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보조금 90억 달러 + 소프트뱅크·엔비디아 70억 달러… 삼성전자 파운드리 2위 정면 겨냥
블랙웰 드라이버 전압 강제 고정·클럭 최대 200MHz 하락… SK하이닉스 HBM 실적에 직격탄 우려
블랙웰 드라이버 전압 강제 고정·클럭 최대 200MHz 하락… SK하이닉스 HBM 실적에 직격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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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인텔, 160억 달러 '화력'으로 삼성전자 파운드리 2위 정조준
미국 상무부는 최근 반도체지원법(CHIPS Act)에 근거해 인텔에 90억 달러(약 13조 3200억 원)의 현금 보조금을 확정 지급하기로 했다. 미국의 자국 내 반도체 생산 역량 복원이라는 전략적 목표 아래 단행된 이번 결정은, 소프트뱅크와 엔비디아의 합산 70억 달러(약 10조 3600억 원) 추가 투자와 맞물리며 인텔의 재무 체력을 단숨에 끌어올렸다. CM 뉴스 등 복수 외신과 금융시장 데이터를 종합하면, 이 자금 확보 소식이 알려진 직후 인텔(INTC) 주가는 최근 저점 대비 80% 이상 수직 상승했다.
부활 스토리의 중심에는 립부 탄(Lip-Bu Tan) 최고경영자(CEO)가 있다. 반도체 설계 자동화(EDA) 기업 케이던스 출신의 거물 경영인인 그는 취임 직후부터 조직 군살 빼기와 비용 구조 혁신을 동시에 추진하며 흔들렸던 투자자 신뢰를 빠르게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낙관만 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18A 공정의 핵심 기술 책임을 맡아온 엔지니어 케빈 오버클리가 경쟁사 퀄컴으로 자리를 옮겼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내부 기술 역량의 연속성에 물음표가 달렸다. 핵심 인재의 이탈은 반도체 공정 개발에서 돌이키기 어려운 지체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지 확대보기엔비디아 RTX 50 '전압 캡' 논란… 드라이버 버그인가, 설계 결함인가
AI반도체 시장의 절대 강자 엔비디아에도 심상치 않은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공개된 공식 드라이버 '지포스 595.71 WHQL'을 설치한 이용자들 사이에서, RTX 5090을 비롯한 블랙웰(Blackwell) 아키텍처 기반 전 제품의 코어 전압이 0.95V~0.975V 수준으로 강제 고정되는 현상이 잇따라 보고됐다. 그 결과 그래픽카드 동작 속도(클럭)가 최대 200MHz가량 하락하고, 일부 타이틀에서는 직전 버전 대비 게임 성능이 30~50% 급감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전압 캡(Voltage Cap)' 현상의 원인을 놓고 두 가지 시나리오를 주시하고 있다. 첫 번째는 드라이버 업데이트 과정에서 발생한 단순 소프트웨어 버그다. 두 번째이자 더 우려스러운 가능성은 블랙웰 칩의 전력 관리 체계에 구조적 결함이 있거나, 발열 임계치를 초과하는 것을 막기 위해 엔비디아가 의도적으로 전압 상한선을 낮췄다는 시나리오다. 엔비디아는 현재까지 어떠한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낙관론 vs 비관론… 향방을 가를 세 가지 분기점
시장의 시선은 두 기업을 둘러싼 세 가지 핵심 변수에 집중되고 있다.
첫 번째 분기점은 인텔의 파운드리 수주 실적이다. BNP 파리바 분석팀은 "인텔이 향후 12~18개월 안에 대형 외부 고객사를 유치하는 데 실패한다면, 이번 주가 급등은 유동성이 만들어낸 일시적 거품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고 경고했다. 18A 공정은 기술 완성도 면에서 TSMC의 N2 공정과 경쟁 구도를 형성하지만, 양산 수율(양품 비율) 안정화 실적은 아직 외부 검증을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두 번째 분기점은 블랙웰 칩의 안정성 검증 결과다. 엔비디아가 드라이버 패치로 전압 문제를 신속히 해소한다면 충격은 제한적이겠지만, 하드웨어 설계 단계에서 비롯된 구조적 결함으로 확인될 경우 AI 반도체 거품론과 맞물려 시장 전반에 충격파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월가에서 나오고 있다.
세 번째 분기점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흑자 전환 시기다. 인텔의 공격적 투자로 파운드리 시장 경쟁이 한층 격화되면서, 삼성전자가 당초 기대했던 흑자 전환 시점이 수 분기 이상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인텔의 14A 공정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더라도 대형 고객사의 발주가 실제 영업이익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최소 2~3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엔비디아의 경우 서버용 블랙웰 제품에 대한 AI 빅테크 기업들의 수요가 공급을 압도적으로 초과하고 있어, 소비자 제품 논란이 기업 가치의 본질을 훼손할 가능성은 낮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또한 삼성전자는 인텔보다 훨씬 앞선 고객 기반과 검증된 제조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어, 단기간 내 파운드리 순위가 뒤바뀌는 상황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자금력과 기술력, 그리고 정부 정책이 뒤엉킨 복합 방정식으로 재편되는 지금, 인텔의 실질적인 수율 성과와 엔비디아의 블랙웰 안정성 해소 속도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한국 반도체 공급망의 향방을 결정짓는 메가톤급 변수가 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