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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기차의 성공, 국가 보조금 아닌 지방 정부·민간 자본의 동맹 결과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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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기차의 성공, 국가 보조금 아닌 지방 정부·민간 자본의 동맹 결과물”

베이징대·호주국립대 연구진, ‘중앙정부 독점 견제론’ 제기
초기 산업 정책은 국유기업에만 특혜… 지리·비야디·니오 등 민간사, 철저한 규제 차별 겪어
자금 묶이자 지방 공무원 구원투수로 나서… 지리의 볼보 인수, 니오 수혈 등 지역 자본 매칭 주효
중국 선전에 본사를 둔 BYD 전기차 회사의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선전에 본사를 둔 BYD 전기차 회사의 로고. 사진=로이터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자동차를 향해 강력한 고율 관세 장벽을 장착하며 브뤼셀에서 팽팽한 무역 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전기차의 폭발적인 글로벌 영토 확장 동력이 중앙정부의 대대적인 보조금이나 산업 정책 덕분이라는 서방의 기존 정설을 정면으로 뒤집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오히려 초기 중국의 중앙 정책은 민간 기업을 철저히 규제하고 국유기업에만 예산을 밀어주었으며, 오늘날의 글로벌 지배력을 만든 일등 공신은 중앙의 감시 펜스를 우회해 민간 자본과 손을 잡은 ‘중국 지방 정부들의 실리주의 동맹’이었다는 정밀 분석이다.

지난달 30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대학교와 호주국립대학교(ANU) 공동 연구진은 중국 신에너지 차량(NEV) 산업의 고속 성장 메커니즘을 추적한 최신 학술 논문을 발표했다.

해당 논문은 중국과 유럽의 무역 수장들이 관세 마찰 완화를 가늠하기 위해 벨기에 브뤼셀에서 긴급 회동한 직후 발간되어 글로벌 통상 금융가에 상당한 파장을 낳고 있다.

“국가는 국유기업만 예뻐했다”... 지리·BYD가 겪은 가혹한 규제 장벽


논문의 공동 저자인 루펑밍 호주국립대 정치사회변화학과 조교수와 마샤오 베이징대 정치학 부교수는 유럽연합이 주장하는 ‘중국 정부 주도 맹공론’의 착시를 정조준했다.

연구진은 “중국의 민간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공룡과 중국 국영 자동차사들을 제치고 세계 최정상에 올라선 배경에는 중앙의 정책 수혜가 아니라, 오히려 국유기업에만 유리하게 설계된 차별적 정책 환경을 돌파해 낸 민간의 유연성과 지역 거버넌스의 합작이 있었다”고 단언했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2000년대 중반부터 국가 중심의 경제 모델로 가쁘게 선회했다. 10차 및 11차 5개년 계획 기간 과학기술부가 집행한 전기차 연구개발(R&D) 씨앗 보조금과 국가 신용 대출은 거의 100% 국유기업들에만 독점 배정됐다.

지리(Geely), 비야디(BYD), 샤오펑(Xpeng) 등 민간 기업들은 가혹한 시장 불확실성 속에서 정부의 자금 지원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한 채 철저한 소외 국면을 버텨내야 했다.

자금 막힌 민간 테크사에 구원투수로 등판한 ‘지방 공무원들’

민간 기업들이 부도 위기를 넘기고 대형 혁신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지역 경제 활성화와 경제 다각화에 사활을 걸었던 현지 지방 정부의 변칙 지원 덕분이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포식자로 성장한 지리자동차의 저장성 지원 사례이다. 지리는 1999년 중앙정부의 공식 생산 허가증도 없이 세단 제조를 시작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중국 당국 기준으로는 불법에 가까웠으나, 저장성 정부는 지역의 고용 한파를 녹이고 산업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중국의 공식 승인이 떨어질 때까지 행정 방어벽을 쳐주며 묵인하고 생산을 전폭 지원했다.

지리가 2010년 스웨덴 볼보(Volvo)를 10억 달러 이상에 전격 인수하며 글로벌 영토 확장에 나섰을 때도 중앙의 국책은행들은 자금 수송 대출을 전면 거부했다.

이때 지리를 구한 것은 중국건설은행 저장 지점과 청두, 장자커우, 다칭, 상하이 자딩구 등 지리 공장을 유치했던 지방 정부 연합군이었다. 이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체 자금을 긴급 매칭해 주면서 기념비적인 볼보 인수가 성사될 수 있었다.

이 같은 구조적 구제 금융 전술은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0년 벼랑 끝에 몰렸던 신생 전기차 브랜드 니오(NIO)는 안후이성 헤페이 시정부로부터 대규모 지분투자를 받아 기생회생했다.

광둥성 정부 역시 국유기업들의 친환경 전환 둔화에 대응해 샤오펑에 20억 위안(약 4,553억 원)의 자금을 수혈했으며, 닝보 정부는 지리의 프리미엄 브랜드 지크르(Zeekr)에 100억 위안의 통 큰 투자를 단행해 혁신의 화력을 지폈다.

“EU, 중국산 공포에 떨기보다 폭스바겐 우대하는 자국 시스템 성찰해야”


루펑밍 교수는 이러한 중국 내부의 역동적인 지방 거버넌스가 미국의 실리콘밸리나 주정부의 기술 혁신 인프라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유럽연합 영토 내에는 이 같은 기민한 지역 자본 결합 시스템이 부재하다는 점을 꼬집었다.

루 교수는 인터뷰에서 “EU의 이번 중국 전기차 제재 조치는 본질적으로 자국 제조업의 붕괴를 두려워하는 통상 Panic(공황)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유럽은 중국의 산업 정책만 맹목적으로 비난할 것이 아니라, 독일 등 자신들도 폭스바겐 같은 부실 대기업에 온갖 우대 조치와 보조금을 퍼주면서 정작 왜 새로운 혁신 스타트업을 키워내지 못했는지 뼈아프게 성찰해야 한다”고 매서운 비판을 가했다.

현재 브뤼셀 현지에서는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 장관과 EU 통상 수뇌부 간의 숨 막히는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유럽 관리들은 무역 적자 해소와 경제적 균형을 요구하며 규제의 고삐를 죄고 있는 반면, 중국 당국은 불공정 무역 장벽에 단호히 반대하며 강력한 보복 조치를 예고하고 있다.

보호무역주의 통상 전쟁의 포화 속에서 중앙의 규제 족쇄를 뚫어낸 민간 기업과 지방 자본의 연대력으로 세계 친환경 경제를 장악하려는 중국 전기차 산업의 진짜 흥망성쇠 배경에 전 세계 월스트리트 자본가들과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