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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멕 관세 전쟁 서막, 자동차 부품 '현지 조달 85%' 상향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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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멕 관세 전쟁 서막, 자동차 부품 '현지 조달 85%' 상향 압박

미-멕 관세 50%→25% 인하 합의에도 '원산지 규정 강화'라는 더 큰 장벽 등장
기아·삼성·LG 등 멕시코 생산 기지, 부품 현지화 및 탈중국 공급망 재편 '비상'
2026년 USMCA 재협상 앞두고 미국의 '대중국 봉쇄' 동참 요구 강해질 것
미국이 자동차 부품의 역내 부가가치 기준을 85%까지 높이고 멕시코에 대중국 무역 차단을 요구하는 등 고강도 압박에 나섰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이 자동차 부품의 역내 부가가치 기준을 85%까지 높이고 멕시코에 대중국 무역 차단을 요구하는 등 고강도 압박에 나섰다 이미지=제미나이3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과 함께 북미자유무역협정(USMCA) 개정 협상이 본격화하면서, 멕시코를 대미 수출 거점으로 활용해 온 한국 자동차와 가전 업계에 고강도 통상 압박이 몰아치고 있다. 미국이 자동차 부품의 역내 부가가치 기준을 현행 75%에서 85%까지 높일 것을 예고하고 멕시코에 대중국 무역 차단을 요구하면서, 현지 공급망을 운영 중인 우리 기업들의 생산 원가 상승과 공급망 재편 부담이 현실화했다.

현지 매체 에랄도 데 메히코(El Heraldo de México)30(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이번 USMCA 2.0 협상이 지난 30년 동안 멕시코 정부가 경험한 가장 강력한 압박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자동차 원산지 규정 85% 상향…북미 공급망 근본적 재편


이번 협상의 최대 쟁점은 자동차 산업의 원산지 규정 강화다. 에랄도 데 메히코 보도에 따르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자동차를 포함한 주요 제품의 역내 콘텐츠 비중을 현행 75%에서 85%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예고했다. 이는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자동차가 무관세 혜택을 받기 위해 더 많은 부품을 북미 지역, 특히 미국 내에서 조달해야 함을 뜻한다.

통상 전문가들은 미국이 단순히 북미 전체의 비중뿐만 아니라 '미국산 부품'의 특정 비율을 명문화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 규정을 충족하지 못하는 제조사에 부과할 관세 수준도 핵심 과제다.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공장에서 연간 25만 대를 생산하는 기아와 현지 공급망을 운영 중인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은 무관세 혜택 유지를 위해 핵심 부품의 현지 조달 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하는 처지다.

철강 관세 25% 하향 조정의 대가는 반중 전선동참


철강과 알루미늄 분야에서는 일부 진전이 나타났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경제부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6월부터 멕시코산 철강에 부과하던 50%의 관세를 25%로 낮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멕시코 정부가 기대했던 12.5%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미국은 관세 인하의 대가로 멕시코에 명확한 '반중국'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들어오는 중국산 제품의 우회 수출을 차단할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 이는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행정부가 시진핑 정부와 경제적 거리를 두어야 하는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현지 가전 공장 역시 멕시코가 FTA 미체결국에 부과하는 고율 철강 관세 탓에 생산 원가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월드컵 특수 속 기업들의 북미 시장 공략 가속화


통상 압력 속에서도 멕시코 내부 경제 지표는 일부 개선되는 모양새다. 바나멕스는 2026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개최에 따른 관광 수요 증가를 반영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에서 1.6%로 높여 잡았다. 마누엘 로모 바나멕스 은행장은 약 104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해 숙박과 음식 업종에서 270억 페소(22415억 원) 이상의 경제 효과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유통 대기업 옥소(OXXO)는 미국 텍사스주 엘파소 내 35개 매장을 새롭게 단장하며 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BMW 그룹은 마루 에스코베도 라틴아메리카 신임 회장 취임과 함께 전기차 부문 배치를 가속화하고 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우드사이드 에너지가 멕시코 심해 유전 프로젝트인 '트리온(Trión)'에 전년보다 14.5% 늘어난 88400만 달러(12800억 원)를 투자하며 2028년 첫 원유 생산을 목표로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클린 공급망요건 충족이 생존 열쇠


북미 통상 환경의 급변은 멕시코를 수출 전초기지로 활용해 온 한국 산업계에 직접적인 도전 과제를 던지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 합작 제철소 건설을 추진하며 관세 장벽 우회에 나선 것처럼, 미국이 요구하는 클린 공급망(탈중국)’ 요건 충족 여부가 앞으로 북미 시장 경쟁력을 결정지을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 그리어 대표는 "북미 시장의 혜택은 북미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에 돌아가야 한다"며 멕시코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우리 기업들 역시 단순한 현지 생산을 넘어, 부품 공급망 전체의 '탈중국화''미국 내 조달 비중 확대'라는 정교한 전략 수립이 시급한 시점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