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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메탈 '군수 올인'… K방산 유럽 전략, 결국 '현지화'가 승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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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메탈 '군수 올인'… K방산 유럽 전략, 결국 '현지화'가 승부처

민간 사업부 3억 5000만 유로에 통매각… 군수 중심 체질 개선 본격화
단순 무기 판매 넘어 '역내 생태계 내재화' 강제… 아시아 시장서도 격돌 우려
유럽 최대 방산기업 독일 라인메탈이 민간 자동차 부품 사업을 전격 정리하고 군수 분야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글로벌 재무장 흐름에 맞춰 방산 투자를 대폭 확대하려는 전략적 행보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유럽 최대 방산기업 독일 라인메탈이 민간 자동차 부품 사업을 전격 정리하고 군수 분야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글로벌 재무장 흐름에 맞춰 방산 투자를 대폭 확대하려는 전략적 행보다. 이미지=제미나이3

유럽 최대 방산기업 독일 라인메탈이 민간 자동차 부품 사업을 전격 정리하고 군수 분야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글로벌 재무장 흐름에 맞춰 방산 투자를 대폭 확대하려는 전략적 행보다.

이번 자산 매각으로 확보한 재원은 유럽과 인도태평양 지역의 방산 거점 구축에 집중 투입된다. 유럽 시장 확대를 노리는 한국 방산업계의 경쟁 구도에 직접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독일 현지 매체 프라이에 프레세(Freie Presse)는 라인메탈이 이달 초 공식화한 민간 사업부 매각 계약에 따라 핵심 생산 기지인 하르타 공장 등의 본격적인 인수인계 및 자산 정리 절차가 시작됐다고 20(현지시각) 보도했다.

민간 부품 사업 매각… 35000만 유로 확보로 군수 집중


라인메탈은 자동차 부품 공급을 담당하던 '파워 시스템즈(Power Systems)' 부문 지분 100%를 뮌헨 기반의 산업그룹 에퀴타(AEQUITA)에 매각했다. 잠정 매각 대금은 35000만 유로(6150억 원) 규모다. 이번 매각 대상에는 370명이 근무하는 독일 하르타 공장을 비롯해 피어버그, 콜벤슈미트 등 글로벌 직원 6250명 규모의 비군수 민간 부문 전체가 포함됐다.
라인메탈은 과거 자동차 부품과 방산을 양대 축으로 성장했으나, 최근 글로벌 안보 환경 변화에 따라 '군수 우선' 기조를 전면에 내세웠다. 주목할 점은 스페인 아바디아노의 피어버그 공장 등 군수 전용이 가능한 알짜 생산 시설은 매각에서 제외해 향후 완전한 군수 공장으로 전환하기로 했다는 사실이다. 민간 자산은 과감히 정리하되 탄약 및 무기 생산 능력을 확충할 수 있는 인프라는 철저히 내재화하겠다는 계산이다.

지정학적 재무장 흐름… 유럽·인도태평양 방산 거점 베팅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유럽 국가들은 국방비 지출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라인메탈의 이번 결정은 이러한 재무장 수요를 선점하기 위한 선제적 투자 기반 마련 전략이다. 특히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투자 의지를 드러낸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 지역은 최근 방산 수요가 급증하는 핵심 시장이다.

다만 이번에 확보한 35000만 유로는 대형 방산 기업의 설비투자(CAPEX) 기준으로는 제한적인 규모다. 이미 유럽 내 확고한 정치·산업 네트워크를 구축한 라인메탈에 있어 이번 조치는 단기적인 판 뒤집기용 변수라기보다 기존 군수 확장 전략의 가속 페달로 해석하는 것이 정확하다.

한국 방산업계 파장… 유럽 시장 경쟁 심화 피할 수 없다


국내 방산 전문가들은 라인메탈의 체질 개선이 한국 기업들에게 강력한 도전이 될 것으로 진단한다. 업계에서는 라인메탈이 군수 분야에 전사적으로 집중하면서 유럽 시장 내 한국 기업들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규모 자본을 앞세운 독일 기업과의 수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K-방산의 구조적 강점 역시 뚜렷하다. 폴란드 수출 선례에서 증명된 압도적인 납기 속도와 유럽산 대비 우수한 가격 경쟁력, 정책금융과 기술 이전을 묶은 패키지 수출 역량은 여전히 글로벌 최고 수준이다. 결국 향후 전장은 단순한 기술이나 가격 경쟁이 아닌 '정치 및 생산 거점 확보 경쟁'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유럽 국가들이 단순한 무기 구매를 넘어 방산 산업 생태계 자체의 역내 내재화를 최종 목표로 설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유럽 현지 생산(로컬화)과 합작법인(JV) 설립 요구가 강제되고 있으며,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입찰 참여 자체가 제한될 수 있다. 더욱이 라인메탈의 인도태평양 진출 본격화는 한국 기업의 안방 시장 일부 잠식 가능성까지 의미한다. 유럽 시장이 철저한 방어전이라면, 아시아 시장은 정면 충돌지가 되는 셈이다. 결국 유럽 방산 시장은 '누가 더 싸고 빠른가'가 아니라 '누가 더 유럽 기업인가'를 묻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이 중에서도 단기 주가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JV 및 현지 생산 체제 구축 여부다. 앞으로 투자자들은 국내 방산주의 중장기 가치를 판단하기 위해 다음 다섯 가지 핵심 지표를 순차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첫째, 국내 기업과 유럽 현지 기업 간의 합작법인(JV) 및 현지 생산 체제 구축 여부다. 무기 수출의 문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현지 공장 설립이나 파트너십 체결 속도가 단기적 생존을 좌우한다.

둘째, 한국 기업의 유럽 현지 수주 잔고 변화 추이다. 독일 기업의 공세 속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나 현대로템 등이 기존 수주 물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추가 계약을 따내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셋째, 유럽 정부의 '현지 생산 의무화' 정책 변화 추이다. 유럽연합(EU) 차원에서 역내 제품 구매 비율을 50% 이상으로 요구하는 등의 규제 도입 여부를 상시 추적해야 한다.

넷째, 라인메탈의 실제 생산능력(CAPEX) 확장 속도다. 이번 매각 대금을 포함해 라인메탈이 신규 공장을 착공하거나 공급망을 확장하는 실질적 궤적을 확인해야 위협의 강도를 측정할 수 있다.

다섯째, 한국 기업의 금융 패키지 경쟁력 유지 여부다. 한국 수출입은행이나 무역보험공사 등의 정책금융 동원력이 유럽 경쟁사 대비 우위를 지속하는지가 수주 성패의 숨은 변수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