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토카막 'EXL-50U'서 고에너지 중성빔·고주파 공명 활용해 초당 1억 회 연쇄 반응 달성
희귀 방사성 연료 '삼중수소' 탈피… 고에너지 중성자 미발출로 차폐벽 부담 없고 직접 발전 가능
글로벌 전문가단 만장일치 공인 속 3세대 '허룽-2' 착공… 2030년대 상업용 발전소 로드맵 박차
희귀 방사성 연료 '삼중수소' 탈피… 고에너지 중성자 미발출로 차폐벽 부담 없고 직접 발전 가능
글로벌 전문가단 만장일치 공인 속 3세대 '허룽-2' 착공… 2030년대 상업용 발전소 로드맵 박차
이미지 확대보기프랑스의 국제열핵융합실험로(ITER)나 각국 국책 연구기관들이 채택해 온 전통적인 '중수소-삼중수소(D-T)' 반응은 비교적 점화가 용이하지만, 극도로 희귀하고 비싼 방사성 원소인 삼중수소 조달 문제와 고에너지 중성자에 의한 원자로 벽의 방사화(방사성 폐기물화)가 상용화의 최대 걸림돌로 지적되어 왔다.
반면 중국 ENN 그룹(신아오에너지)은 연료가 무한하고 헬륨(알파 입자)만을 배출하는 무중성자(Aneutronic) 수소-붕소 노선을 택해 독자 기술로 연쇄 반응을 촉발시킴으로써, 미국과 유럽의 민간 핵융합 스타트업들이 주도해 온 차세대 핵융합 상용화 레이스에서 중대한 기술적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9월 29일(현지시각) 홍콩 영자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 허베이(河北)성 랑팡(廊坊)에 본사를 둔 ENN 그룹은 자체 개발한 소형 구형 토카막(Spherical Torus) 장치인 'EXL-50U(쉬안룽-50U)'를 통해 제어된 수소-붕소 핵융합 반응을 구현하는 데 성공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삼중수소 한계 깬 무중성자 반응… "직접 발전 가능하고 연료 무한"
현재 세계 주류 핵융합 연구의 표준인 D-T 방식은 기술적 성숙도가 가장 높지만, 자연계에 거의 존재하지 않아 인공 증식해야 하는 삼중수소의 천문학적인 단가와 반감기(12.3년)에 따른 방사능 누출 위험을 안고 있다.
여기에 반응 도중 쏟아져 나오는 14.1MeV급 고에너지 중성자가 원자로 내벽 재료를 파괴하고 방사화시키기 때문에 두꺼운 콘크리트 및 특수 차폐벽 구축이 필수적이다.
반면 ENN 그룹이 성공시킨 수소-붕소(수소 양성자 + 붕소-11 핵) 핵융합은 방사성을 띠는 중성자 방출 없이 무해한 헬륨 원자핵(알파 입자) 3개와 에너지만을 생성하는 완벽한 청정 반응이다.
수소는 물론 붕소 역시 매장량이 풍부해 원료 수급 비용이 극히 저렴하며, 방출되는 전하를 띤 알파 입자를 전자기장으로 직접 포집해 증기 터빈 없이 전기를 다이렉트로 생산(직접 발전)할 수 있어 발전 효율이 비약적으로 향상된다.
다만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 요구되는 플라즈마 온도가 섭씨 3억~10억 도 이상으로 D-T 반응(약 1억~1억 5,000만 도)보다 훨씬 높아, 미국의 TAE 테크놀로지스(TAE Technologies)나 독일의 마블 퓨전(Marvel Fusion) 등 소수의 글로벌 딥테크 기업들만이 도전에 나섰던 초고난도 기술 영역이다.
전체 가열 대신 '공명 피크' 정밀 타격… 초당 1억 회 반응 연쇄 유도
ENN 연구팀은 반응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플라즈마 챔버 전체를 무차별 가열하는 기존의 비효율적 방식을 과감히 탈피했다.
대신 고에너지 중성빔 주입(NBI)과 고주파 무선 전파(RF)의 정밀 제어 시너지 기술을 결합해, 수소와 붕소가 반응하기 가장 유리한 특정 에너지 대역인 '제1 공명 피크(First Resonance Peak)'를 표적으로 집중 자극했다.
이 공명 제어를 통해 토카막 내부에서 촉매 역할을 하는 고속 양성자가 대량으로 순간 생성되면서 자가 연쇄 반응을 촉발했고, 결과적으로 시스템 전체의 핵융합 반응 빈도를 초당 1억 회 이상 폭증시키는 데 성공했다.
실험 직후 소집된 특별 학술 심의에서 국제 연구기관 및 유수 대학의 핵물리·플라즈마 석학 10여 명으로 구성된 검증단은 "핵융합 반응의 최종 산물인 알파 입자가 신뢰성 있고 반복 가능하게 정밀 측정되었다"며 이번 실험 결과의 과학적 진실성을 만장일치로 공식 추인했다.
평가단은 이번 성과에 대해 "자기장 가둠 방식의 수소-붕소 핵융합 상용화 연구에 있어 전 세계적으로 매우 가치 있고 중대한 기여"라고 평가했다.
차세대 '허룽-2' 착공… 2030년대 상용 발전소 조기 진입 승부수
ENN 그룹의 이번 쾌거는 국단위 프로젝트를 넘어선 민간 주도 상업화 전략의 결실이다.
ENN 그룹은 2018년 구형 토카막 개발을 시작한 이래 3단계 상용화 로드맵을 가동하고 있다.
1단계 (2024~2026년)는 EXL-50U 장치에서 수소-붕소 핵융합 반응의 물리적 검증(완료)이고, 2단계 (2027~2030년)는 3세대 대형 플랫폼을 완공해 2030년 수소-붕소 최초 전력 생산을 달성하는 것이며, 3단계 (2035년 이전)는 저비용 발전 실증로(Demo) 건설 및 상업용 스마트 원전 가동이다.
실제로 ENN 그룹은 9월 중순 랑팡 연구개발 센터에서 총 120에이커(약 48만㎡) 규모의 3세대 차세대 구형 토카막 플랫폼 '허룽-2(Helong-2·和龙-2)'의 공식 착공식을 열고 2027년 준공을 향한 대규모 인프라 공사에 들어갔다.
핵융합 프로젝트를 총괄한 양위안밍 수석 엔지니어는 "이번 실험은 수소-붕소 상용화가 이론을 넘어 실제 공학적 제어가 가능함을 증명한 분수령"이라며 "플라즈마 중심부 이온 온도를 1억 도 이상으로 신속히 끌어올려 상용 전력 생산을 조기에 실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중국 정부가 거대 국책 연구인 허페이 이스트(EAST)와 차세대 융합로 CFETR을 통해 D-T 기반의 국가 전력망을 구축하는 동안, 민간 자본인 ENN 그룹이 방사능 제로의 수소-붕소 틈새를 뚫고 상업화 선점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무한 청정 핵융합' 패권을 둘러싼 미·중 및 국영·민간 간의 기술 패러다임 경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