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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기차의 '무자비한 과잉 생산 공세', 세계 자동차 산업 뒤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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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기차의 '무자비한 과잉 생산 공세', 세계 자동차 산업 뒤흔든다

연간 1,000만 대 밀어내는 中… 내수 50% 가동률 해소 위해 글로벌 시장에 덤핑 폭격
폭스바겐·포르쉐 등 유럽 완성차 직격탄… 구조조정 불가피 속 주가수익비율 3~4배 추락
美 보호무역·대형차로 '방어막' 쳤지만 시간문제… 월가 "현금흐름·자사주 매입 견고한 GM·리어 주목"
중국 수출용 차량들은 2024년 1월 10일 산둥성 옌타이 항구의 터미널에 정박해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수출용 차량들은 2024년 1월 10일 산둥성 옌타이 항구의 터미널에 정박해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은 태어날 때부터 거칠고 폭력적인 환경에서 자라난 스파르타 전사와 같다. 지금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벌어지는 경쟁은 단순한 가격 싸움이 아닌, 목숨을 건 잔혹한 '칼싸움'이다."

세계 최대 신차 시장인 중국이 자국 내수 판매량의 두 배에 달하는 막대한 완성차 생산설비를 가동하면서, 감당하기 어려운 잉여 물량을 전 세계 시장으로 밀어내고 있다.

기술적 완성도와 압도적인 원가 경쟁력을 무기로 무장한 중국산 전기차(EV)와 하이브리드(PHEV)의 무차별적인 공세에 유럽과 일본의 전통 완성차 명가들이 실적 쇼크와 대규모 구조조정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미국 유력 경제 주간지 배런스(Barron's)는 10월 31일(현지시각) 중국의 만성적인 자동차 과잉 생산과 공격적인 덤핑 수출이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들과 자동차 밸류체인 전반의 주가와 수익성을 근본적으로 파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간 1,000만 대 쏟아내는 '중국의 잉여'… 가동률 50%의 재앙


통계는 경악스러운 수준이다.

중국의 연간 완성차 수출량은 지난 2020년 100만 대 수준에서 올해 공식적으로 1,000만 대를 돌파할 예정이다. 이는 전 세계 연간 경량차 시장(8,000만~9,000만 대)의 10%를 훌쩍 넘는 규모다.

문제는 중국 본토에 난립한 약 100개 자동차 제조사들의 평균 공장 가동률이 고작 50% 안팎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제조업 특성상 고정비 부담이 천문학적인 상황에서 공장 가동률 50%는 구조적 재앙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용 유지와 세수 확보에 사활을 건 지방정부의 지원 탓에 공장 폐쇄나 설비 감축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결국,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국내 밀어내기를 멈추고 해외 시장으로 잉여 물량을 헐값에 쏟아붓고 있다.

그 결과 호주 신차 시장의 20%를 이미 중국산 차량이 장악했으며, 멕시코에서 판매되는 신차 10대 중 3대가 중국계 자본 공장에서 생산되는 등 신흥국과 선진 시장을 가리지 않고 영토를 집어삼키고 있다.

'타이칸 반값' 샤오미 SU7에 포르쉐·폭스바겐 휘청… 유럽 車 치명타


더욱 공포스러운 점은 중국차가 더 이상 과거의 '조악한 저가형 모방품'에 머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짐 팔리(Jim Farley) 포드 CEO가 2025년 중국 방문 후 "내가 경험한 것 중 가장 겸손해지는 충격이었으며, 품질과 원가 모두 서양의 수준을 아득히 뛰어넘었다"고 고백했을 정도다.

단적인 사례가 스마트폰 제조사에서 전기차로 변신한 샤오미(Xiaomi)의 돌풍이다.

샤오미가 출시한 고성능 전기 세단 'SU7 Max'는 포르쉐 타이칸과 흡사한 외관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까지 단 2.5초 만에 도달하며, 주행거리와 커넥티비티 사양에서 독일 프리미엄 세단을 압도한다.

그럼에도 판매 가격은 타이칸(10만~24만 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4만 5,000달러(약 6,200만 원)에 불과하다.

샤오미 쇼크의 여파로 포르쉐의 2026년 상반기 중국 내 판매량은 3분의 1 토막 났으며, 모회사인 폭스바겐 그룹은 70억 달러의 손실을 입고 대대적인 공장 폐쇄 및 인력 감원에 직면했다.

