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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7% 폭등·유가 5% 급락…미·이란 종전 MOU 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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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7% 폭등·유가 5% 급락…미·이란 종전 MOU 서명

호르무즈 19일 전면 개방 예고…한국 원유 수입 70% 숨통 트이나
이스라엘 "협정 구속 안 받아"…60일 핵 협상이 진짜 변수
밴스 미국 부통령(왼쪽)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밴스 미국 부통령(왼쪽)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 사진=연합뉴스


4개월에 걸친 미국·이란 전쟁이 양해각서(MOU) 전자 서명으로 일단 멈췄다. 그러나 협정 전문(全文)은 공개되지 않은 채 양측의 해석이 엇갈리고, 이스라엘은 협정 당사자가 아님을 공개 선언했다.

핵 프로그램·제재 해제·동결 자산 등 핵심 쟁점은 오는 19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 공식 서명 뒤 60일간의 후속 협상으로 넘겨졌다. 로이터·CBS뉴스·AP통신 등 주요 외신이 15일(현지시각) 이를 일제히 보도했다.

MOU 전자 서명…호르무즈 19일 전면 개방 예고
미국 고위 당국자들은 1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 이란 측 수석 협상대표인 의회 의장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가 지난 14일 MOU에 전자 방식으로 서명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G7 정상회의가 열린 프랑스 에비앙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협정은 모두 서명됐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미 일부 개방됐으며 19일에 완전히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같은 자리에서 프랑스와 영국이 약 20개국과 함께 기뢰 제거 및 항행 재개를 위한 다국적 해군 임무를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세계 최대 해운사 머스크(Maersk)는 성명을 통해 "구체적인 안전 보장 정보가 부족해 현재로서는 운항 계획을 변경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해운단체 BIMCO의 야코프 라르센 안전·보안 책임자도 "이란이 해협에 기뢰를 부설한 만큼 지금 당장 진입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전쟁 전 하루 평균 138척이 통과하던 호르무즈 해협은 협상 타결 발표 이후 15일 기준 하루 수척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공개한 14개항 합의 내용에는 레바논을 포함한 전선 교전 즉각 영구 중단, 미 해군 봉쇄 30일 내 해제, 이란산 원유 제재 중단, 호르무즈 해협 30일 내 재개방, 이란 재건을 위한 3000억 달러(약 454조 원) 규모의 계획 수립, 동결 자산 240억 달러(약 36조 3600억 원) 협상 기간 내 반환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미국 측 고위 당국자는 "동결 자산 해제는 이란의 이행 성과에 연동된 성과 기반 모델"이라며 IRGC 발표 내용을 "이란 국내 선전용"이라고 일축했다.

코스피 5.7% 급등…한국 에너지 수급 '안도'와 '의구심' 교차


금융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알자지라·CNBC 보도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15일 장중 최대 5.7% 급등했고, 일본 닛케이225 지수도 5.5% 치솟았다.

국제 유가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4.77% 급락해 배럴당 80.83달러, 브렌트유도 4% 하락해 83.77달러까지 밀렸다. 전쟁 전보다는 배럴당 10달러가량 높은 수준이지만 전쟁 발발 이후 3개월 만의 최저치다.

SPI자산운용의 스티브 인스는 AFP 통신을 통해 "이번 합의는 최종 평화 정착이 아닌 1단계 합의"라며 "시장은 이제 19일 공식 서명, 기뢰 제거, 이스라엘 반응을 검증하는 국면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에너지 업계의 반응은 안도와 의구심이 함께 나온다. 국내 정유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이 정말로 열릴 때까지 당분간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쟁 전 한국 원유 수입의 약 70%가 중동 걸프 지역에서 왔고,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도 상당 부분을 이 해협에 의존한다. 하나증권 윤재성 연구원은 전쟁 초기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보다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크다"고 진단한 바 있다.

이스라엘 "구속 안 받아"…협정 이행의 가장 큰 변수


협정의 최대 불씨는 이스라엘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5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항상 같은 생각인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며 이스라엘군이 레바논·가자·시리아 완충지대에 계속 주둔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 이타마르 벤그비르는 "이 협정은 우리를 구속하지 않는다. 우리는 협정 당사자가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이스라엘 국방장관 이스라엘 카츠도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시리아·가자에 "무기한 주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레바논 전선의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교전 중단이 MOU 핵심 조항이며, 이행 책임이 미국에 있다는 입장이다. 이란 외교장관 아바스 아라그치는 레바논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로이터통신은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이번 협정이 "이스라엘에 끔찍한 합의"라는 평가가 네타냐후 총리부터 참모총장에 이르기까지 정부 전체에 퍼져 있다고 전했다.

앞으로의 핵심 관문은 19일 공식 서명 이후 시작되는 60일 협상이다. 미국 측 고위 당국자는 "핵 협상을 최우선에 두고 협상 개시 뒤 30일 안에 이 문제를 다루겠다"고 밝혔다.

이란은 무기급에 근접한 고농축 우라늄을 핵무기 약 11기 분량에 해당하는 규모로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우라늄 폐기 방식을 둘러싼 협상이 최대 난제로 꼽힌다.

중동 전략연구소(CMES)의 아바스 아슬라니 선임연구원은 알자지라를 통해 "이번 합의는 종착점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이라며 "이스라엘 변수가 진행 과정을 뒤흔들 수 있다"고 밝혔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