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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마이애미 코인 90% 폭락…산산조각 난 '시민코인'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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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마이애미 코인 90% 폭락…산산조각 난 '시민코인'의 꿈

마이애미 시장 "시민코인,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 알 수 없다"

프랜시스 수아레즈 마이애미 시장. 사진=게티이미지뱅크이미지 확대보기
프랜시스 수아레즈 마이애미 시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프랜시스 수아레즈 마이애미 시장이 마이애미코인(MIA) 프로젝트 출범 후 11개월만에 해당 프로젝트가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미국 매체 마이애미 헤럴드의 현지시각 17일 보도에 따르면 수아레즈 주지사는 인터뷰를 통해 "마이애미코인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 아닌지 알 수 없다"며 "기술의 혁신이 항상 성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마이애미는 미국 동남부 플로리다 주에서 가장 큰 도시로 알려져 있으며 인구는 광역권 기준 약 620만명이다. 블록체인 시티코인(CITY)과 협업해 2021년 6월 '마이애미코인'을 공식 론칭했으며, 올 4월 '비트코인 2022 컨퍼런스'가 마이애미에서 열리기도 했다.

수아레즈 주지사는 지난해 11월 "급여 모두를 비트코인으로 받겠다"고 선언하는 등 열렬한 '블록체인 지지자'로 알려져 있다. 지난 2월에는 "마이애미코인 프로젝트 덕분에 총 525만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다"고 발표했으나, 3달만에 이와는 반대되는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암호화폐 통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마이애미코인(MIA)은 지난해 9월부터 중국계 가상자산 거래소 오케이코인에서만 거래 가능하다. 초창기에는 5센트대에 거래됐으나 10월 말부터 하락세가 시작돼 이달 초 0.1센트까지 곤두박질쳤으며 18일 기준 0.48센트에 거래되고 있다. 최저가 기준 하락률은 98%, 18일 기준으로는 90.3%다.

마이애미코인의 거래가 차트. 사진=코인마켓캡이미지 확대보기
마이애미코인의 거래가 차트. 사진=코인마켓캡

시티코인은 미국 블록체인 스택스(STX)를 기반에 두고 지난 2018년 론칭된 프로젝트로, 시민들이 도시를 직접 후원하고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참가자는 이 과정에서 시티코인 자체 토큰과 스택스, 비트코인 등을 보상으로 얻을 수 있다.

마이애미 외에도 미국 뉴욕 주 뉴욕시, 텍사스 주 오스틴 등의 도시가 해당 프로젝트의 파트너 목록에 들었다. 이중 뉴욕시는 지난해 11월 'NYC코인(NYC)'를 출시했다. 해당 암호화폐 역시 올 2월 오케이코인에 상장돼 5센트대에 거래되기 시작했으나 18일 기준 1.4센트대까지 폭락, 97.6%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업계 일각에선 시티코인 프로젝트가 정부 규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실제로 미국 연방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20년 암호화폐 리플(XRP)이 미등록 증권이라는 이유로 기소했으며,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올 초 "일반 대중에게 자금을 조달하는 암호화폐 프로젝트에 증권법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매체 쿼츠에 따르면 시티코인 측은 지난해 10월 마이애미 시 측에 "수아레즈 시장이 최근 인터뷰에서 규제 영역에 걸려 넘어질 수 있는 발언을 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전달했다. 시티코인 측은 이에 관해 "프로젝트 초창기인 만큼 조심하자는 의도였을 뿐, 실제로 규제 문제가 일어나진 않았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쿼츠 측은 "시티코인 프로젝트는 명백히 규제 회색 영역에 놓여있는 만큼 언제든 SEC의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라며 "SEC가 마이애미코인이 미등록 증권이라고 결론내린다면 시티코인과 시 정부는 투자자들에게 모든 돈을 반환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