해야 할 지점은 이러한 EU의 정책 변화가 실무적인 입국 절차 강화와 맞물려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EU의 비자 전략 강화에 따라 자유로운 여행의 '질'은 달라질 수 있다.
이미 EU는 2026년 하반기(4분기)부터 '유럽 여행 정보 및 허가 시스템(ETIAS)'을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한국인 여행객은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국가라 할지라도 방문 전 온라인으로 개인정보와 여행 계획을 입력하고 약 20유로(약 3만 원)의 수수료를 내어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한 번 승인되면 3년간 유효하지만, EU가 이번에 발표한 '상시 감시 체계'와 맞물려 입국 검증 단계는 이전보다 훨씬 촘꼼해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전문가들, "무비자 권리 아닌 조건부 혜택"… 철저한 대비 당부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변화를 두고 "국가 간 이동성이 단순한 외교적 수사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안보 데이터 기반의 통제로 넘어가고 있다"라는 해석이 나온다.
관광업계 안팎에서는 한국인이 누려온 무비자 혜택이 당연한 권리가 아닌, 국가적 신뢰도와 행정 협력에 따른 '조건부 혜택'이라는 인식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보기술 기반의 출입국 시스템이 고도화되면서 EU는 여행 기록이 확실한 '신뢰할 수 있는 여행자'에게는 문턱을 낮추고, 불분명한 목적의 입국은 철저히 걸러낼 계획이다.
따라서 앞으로 유럽을 방문할 예정인 우리 국민은 여권 파워에만 의존하기보다, ETIAS와 같은 새로운 입국 요건을 수시로 확인하고 여행 기록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EU의 조치가 북미나 오세아니아 등 다른 선진국들의 비자 정책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가 차원의 외교적 협력만큼이나 여행자 개개인의 정확한 정보 입력과 규정 준수가 여행의 자유를 지키는 핵심이 된 셈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