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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방부, 알리바바·BYD ‘중국군 조력자’ 지정했다 5분 만에 철회… 시장 대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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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방부, 알리바바·BYD ‘중국군 조력자’ 지정했다 5분 만에 철회… 시장 대혼란

트럼프 방중 앞두고 1260H 명단 파장… “발표할 내용 없다” 해명에 기술 안보 갈등 재점화
엔비디아 AI 칩 판매 논란 속 AI·전기차 전선 긴장 고조, 중국 기업 “법적 대응” 시사
미국 국방부가 알리바바와 바이두, BYD 등 중국을 대표하는 기술 기업들을 ‘중국군 지원 기업’ 명단에 올렸다가 단 몇 분 만에 전격 철회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국방부가 알리바바와 바이두, BYD 등 중국을 대표하는 기술 기업들을 ‘중국군 지원 기업’ 명단에 올렸다가 단 몇 분 만에 전격 철회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국방부가 알리바바와 바이두, BYD 등 중국을 대표하는 기술 기업들을 중국군 지원 기업명단에 올렸다가 단 몇 분 만에 전격 철회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올봄 중국 방문을 앞두고 터져 나온 이번 소동은 미·중 간 기술 패권 다툼과 국가 안보 갈등이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블룸버그 통신은 13(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이같이 전하며, 미 정부의 모호한 태도가 글로벌 시장에 큰 혼란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5분 천하로 끝난 제재… 알리바바·바이두 주가 급락에 시장 발칵


미 국방부는 지난 13(현지시간) 알리바바 그룹 홀딩스, 바이두, BYD, TP-링크를 중국 군부와 협력하는 기업 명단(1260H)에 추가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이를 공개한 지 불과 몇 분 만에 설명도 없이 명단을 삭제했다. 미 연방 관보(Federal Register)는 해당 문서를 미발표상태로 전환했으며, 국방부는 블룸버그의 확인 요청에 현재 발표할 내용이 없다라며 구체적인 해명을 피했다.

잠깐의 공시였지만 시장의 충격은 컸다. 뉴욕 증시 시간외 거래에서 알리바바 주가는 최대 5% 밀렸고, 바이두 역시 4.5% 급락했다. 이번에 명단에 올랐던 기업들은 중국의 인공지능(AI)과 전기차(EV) 산업을 상징하는 이른바 국가대표기업들이다.

특히 이번 명단에는 중국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핵심인 창신메모리(CXMT)와 양쯔메모리(YMTC)가 빠진 것으로 나타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재단법인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크레이그 싱글턴 선임 연구원은 정상회담을 몇 주 앞두고 명단을 공개한 것은 무역 협상은 안정시키되 국가 안보 차원의 압박은 지속하려는 의도적인 분리 대응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1260H 명단의 위력… 단순 경고 넘어 금융·조달 차단가시화


미 국방부가 운용하는 ‘1260H 명단은 지난 2021년 처음 도입되어 현재 130개 이상의 기업이 등재되어 있다. 이 명단에 오르는 것 자체로 즉각적인 법적 처벌이 가해지지는 않지만, 실질적인 타격은 상당하다. 미 국방부는 이 명단을 근거로 해당 기업과의 계약을 제한하거나 연구 자금 지원을 차단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투자자들에게 주는 적신호효과다. 1260H 지정은 향후 미 재무부의 투자 금지나 상무부의 수출 통제 등으로 이어지는 전초 단계로 여겨진다. 알리바바 측은 성명을 통해 우리 기업은 중국 군사 기업이 아니며 군민 융합 전략과도 무관하다라며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겠다라고 밝혔다. 바이두 역시 근거 없는 결정에 단호히 반대한다라며 삭제를 강력히 요구했다.
이번 명단에는 무선 공유기 시장 점유율 1위인 TP-링크의 중국 법인도 포함되었다. TP-링크는 그동안 미국 법인과 중국 법인이 완전히 분리되어 운영된다고 주장해 왔으나, 미 정부는 보안 위험을 이유로 정밀 검증을 진행해 왔다.

엔비디아 AI 칩 판매 논란과 맞물려… 안보냐 이익이냐트럼프 행정부의 딜레마


이번 사태는 최근 워싱턴에서 벌어지는 엔비디아(Nvidia)의 대중국 AI 칩 판매 허용 논란과 맞물려 더욱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일각에서는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에서 경쟁하도록 허용해야 화웨이 같은 중국 토종 칩 제조업체의 성장을 늦출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반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최근 상원 청문회에서 엔비디아 칩이 중국 군부로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매우 상세한 조건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측이 이 약속을 지킬 것으로 믿느냐는 질문에는 그 판단은 대통령의 몫이라며 답변을 유보했다.

미국 외교협회(CFR)의 크리스 맥과이어 선임 연구원은 중국 인민해방군은 중국 AI 산업 전체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라며 어떤 형태로든 AI 칩을 수출하는 것은 결국 중국 군부를 돕는 꼴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국방부의 해프닝은 중국에 대한 기술 제재의 수위를 놓고 미 정부 내부에서 강온파 간의 치열한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오는 17일까지 열람 가능한 미발표명단이 정식으로 재공시될지 여부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전에 알리바바와 바이두가 공식 등재된다면 미·중 관계는 걷잡을 수 없는 냉기류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