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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수출 금지에 멈춘 태국 잠수함, 중국산 심장 달고 5년 만에 닻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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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수출 금지에 멈춘 태국 잠수함, 중국산 심장 달고 5년 만에 닻 올린다

- 2026년 9월 베이징 군사 원조 협약 체결…2028년 말 1척 인도 목표로 사업 정상화
- 4억 1700만 달러 원계약 표류 끝에 중국이 2470만 달러 비현금 지원 패키지 제공
- 단일 함정 운용 한계와 미검증 엔진 리스크 속 동남아 잠수함 시장 수주 셈법 복잡
태국 해군이 2026년 9월 중국과 군사 지원 협정을 체결하고 4억 1700만 달러 규모의 S26T 잠수함 1척 건조 일정을 2028년 말 인도 목표로 다시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태국 해군이 2026년 9월 중국과 군사 지원 협정을 체결하고 4억 1700만 달러 규모의 S26T 잠수함 1척 건조 일정을 2028년 말 인도 목표로 다시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태국 해군이 2026년 9월 중국과 군사 지원 협정을 체결하고 4억 1700만 달러(약 5625억 원) 규모의 S26T 잠수함 1척 건조 일정을 2028년 말 인도 목표로 다시 가동하기 시작했다.

안보 전문 매체 디펜스 시큐리티 아시아는 2026년 10월 4일(현지시각) 나레스 웡트라쿨 태국 해군 부사령관 겸 잠수함 획득 사업 이사회 의장이 베이징 제13회 샹산포럼에서 중국 국제군사협력사무소와 비현금 군사 지원 합의서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독일 정부의 디젤 엔진 수출 통제로 5년간 중단됐던 건조 사업이 중국산 대체 엔진 수용으로 돌파구를 찾으면서, 동남아시아 해양 방산 시장에서 독일제 추진계를 채택해 온 한국 조선업계의 수주 전략에도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독일 무기 금수 조치가 부른 5년의 건조 공백

이 잠수함 도입 사업은 2017년 5월 5일 태국 정부와 중국선박중공업국제영업공사 사이의 정부 간 계약으로 첫발을 뗐다. 중국 우한 우창조선소는 2018년 9월 강재 절단을 시작하고 2019년 9월 5일 용골을 거치하며 건조에 착수했다.

그러나 태국 해군이 요구 조건으로 내건 독일 엠티유(MTU) 396 디젤 엔진 공급이 유럽연합의 대중 무기 금수 규정에 묶였다. 독일 정부가 수출 허가를 불허하면서 2021년경 공정률 약 64% 단계이자 18개 분할 납부금 가운데 10개를 납부한 상태에서 공사는 전면 중단됐다.

태국 정부는 계약을 파기할 경우 투입 사업비의 80%에 이르는 막대한 재정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난관에 부딪혔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2025년 5월 태국 국방장관과의 회담에서 수출 불허 방침을 재확인했다.

외교적 해법이 닫히자, 태국 내각은 2025년 8월 5일 중국산 CHD620 디젤 엔진으로의 기종 교체와 1217일 공기 연장을 최종 승인했다. 양국은 2025년 9월 16일 수정 합의서에 서명하며 표류하던 사업을 본궤도에 올렸다.

중국의 비현금 보상 지원과 추진체계 검증 과제


이번 협정은 상업 건조 계약과 분리된 정부 간 군사 원조 형식으로 맺어졌다. 중국은 납기 지연에 따른 보상 명목으로 약 2470만 달러(약 333억 원) 규모의 비현금 원조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주요 지원 내용은 예비 부품 조달, 지상 훈련용 시뮬레이터 제공, 승조원 교육 훈련이다. 추진 계통 무상 보증과 정비 지원 기간도 종전 2년에서 8년으로 연장됐다. 다만 협정 부속서가 공개되지 않아 무장 지원 품목의 법적 구속력과 세부 수량은 공식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S26T 잠수함은 CHD620 디젤 엔진으로 발전기를 가동하고 주 전동기를 구동하는 디젤-전기 추진 방식을 쓴다. 태국 해군은 자국 엔지니어들이 6000시간을 넘는 지상 벤치 시험을 참관하고 제조사 데이터를 검토했다고 밝혔다.

조선소 발표 자료에 따르면 75킬로와트급 공기불요추진체계 세 기를 조합해 최대 20일간 연속 잠항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해상 실전 환경에서 진동 억제와 소음 감소 성능을 입증하는 선박 인수 시험을 통과하기 전까지는 추진 성능을 객관적으로 입증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공존한다.

동남아 해양 안보 지형과 한국 특수선의 기술 셈법


태국 해군이 도입하는 단일 함정 전력은 운용 측면에서 물리적 제약을 지닌다. 1950년대 초반 이후 잠수함을 운용하지 않은 태국 해군은 단 한 척의 자산으로 시암만과 안다만해라는 두 개 해역에서 상시 경계 태세를 유지하기 어렵다.

통상 함정 운용에 필요한 정비와 승조원 훈련이 겹치면 실제 작전 공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최초 3척 도입 계획 가운데 추가 옵션 구매는 이번 협정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러한 중국산 잠수함의 공기 지연과 엔진 교체 이력은 동남아 함정 수주전에 나서는 한국 방산업계에 기회와 과제를 동시에 던져준다. 필리핀과 동남아 주요국 잠수함 도입 사업을 타진 중인 한국 조선사들은 서방 표준 인증을 통과한 독일제 엔진과 신뢰성 높은 장비 납기 능력을 차별화 요소로 강조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반면 중국이 인도 지연을 만회하기 위해 수백억 원대 군사 원조와 장기 무상 정비를 묶어 제공하는 패키지 지원 전술은 동남아 시장 내 가격 및 조건 경쟁을 한층 복잡하게 만드는 변수로 꼽힌다.

공식 인도 목표 시점인 2028년 말까지의 일정 준수와 실제 해상 시험을 통한 중국산 엔진의 소음·내구성 검증 결과가 향후 동남아 잠수함 조달 시장의 향방을 가르는 분수령이 된다. 태국 해군이 실제 운용 과정에서 기술적 신뢰성을 확보한다면 중국의 동남아 무기 수출 기반이 넓어질 수 있지만, 운용 결함이나 정비 차질이 현실화할 경우 검증된 서방 추진체계를 갖춘 한국산 플랫폼의 공급망 안정성이 반사적 비교 우위를 점하는 구조가 전개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