유럽 시장 내 중국 브랜드 점유율은 2020년 0% 수준에서 2025년 10%, 2030년 17%까지 수직 상승할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이 관세와 쿼터 규제를 도입했지만, 전문가들은 "유럽 완성차들의 구조조정은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며, 주가수익비율(PER)이 3~4배 수준으로 폭락한 것은 결코 저평가 매수가 아닌 장기 침체의 반영"이라고 경고한다.

일본 완성차 업계 역시 안방인 아시아와 유럽에서 중국차에 밀려 판매 순위가 역전되는 등 심각한 수세에 몰려 있다.

높은 관세 장벽 친 미국, '최후의 보루'… 포드·GM의 생존 시간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거의 유일하게 방어막을 치고 있는 곳은 미국이다.

미국은 사실상 100%에 달하는 징벌적 대중국 관세, 상무부의 중국산 커넥티드 카 소프트웨어 사용 금지 규제, 엄격한 독자 에어백 안전 규격 등을 통해 중국 완제품의 본토 상륙을 틀어막고 있다.

아울러 GM과 포드의 핵심 수익원이 중국 업체들이 진입하지 못한 대형 픽업트럭과 대형 SUV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도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보호무역 조치가 영원한 방패가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결국, 중국 제조사들이 현지 공장 설립과 일자리 창출을 조건으로 미국 시장 우회 진출을 시도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응해 포드는 2027년 출시를 목표로 3만 달러대 보급형 전기 픽업 플랫폼(UEV)을 개발 중이며, GM은 2028년 출시할 4세대 EV 플랫폼에서 부품 수를 대폭 줄이고 AI를 활용해 신차 개발 주기를 절반으로 단축하는 원가 절감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국 車도 피투성이 적자"… 월가, '자사주 매입' GM과 리어(Lear) 추천


역설적이게도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중국 완성차 기업들의 주식 역시 투자처로서는 매력적이지 않다.

중국 5대 자동차 제조사의 시가총액 합계는 1,300억 달러에 불과해 테슬라 1개 사의 12분의 1 수준에 머물러 있다. 샤오미조차 지난 12개월간 43만 대를 팔아치우며 포드를 제쳤음에도, 출혈 가격전과 마진 붕괴로 2026년 들어 주가가 32% 폭락했다. 수익을 내는 중국 완성차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하며, BYD조차 마진율은 미국 GM보다 낮다.

이에 따라 월가에서는 완성차 제조사 간의 소모적 치킨게임 속에서 확고한 현금 창출력과 강력한 주주 환원 정책을 유지하는 종목으로 피신할 것을 조언한다.

가장 유망한 종목으로는 제너럴 모터스(GM)가 꼽힌다.

GM은 매년 100억 달러 이상의 탄탄한 잉여현금흐름(FCF)을 창출하며 2020년 말 이후 약 300억 달러 규모의 공격적인 자사주 매입을 단행해 유통 주식 수를 14억 주에서 8억 5,000만 주 미만으로 대폭 줄였다. 2027년에도 110억 달러의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발행 주식을 추가 소각해 주당순이익(EPS)을 18% 끌어올릴 전망이다.

부품 공급망에서는 글로벌 시트 및 전장 시스템 제조사인 리어(Lear)가 최선호주로 지목됐다.

씨티은행 마이크 워드 수석애널리스트는 "리어는 완성차 업체 간의 패권 다툼과 무관하게 모든 차량에 필수적인 시트를 납품하며 매년 시가총액의 10%에 달하는 6억 달러의 잉여현금을 꾸준히 뽑아내고 있다"며 목표주가 179달러(50% 이상 상승 여력)와 함께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아울러 데이터센터 전력 케이블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TE 커넥티비티(TE Connectivity) 역시 안전한 투자처로 평가받았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과 금융 전문가들은 "중국발 생산 과잉의 쓰나미는 이제 막 글로벌 해안가에 도달했을 뿐"이라며 "미국, 유럽, 일본의 자동차 제조사들이 비용 구조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치지 못한다면,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디트로이트를 덮쳤던 연쇄 파산의 악몽이 글로벌 무대에서 재현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