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사 설치 의무 없고, 공개 항목도 안정해 하나마나…OBD-Ⅱ 단자 활용이 더 효과적
[글로벌이코노믹 박관훈 기자] 자동차 급발진 의심사고의 원인 규명을 위해 사고기록장치(EDR)의 데이터를 공개하도록 하는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이 지난달 19일부터 시행됐다.2012년 국회를 통과한 이 법안은 3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발효됐는데 이는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다.
EDR(Event Data Recorder)은 자동차 에어백과 연결된 전자제어장치인 ACU(Airbag Control Unit)에 들어 있는 저장 장치이다. 충돌사고가 발생하면 에이백이 터지면서 충돌 당시의 상황을 저장한다.
이미지 확대보기국회는 이번 법률 개정이 향후 자동차 급발진 의심사고의 원인을 밝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고기록장치의 데이터 공개를 통해 급발진의 원인이 자동차 결함인지, 운전자 과실인지를 가려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법안을 발의한 임내현 의원은 “급발진 의심 사고의 원인을 밝힐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EDR 조사”라며 “공개 법안 시행이 원인 규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효성 없는 EDR 공개 법안 제조사에만 면죄부
하지만 해당 법안이 자동차 급발진 의심사고의 원인 규명은 커녕 자동차 제작·판매자에 면죄부만 줄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과 달리 EDR 설치 의무가 없는 국내의 경우 해당 법안은 자동차 제조사가 EDR을 장착하지 않으면 적용조차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운행정보 제공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항목 규정이 없어 소비자가 책임소재 규명에 이용할 수 없다.
이미지 확대보기미국의 경우 2012년 9월부터 자국에 판매되는 승용차에 EDR 장착을 의무화했고 15개의 운행정보를 사고 5초 전부터 기록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반면 국내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에는 자동차의 사고 전후 일정 시간동안 주행속도와 제동폐달, 가속폐달의 작동 여부를 EDR에 저장하라고 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모든 차량에 EDR의 설치를 의무화했지만 우리나라는 그런 의무가 없다”며 “또한 제작사마다 EDR에 기록되는 내용이 조금씩 달라 정보 공개 항목을 특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OBD-Ⅱ단자, 급발진 원인 규명에 새로운 대안될까?
김 회장은 이 같은 이유로 EDR 데이터 공개 시 구체적인 항목을 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급발진 원인 규명에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가속페달 작동량과 제동페달 작동 유무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 항목을 강제 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김 회장은 EDR 대신 또 다른 기록장치인 배출가스 자기진단장치의 활용을 제안했다.
김 회장은 “EDR는 근본적으로 자동차 제작사에서 에어백이 터질 때 전개 과정을 보기 위해서 만든 장치”라며 “이 때문에 에어백이 터지지 않으면 EDR 데이터가 생성되지 않아 실효가 없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 그는 “OBD-Ⅱ단자라고 하는 이 장치는 2009년 이후 생산된 모든 차량에 장착돼 있다”며 “이 장치를 통해 운전자 가속페달 작동량과 엔진 회전수, 차량 속도 등 20여가지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정확한 급발진 원인 규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OBD-Ⅱ단자의 활용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도 “급발진 원인 규명에 더욱 적합한 방법이 있다면 향후 기술적인 검토 등을 진행해 관련 제도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관훈 기자 ope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