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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해액 파이 키우는 롯켐, 건너뛴 포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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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해액 파이 키우는 롯켐, 건너뛴 포스코

롯데 '전해액 유기용매' vs 포스코 '고체전해질'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앞두고 상반된 전략, 왜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이곳에서 전해액을 만들 때 투입되는 유기용매의 핵심소재 4종이 생산될 예정이다. 사진=롯데케미칼이미지 확대보기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이곳에서 전해액을 만들 때 투입되는 유기용매의 핵심소재 4종이 생산될 예정이다. 사진=롯데케미칼
전해액을 대하는 배터리 소재 기업들의 태도가 사뭇 다르다. 양극재·음극재·분리막과 함께 배터리 4대 핵심 소재로 불리는 만큼 공급망 확보가 중요하다는데 이견이 없지만, 사업 영역으로 확대·투자하는 문제에 대해선 신중했다. 전해액 시장 성장 가능성에 물음표가 붙기 때문이다. 액체 상태의 전해액을 고체로 대체한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되면 시장 변화도 불가피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롯데케미칼의 투자 결정은 도전이자 승부수다. 지난해 5월 EC(에틸렌 카보네이트)와 DMC(디메틸 카보네이트) 생산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올해 6월 EMC(에틸 메틸 카보네이트)와 DEC(디 에틸 카보네이트)까지 생산 확대 계획을 알렸다. 여기에 총 3500억원을 투입했다. 대산공장 내 생산시설이 2023년 하반기(EC·DMC)와 2024년 상반기(EMC·DEC) 두 차례에 걸쳐 완공(기계적준공)될 예정이다.
계획대로 추진되면 롯데케미칼은 전해액을 만들 때 투입되는 유기용매의 핵심소재 4종을 모두 생산하게 된다. 특히 EMC·DEC는 롯데케미칼의 자체기술개발을 통해 생산이 추진될 것이라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기대를 모으는 부분은 '사업경쟁력 강화', '소재 국산화 일조'다. 유기용매가 전해액 원가 비중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지만 국내 현실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고체 배터리 개발 추세가 변수다. 전고체 배터리엔 전해액 유기용매가 필요 없다. 이에 롯데케미칼 측은 '장기전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30일 글로벌이코노믹에 "상용화 시점이 빨라야 10년 뒤로, 원가 문제에 패러다임이 바로 전환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앞으로 여러 가지 배터리가 혼용돼 사용하게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분석"이라고 설명했다. 차세대 배터리 시대가 도래하더라도 현 리튬이온 배터리의 수요는 계속된다는 뜻이다.

롯데케미칼이 전해액 소재를 사업 영역으로 확대한 반면 국내에서 유일하게 양극재·음극재를 동시 생산하며 배터리 소재 사업을 이끌고 있는 포스코케미칼은 전해액 사업을 건너뛰었다. 대신 전고체 배터리에 적용 가능한 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포스코홀딩스가 전면 등장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초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정관'과 고체전해질 생산법인 '포스코JK솔리드솔루션'을 설립했다. 법인이 짓고 있는 공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연산 24t의 고체전해질을 생산하게 될 예정이다. 현재 고체전해질 시장 규모를 감안하면 최고 수준이다. 향후 전고체 배터리 시장 성장 속도에 맞춰 생산능력을 확대해나간다는 게 법인의 계획이다.

뿐만 아니다. 포스코홀딩스는 대만의 전문기업 프롤로지움과 공동 개발 및 글로벌 공급 체계 구축을 약속한 데 이어 최근엔 국내 배터리사 SK온과 '이차전지 사업의 포괄적 업무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해 소재 사업을 강화했다. 그룹의 배터리 소재 사업을 영위하는 포스코케미칼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포스코케미칼 측은 상용화까지 시간이 필요하지만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해 전고체 배터리 소재 개발의 중요성을 높게 보고 있다며 선제적 대응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소미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nk254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