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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증시로 글로벌 자금 복귀…2분기 이익 22%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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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증시로 글로벌 자금 복귀…2분기 이익 22% 급증

블랙록 유럽주식에 7월 6조2000억원 유입
은행주 21% 상승…이란 전쟁 유가 충격 완화
지난 2025년 12월 30일(현지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에 독일 대표 주가지수 DAX의 주가 그래프가 표시돼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5년 12월 30일(현지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에 독일 대표 주가지수 DAX의 주가 그래프가 표시돼 있다. 사진=로이터
이란 전쟁과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외면받았던 유럽 증시에 글로벌 투자자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유럽 기업들의 2분기 이익이 2022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한 데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유럽 경제에 대한 우려도 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강력한 기업 실적과 유가 하락에 힘입어 유럽 주식이 변동성이 큰 글로벌 기술주를 대체할 투자처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유럽 대표 주가지수인 스톡스600 편입 기업들의 올해 2분기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당시의 충격에서 세계 금융시장이 회복하던 2022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마리나 자볼록 모건스탠리 유럽 주식 전략가는 이번 실적 발표 기간을 유럽 증시에 두드러진 실적 시즌으로 평가하면서 거의 모든 업종에서 긍정적인 실적이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적 개선은 주가에 곧바로 반영됐다. 범유럽 스톡스600 지수는 지난주 잇따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독일 DAX, 영국 FTSE100, 프랑스 CAC40, 스페인 IBEX 지수도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 반도체 변동성 피해 유럽으로…은행주 두각


FT는 투자자들의 자금 흐름도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유럽 주식 상장지수펀드(ETF)가 7월 순유입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란 전쟁이 시작된 지난 2월 말 이후 월간 기준으로 자금이 순유입된 것은 처음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유럽 주식상품에도 지난달 44억달러(약 6조2000억원)가 들어왔다. 블랙록은 이를 변동성이 커진 반도체주에서 벗어나려는 투자 움직임의 사례로 평가했다.

7월 글로벌 반도체주가 급격한 매도세를 겪으면서 인공지능(AI)과 기술주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유럽이 분산투자처로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은행주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한 데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은행들의 트레이딩 수익이 증가했다.

BNP파리바의 분기 순이익은 약 3분의 1 증가했고 UBS는 17% 늘어나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두 은행 모두 트레이딩 부문이 실적 증가를 이끌었다.

스톡스600 은행업종 지수는 올해 들어 21% 이상 상승했다. 같은 기간 스톡스600 전체 지수 상승률 11.5%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기술·에너지 기업들도 유럽 기업의 이익 증가를 뒷받침했다. 반도체 장비업체 ASML, 독일 반도체업체 인피니언은 올해 남은 기간의 매출 전망을 상향했다. 에너지 기업들도 2분기 높은 석유·가스 가격의 혜택을 받았다.

◇ 유가 90달러 아래로…유럽 최악 시나리오 피했다


올해 2분기까지만 해도 유럽 증시는 월가에 비해 부진했다.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폐쇄로 석유·가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유럽이 미국보다 더 큰 경제적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을 모색한다는 신호가 나타나면서 유가는 최근 배럴당 90달러(약 12만7000원) 아래로 내려왔다. 에너지 비용 부담이 줄면서 유럽 경제 전망도 개선되고 있다.

베아타 만테이 씨티 유럽 주식전략 책임자는 “이란 전쟁을 둘러싼 긴장이 완화되면서 유럽이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최악의 경제 시나리오를 피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것이 유럽 주식으로의 자금 이동을 촉진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국제 투자자들이 유럽을 다시 선호하기 시작한 배경 가운데 하나로 유럽 증시가 상대적으로 AI주 비중이 낮다는 점도 꼽았다.

유로존 경제가 고유가에도 예상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인 점도 투자심리를 뒷받침했다.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은 2분기에 전 분기 대비 0.4% 성장해 시장의 예상을 웃돌았다.

다만 기업 이익 증가세 자체는 여전히 미국이 훨씬 강하다. 팩트셋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의 2분기 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5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주가 상승률 역시 최근 유럽 증시의 강세에도 S&P500이 스톡스600을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유럽 주식으로 유입되는 자금도 올해 초 기록한 최고 수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 국제 투자자들의 유럽 증시 복귀가 전면적인 자산 이동보다는 은행 등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유럽 기업의 이익 증가가 장기간 정체됐던 과거와 달리 올해 두 자릿수 증가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

휴 김버 JP모건자산운용 글로벌시장 전략가는 “유럽 기업들이 올해 10%대 중반의 이익 증가율을 실제로 달성한다면 기업의 성장 능력에 의문을 품어온 시장에 매우 강력한 결과가 될 것”이라며 “이것이 유럽으로의 투자 이동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