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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프랑 16개월만 최저… '금리 0%' 캐리자금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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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프랑 16개월만 최저… '금리 0%' 캐리자금 정조준

달러당 0.8320프랑대로 상승...스위스 중앙은행 개입 경고 문구 삭제
물가상승률 0.8% 저공비행...엔 캐리 위축 속 새 조달 통화 급부상
골드만삭스 엔화 1년 전망치 상향...한국 외환시장 수급 영향 촉각
지난 2016년 4월 12일(현지시각) 스위스 베른 시내의 노점에 스위스 중앙은행이 새롭게 발행한 50프랑(약 7만7500원) 지폐가 놓여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16년 4월 12일(현지시각) 스위스 베른 시내의 노점에 스위스 중앙은행이 새롭게 발행한 50프랑(약 7만7500원) 지폐가 놓여 있다. 사진=로이터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스위스 프랑화 환율이 달러당 0.8320프랑대까지 치솟으며 프랑화 가치가 2025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닛케이신문은 29일 스위스국립은행(SNB)이 기준금리를 0%로 묶고 통화 강세 방어 개입 문구를 삭제하면서 프랑화 매도세를 촉발했다고 보도했다. 엔 캐리 청산 불안 속에서 부상한 스위스 프랑 조달 거래는 아시아 신흥국 통화와 원/달러 재정환율의 단기 변동성을 강하게 자극한다.

외환개입 완화와 환율 반등


스위스 프랑화가 국제 외환시장에서 거센 매도 압력에 직면하며 1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가치로 굴러떨어졌다.

스위스국립은행은 지난 24일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0%로 동결하며 완화 기조를 이어갔다.

특히 정책 성명에서 과거 강조했던 안전자산 쏠림에 따른 프랑화 급등 대응 문구를 삭제하며 시장의 경계감을 일거에 허물었다.

외환시장 개입을 두고 '필요할 때 관여할 수 있다'는 수위 낮은 표현으로 대체하자 투자자들은 당국의 통화 방어 의지가 꺾였다고 판단했다.

유럽계 헤지펀드 운용역은 "중동 불안으로 몰렸던 피난처 수요가 잦아들고 달러와 엔화 가치 하락에 대비하던 포지션이 축소되면서 스위스 중앙은행도 강세 방어에 신경을 곤두세울 이유가 사라졌다"라고 설명했다.

스위스계 프라이빗뱅크 제이사프라사라신 역시 과거 금리 인상 직전에 나타났던 시장 개입 징후가 전무하다고 평가했다.

저물가 기조와 캐리자금 이동


마르틴 슐레겔 스위스국립은행 총재는 공식 석상에서 물가 안정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표명하며 장기 저금리 환경을 예고했다.

슐레겔 총재는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0.8%에 머물러 국제 기준에서 극히 낮다고 강조했다.

에너지 가격 하락을 반영해 중기 관점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완만한 흐름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수입 물가가 스위스 내부 경제에 미치는 2차 파급 효과도 발견되지 않아 완화 기조를 유지하는 판단이 옳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글로벌 투기 자본 사이에서는 프랑화를 차입해 고금리 자산에 베팅하는 '스위스 캐리 거래'가 급부상하고 있다.

그간 캐리 자금의 핵심 통로였던 일본 엔화는 미일 당국의 단호한 환율 방어와 추가 긴축 기류로 운용 난도가 높아졌다.

골드만삭스는 지난주 1년 뒤 엔화 환율 전망치를 달러당 165엔에서 150엔으로 하향 조정하며 엔화 강세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반면 스위스는 0%대 절대 금리와 중앙은행의 개입 위험 부재가 맞물리면서 자금 조달 통화로서 매력도가 수직 상승했다.

지난 8월 글로벌 증시 조정 국면에서 타격을 입었던 스위스 캐리 포지션이 비어 있는 만큼, 투기 세력의 포지션 재구축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시장 전문가들은 2026년 하반기 외환시장에서 스위스 캐리 거래가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글로벌 통화전쟁과 외환시장


엔화에서 스위스 프랑화로 조달 통화 축이 이동하는 글로벌 머니무브는 한국 외환과 채권시장 수급에도 직접 영향을 미친다.

달러 유동성이 풍부해지는 국면에서는 외국인 자금의 원화 자산 유입에 우호 여건이 조성될 수 있으나, 통화 가치 변동성이 확대되면 환율 변동 폭이 커지는 리스크가 도사린다.

한국은행과 시장 참여자들은 스위스 프랑 캐리 자금의 글로벌 유출입 경로를 모니터링하며 외환 변동성 방어에 부심하고 있다.

올가을에는 글로벌 원자재 가격 추이와 스위스 중앙은행의 정책 유지 여부에 따라 스위스 캐리 거래의 안착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나아가 유럽 물가가 안정세를 이어가면 프랑화 약세 연장 시나리오가 힘을 얻을 수 있다. 다만 국제 유가가 반등해 스위스 물가를 자극하거나 당국이 금리 인상 채비에 나설 경우 이 환율 안정 시나리오는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국제금융 전문가들은 스위스 프랑의 조달 통화 재부상이 단기 수익을 노리는 레버리지 자금의 이동을 자극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 관계자는 "글로벌 금리 격차가 유지되는 한 스위스 캐리 거래가 외환시장을 주도할 공산이 크다"라며 "각국 통화 당국의 정책 경로 변화를 면밀히 살펴 환변동성 위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