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인체 표현으로 화제된 '로소'와 '브더2'
'공식' 아닌 '결과론'일 뿐, 장기 흥행 어려워
"섹시함은 기본, 스토리까지 좋아야 장기 생존"
중국, 일본 상대로 먹힐 것은 '날카로운 한 방'
2025년 한국 게임업계는 제2의 '블루 아카이브', 제2의 '승리의 여신: 니케'를 꿈꾸며 수많은 서브컬처 신작들을 쏟아냈다. 그러나 메가톤급 흥행작은 나타나지 않았고 야심차게 출시를 준비하던 프로젝트가 구조조정의 칼바람을 맞은 사례도 있었다. 한국 서브컬처는 지금 '성장통'을 겪는 것일까, '거품'이 꺼지고 있는 것일까. 시장의 현황과 미래를 현업 종사자들과 심도 있게 이야기나누며 점검해봤다. [편집자 주]'공식' 아닌 '결과론'일 뿐, 장기 흥행 어려워
"섹시함은 기본, 스토리까지 좋아야 장기 생존"
중국, 일본 상대로 먹힐 것은 '날카로운 한 방'
[2025 서브컬처 결산] ① '블아'와 '니케' 다음 타자, '묻지마 투자'론 안돼
[2025 서브컬처 결산] ② 日문턱 넘으려면 '반짝 마케팅' 버릇 내려놔야
[2025 서브컬처 결산] ③ '선정적' 비주얼이 해답?…본질은 '명확한 차별점'
이미지 확대보기지난 2025년에도 국내외 게이머들의 이목을 끈 국산 서브컬처 게임들은 있었다. 지난해 연초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5위까지 오르며 깜짝 성과를 거둔 '로스트소드'와 6월부터 7월까지 2주년 여름 테마 이벤트로 대만, 일본 등지에서 주목을 받은 '브라운더스트2'가 그 사례다.
두 게임의 공통점은 일부 게이머들에게 '선정적이다'라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과감한 인체 표현으로 이목을 끌었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승리의 여신: 니케' 또한 여성 캐릭터들의 '뒷태'가 강조되는 점에 대해 엇갈린 반응이 꾸준히 나오는 편이다.
한국 서브컬처 신작들이 가야 할 길은 선정적으로 보일 정도의 과감함일까. 업계인들은 대체로 이를 통한 성공은 일시적이며 그것이 본질이 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업계인 C씨는 "서브컬처 게임 자체가 태생적으로 미소년, 미소녀 캐릭터의 매력을 강조하다보니 선정성 논란은 크든 작든 따라붙을 수 밖에 없다"며 "귀여운 그래픽을 강조한 '트릭컬 리바이브'도 깊이 파고들면 섹슈얼한 뉘앙스의 연출이나 대사가 적지 않은 편으로, 뒤집어 말하면 특장점이 되긴 어렵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A씨는 "서브컬처에 대한 깊은 경험이나 사전 지식 없이도 쉽게 어필할 수 있는 대표적 요소가 '노출 마케팅'이라 결과론적으로 그런 게임들이 살아남았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D씨는 "본질적 즐거움을 자극한다는 점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볼 수도 있으나 게이머들이 이에 적응하게 되면 오히려 역효과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업계인들도 절제를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본지가 지난해 12월 애니메이션 게임 페스티벌(AGF) 현장에서 인터뷰한 브라운더스트2 퍼블리셔사 네오위즈의 김종호 사업부장 또한 "듣는 사람에 따라 놀라는 이들도 있겠지만 우리도 '은근한 섹시함'을 지향하며 우리가 선을 넘는 것은 팬들도 원치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게임이 더 오래 각광 받으려면 이미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일러스트와 컷신 외에도 게임의 스토리 등 다른 부분도 주목 받아야 한다고 본다"며 "이는 브라운더스트2 개발진이 앞으로 입증해야 할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지 확대보기결국 한국 서브컬처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은 이용자에게 한 눈에 보이는 '명확한 차별점'을 제시하는 것이다. D씨는 "서브컬처 게임 시장이 레드오션에 접어든 만큼 탄탄한 '베이스'에 날카로운 '엣지'까지 필요한 시대"라며 "막강한 자본력의 중국, 탄탄한 IP 파워를 갖춘 일본에서도 이용자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강력한 한 방'이 무엇일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육각형이 아닌 날카로운 삼각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던 A씨는 성공을 거둔 국산 서브컬처 게임들이 하나같이 '뾰족한 모서리'를 갖고 있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블루 아카이브'는 오타쿠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각양각색의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니케'는 눈길을 확 끄는 비주얼 속에 감동과 전율을 적절히 안배하는 완급조절을 갖춘 서사를,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는 로그라이크 덱 빌딩과 서브컬처를 결합한 독특한 플레이 구조를, '트릭컬 리바이브'는 귀여운 그래픽과 컬트적 재미를 버무린 독보적 감성을 갖췄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업계인 B씨는 "서브컬처 게임들이 더 많은 게이머, 대중을 바라보고 개발, 운영되다보면 역으로 특화된 콘텐츠가 부족해 '등잔 밑이 어두워지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며 "제2의 블루 아카이브, 제2의 니케는 모두가 가는 길이 아니라 남이 보지 않는 길로 걸어 '오직 우리만 줄 수 있는 재미'를 창출해야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