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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제약사 머크, 임상 단계 HIV 예방제 129개국 제네릭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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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제약사 머크, 임상 단계 HIV 예방제 129개국 제네릭 허용

7개 업체와 로열티 없는 라이선스 계약
허가 후 제네릭 진입 관행에서 벗어나 임상 단계부터 공급망 구축 의도
미국 제약사 머크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제약사 머크 로고 사진=로이터
미국 제약사 머크가 임상 3상 단계인 월 1회 복용 HIV 예방제 후보물질 알리마트라비르의 제네릭 생산·공급을 위한 라이선스를 로열티 없이 7개 제약사에 제공했다.

​24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라이선스 대상 국가는 129개 저소득·중저소득국이다. 머크는 이들 국가가 전 세계 HIV 신규 감염의 상당수가 발생하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신약은 허가 후 특허권을 바탕으로 독점 판매 기간을 거치고, 제네릭 업체의 시장 진입은 그 이후에 이뤄진다. 머크는 이번에 임상 단계에서부터 제네릭 공급망을 미리 구축하는 방식을 택했다.

임상 결과 나오기 전에 생산망부터 짠다


알리마트라비르는 복용 1시간 안에 효과가 시작돼 한 달간 HIV-1 감염을 예방하도록 설계됐다.

머크는 게이츠재단과 함께 케냐·남아공·우간다에서 청소년 여성을 대상으로 한 'EXPrESSIVE-10' 임상과, 16개국에서 진행 중인 'EXPrESSIVE-11' 임상을 통해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폴 셰이퍼 머크 글로벌 제약정책 책임자는 "임상 결과는 내년 하반기에나 나올 가능성이 크지만, 그동안 제네릭 라이선스 업체들이 생산 규모를 늘릴 시간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신약 허가 절차와 제네릭 생산 준비를 동시에 진행하는 구조인 셈이다.

아프리카 제조사, 초기 라이선스에 처음 이름 올려


이번 계약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아스펜파마케어, 우간다 퀄리티케미컬인더스트리, 케냐 UCL 등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제조사 3곳과 인도의 오로빈도·시플라·엠큐어·비아트리스 4곳이 참여했다.
그레그 사보 머크 글로벌 백신·감염병사업 책임자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제조사가 라이선스 초기 단계부터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진 카세야 아프리카질병통제예방센터(Africa CDC) 국장은 "아프리카 제조사를 조기에 참여시킨 결정을 환영한다"며 "아프리카가 연구부터 생산까지 보건 혁신 가치사슬 전반에서 역할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길리어드 선례 잇는 로열티 면제 방식


로이터에 따르면 미 바이오 업체 길리어드사이언스는 2024년 자사 HIV 예방제 레나카파비르의 저가 복제약을 만들도록 6개 제네릭 업체에 120개 저소득·중저소득국 대상 로열티 면제 라이선스를 제공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정부와 제약사에 자발적 라이선스와 제네릭 경쟁 확대를 통해 저렴한 HIV 치료·예방제 접근성을 높이라고 촉구해왔다.

마크 서즈먼 게이츠재단 최고경영자는 "머크의 조기 접근 전략은 HIV 확산 피해가 큰 지역사회를 보호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엔에이즈계획(UNAIDS)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 세계 HIV 감염인은 4090만 명이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 있다.

라이선스 개방 시점이 핵심


이번 계약의 핵심은 129개국이라는 규모보다 '언제 라이선스를 여느냐'는 시점에 있다. 통상 제네릭 업체는 신약 허가 이후 특허 만료나 별도 계약을 거쳐 시장에 진입한다.

머크는 이번에 임상 3상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라이선스를 제공해, 제조사들이 생산설비와 공급망을 미리 준비하도록 했다.

이는 허가 시점에 맞춰 곧바로 제네릭을 공급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실제 대량생산이나 판매는 여전히 규제당국의 승인 이후에나 가능하다.


심완섭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iberwld@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