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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오 웹툰, "문화장벽 높았나?"…유럽 법인 철수·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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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오 웹툰, "문화장벽 높았나?"…유럽 법인 철수·중단

유럽 법인, 네이버는 '중단' 카카오는 '철수'
프랑스 실물 도서 판매량 97% 달해 디지털은 고작 3%
카카오는 '일본', 네이버는 '미국' 공략에 집중

카카오픽코마가 유럽 법인의 철수를 확정했다. 사진=카카오픽코마이미지 확대보기
카카오픽코마가 유럽 법인의 철수를 확정했다. 사진=카카오픽코마
카카오의 글로벌 콘텐츠 자회사 카카오픽코마가 프랑스 진출 약 3년 만에 법인 철수 절차에 들어간다. 지난 2023년 네이버 웹툰 역시 유럽 법인을 설립하던 도중 이를 중단한 바 있어 아직 K-웹툰이 뿌리내리기엔 유럽 환경이 척박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픽코마가 프랑스에 위치한 유럽 법인의 문을 닫는다. 이미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에 들어간 상황이며 오는 9월에 최종적으로 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카카오픽코마 측은 연내 법인 철수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향후 대내외적인 상황에 따라 시기 변동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카카오픽코마는 2021년 9월 법인을 설립하고 2022년 3월부터 프랑스에서 정식 서비스를 론칭했다. 4000만 유로(약 590억 원)의 자본금을 출자해 '픽코마 유럽'을 설립했다.

당시 '나 혼자만 레벨업' 등을 통해 일본에서 이미 경쟁력이 입증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오리지널 IP, 일본 시장에서 확보한 디지털 만화 콘텐츠를 비롯해 프랑스 현지 만화를 디지털화해서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종합 디지털 만화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전했으나 정식 서비스 개시 3년 차에 철수를 결정한 것.

카카오픽코마의 2023년 실적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프랑스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매출은 165만 유로(약 23억6000만 원)를 올렸으며 1326만 유로(약 195억5150억 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에 접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카카오픽코마 측은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시장의 성장세가 당초 예상만큼 크지 못했던 것이 사업 철수의 원인이 됐다. 다각적인 측면에서 검토 후 선택과 집중을 위해 프랑스 사업 철수 절차를 진행 중이며 프랑스 사업 전개 경험을 통해 픽코마의 차후 사업 확장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 웹툰 역시 지난 2023년 8월 유럽 법인 설립을 진행하던 도중 잠정 중단을 알린 바 있다. 당시 미국 상장을 준비하기 위해 '수익성 개선'과 '사업 효율화' 추구를 위해 상당한 비용과 인력을 필요로 하는 '유럽 법인 설립'의 중단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2023년 8월 프랑스에서 개최된 '어메이징 페스티벌'의 네이버 웹툰 부스 모습. 사진=네이버 웹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3년 8월 프랑스에서 개최된 '어메이징 페스티벌'의 네이버 웹툰 부스 모습. 사진=네이버 웹툰

네이버 웹툰 관계자는 "유럽의 경우 다른 지역보다 규제 강도가 높으며, 현재 한정된 인력과 자원으로 유럽 법인 설립까지 동시에 진행하기엔 부담이 큰 상황"이라며 "법인 설립 계획을 완전히 폐기한 것은 아니지만 내부적으로 일시 중단한 상태다"라고 전했다.

네이버 웹툰의 법인 설립 중단에 이어 카카오픽코마가 프랑스 만화 시장 철수를 알리자 업계 전문가는 "프랑스의 종이책 선호 문화가 오랫동안 굳어져 있는 점과 문화적 관점에서의 차이 등이 이러한 결과를 낳았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프랑스 만화 시장의 성장세도 이전과 달리 주춤하고 있다. 지난 2023년 만화책의 전체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감소하는 등 전반적으로 둔화된 모습을 보인다.

독일 소비제품업 시장 조사 분석 전문기업 GFK(뉘른베르크 소비자 조사협회)의 올해 초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이후 판매되는 만화책의 수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웹툰을 포함한 디지털 출판 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GFK 조사에서 프랑스는 디지털 책의 점유율이 매우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2023년 실물 도서(종이책)는 전체 도서 판매 시장의 97%를 차지했지만 디지털 책은 고작 3%에 불과했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젊은 층을 주축으로 디지털 독서 시장의 저변이 점차 넓어지고 있으나 아직도 실물 도서를 선호하는 층이 압도적으로 많다. 또한 프랑스 웹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다양한 국적의 플랫폼 진출이 잇따르는 현상도 유럽 법인 철수의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성장세 둔화와 함께 시장 공략을 위한 경쟁이 거세지면서 배보다 배꼽이 큰 상황에 처하면서 프랑스가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은 시장으로 전락한 것이다. 카카오픽코마는 유럽 법인 철수 이후 자사 웹툰 서비스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일본 시장에 더욱 사업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편 네이버 웹툰은 오는 6월 미국 IPO를 코앞에 두고 있으며 미국 문화에 맞는 자연스러운 번역과 작화 및 스토리 부문에서 뛰어난 역량을 지닌 작가들과 함께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업 가치는 약 40억 달러(약 5조 원) 규모가 될 전망이며 증권가에서는 네이버 웹툰이 상장 자금을 기반으로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