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20주년 샹산 포럼서 대미 강경 발언 누그러뜨려… 'G2 실질적 양강' 자신감 속 관리 모드
글로벌 사우스 우호 확보 주력 속 "신흥국 줄 세우기 우려"… 대만 '레드라인' 이견은 여전
日 정부 인사 배제 등 對日 강경 압박 대조… 핵·미사일 전력 증강 속 '시간벌기형 대화' 지속
글로벌 사우스 우호 확보 주력 속 "신흥국 줄 세우기 우려"… 대만 '레드라인' 이견은 여전
日 정부 인사 배제 등 對日 강경 압박 대조… 핵·미사일 전력 증강 속 '시간벌기형 대화' 지속
이미지 확대보기중국 군사과학원 주관으로 출범 20주년을 맞아 9월 중순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급 군사 안보 대화체인 '베이징 샹산 포럼(Beijing Xiangshan Forum)'에서 중국 지도부는 과거의 노골적인 반미 선동을 자제하고 글로벌 안보 질서의 안정적 관리자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 공을 들였다.
자신들을 공식적으로 'G2(주요 2개국)'라고 부르지는 않지만, 미국과 대등한 양대 초강대국 역학 구도가 실질적으로 굳어졌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핵탄두와 미사일 등 전략 군사력을 대폭 증강하는 동시에 외교 무대에서는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는 '외유내강형' 패권 경쟁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9월 30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태국·벨라루스 국방장관과 김강일 북한 국방성 부상을 비롯해 전 세계 약 100개 국가·지역 공식 대표단이 집결한 이번 샹산 포럼 현장에서 중국은 자국 중심의 새로운 글로벌 안보 프레임을 전면에 내세웠다.
'주권 평등·불간섭' 앞세운 다자주의… 서방 질서와 차별화 시도
기조연설에 나선 둥쥔(Dong Jun) 중국 국방부장은 대화와 협력, 공동 발전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세계 평화를 이뤄야 한다는 이른바 '새로운 안보 전망(New Security Outlook)'에 기반한 국제적 합의를 역설했다.
이는 개별 국가의 주권 평등과 내정 불간섭 원칙을 엄격히 고수하고, 서방 주도의 국제기구에서 소외되어 온 신흥 시장과 개발도상국(글로벌 사우스)의 발언권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명분을 담고 있다.
지난해 포럼 당시 미국을 겨냥한 군사적 개입 차단과 배타적 영향권 수호에 집중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둥 장관의 연설 기조는 눈에 띄게 완화됐다. 미국과의 적대적 대립을 인위적으로 격화시키기보다는, 미·중 간의 통제 가능한 경쟁 체제를 유지하면서 다극화를 장기적인 흐름으로 끌고 가겠다는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중국이 제시한 이러한 이상주의적 안보관은 구체적인 분쟁 해결 규칙이나 위기 관리 프로토콜로 입증되지 못해 현장 참가국들의 전폭적인 동의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특히 포럼에 참석한 다수의 글로벌 사우스 대표단은 미·중 패권 경쟁의 틈바구니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으며, 다극화가 자칫 강대국 간의 배타적 세력권 분할로 변질되어 제3세계 국가들에게 강제적인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불안정한 블록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대만 '레드라인 중의 레드라인'… 美와 봉합 불가한 구조적 간극
양국은 고위급 접촉을 통해 '전략적 안정의 건설적 관계'를 모색하고 있으나 본질적인 우선순위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포럼에 참석한 추이톈카이(Cui Tiankai) 전 주미 중국대사는 대만의 지위를 두고 절대 양보할 수 없는 '레드라인 중의 레드라인'이라고 재차 못 박았다.
미국 측 참가자들 역시 중국의 입장을 경청하는 것과 이에 동의하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라며 양국 간의 인식 격차가 여전히 깊고 타협하기 어렵다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역시 최근 방미 일정 중 워싱턴에 대만 독립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힐 것을 요구하면서도,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과 중국이 일본의 군국주의 침략에 맞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웠던 연합국 역사를 이례적으로 부각했다.
이는 중국이 바라보는 국제 질서의 뿌리가 미국, 러시아, 중국이 2차대전의 승전국으로서 질서를 구축했다는 세계관에 닿아 있으며, 이를 지렛대 삼아 전후 체제 내에서 중국의 정당한 지분을 미국으로부터 인정받으려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對日 외교는 철저한 '역사 연계 압박'… 힘 기르기 위한 '시간벌기형 대화'
반면 미국을 상대로 한 유화적 태도와 대조적으로 일본을 향한 중국의 외교적 공세는 한층 서슬 퍼런 모습을 보였다.
둥쥔 부장과 한정 국가부주석은 포럼 공식 석상에서 군국주의 부활 저지와 역사 왜곡에 대한 엄중한 경계를 공개적으로 천명하며 전후 질서 수호를 강력히 촉구했다.
실제로 이번 포럼에 정식 초청된 일본 측 인사는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를 포함해 단 4명에 불과했으며, 과거 단골 참석자였던 일본 방위성 산하 방위연구소 연구원과 주중 일본대사관의 현직 방위무관은 공식 초청 대상에서 전면 배제됐다. 일본 정부 관계자와의 공식 군사 접촉을 차단함으로써 대일 외교적 압박 수위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적 고립 작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베이징이 보여주는 군사 외교의 본질이 '힘을 기르기 위한 시간벌기'라고 분석한다. 중국은 내부적으로 극초음속 미사일과 전략 핵탄두 보유고를 기록적인 속도로 늘리며 실질적인 군사적 억지력을 완성해 가는 동시에, 대외적으로는 미국과의 충돌을 회피하는 대화와 다자주의를 전면에 내세워 제재 위험을 관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중국에 있어 미국과의 당분간의 안정적 공존은 진정한 화해가 아니라, 완전한 세력 전이를 완성하기까지 거쳐야 할 장기 패권 레이스의 치밀한 과도기적 단계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