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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추크’, 중동 부유층 피난처로 급부상…중동 전쟁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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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추크’, 중동 부유층 피난처로 급부상…중동 전쟁 여파

스위스 중부의 소도시 추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스위스 중부의 소도시 추크. 사진=로이터

이란발 중동 전쟁의 장기화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걸프 지역에 거주하던 부유층과 기업들이 스위스 소도시 추크로 이동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동 지역 자산가와 금융 종사자들이 안전한 거점을 찾기 위해 스위스 추크로 몰리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 “두바이 부유층, 유럽 안전지대로 이동”


추크는 스위스 중부에 위치한 인구 약 13만명의 소도시로 낮은 세율과 기업 친화 정책으로 다국적 기업과 가상자산 기업이 집중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이 지역에서 재무 컨설턴트로 활동 중인 하인츠 탠들러는 “전쟁 이후 문의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상황은 유감이지만 추크는 분명 수혜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자산관리 업계에 따르면 두바이를 기반으로 활동하던 고객들, 특히 원자재와 금융 분야 종사자들이 유럽 내 안정적인 거점을 찾으면서 추크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위스 자산운용사 알펜 파트너스의 피에르 가브리스 최고경영자(CEO)는 “고객들이 가장 먼저 묻는 곳이 거의 항상 추크”라고 말했다.

◇ 임대시장 과열…“집 보러 온 줄이 블록 한 바퀴”


수요 급증으로 현지 주거 시장도 빠르게 과열되고 있다.

한 프라이빗 뱅커는 “전쟁 이후 미국계 은행 관계자들의 이력서가 4배로 늘었다”고 밝혔으며, 또 다른 관계자는 “방 2개짜리 임대주택을 보러 온 줄이 블록을 한 바퀴 돌 정도였다”고 전했다.

특히 두바이에서 당일 비행기로 이동해 주택을 보러 오는 사례도 나타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다.

◇ 비EU 국적자는 진입 장벽…세금 협상도 변수


다만 스위스 정착에는 제약도 따른다는 지적이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의 시민은 비교적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지만 비EU 국적자는 취업이나 법인 설립, 혹은 일정 수준 이상의 자산을 바탕으로 한 ‘정액 과세 협정’을 통해서만 거주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이 제도는 글로벌 소득이 아닌 생활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이지만 사전 승인 절차가 필요하고 원하는 지역에 거주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엔겔앤뵐커스 부동산의 안야 베크 파트너는 “유럽 여권이 있어도 바로 정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시간이 필요하고 고용계약이나 사업 기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루가노 등 대체 지역도 부상


추크의 주택 공급이 빠르게 줄어들면서 이탈리아어권 티치노주 루가노 등 다른 지역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지 부동산 중개인 사이먼 인치르는 “전쟁 이후 두바이에 거주하던 외국인들의 문의가 증가했다”며 “이제는 실제 이주를 고려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추크와 달리 루가노는 약 300채의 매물이 남아 있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으며 외국인도 비교적 빠르게 거주 허가와 세제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