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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만에 삼성본관 복귀 ‘종합상사 1호’ 삼성물산 이끄는 이재언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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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만에 삼성본관 복귀 ‘종합상사 1호’ 삼성물산 이끄는 이재언 사장

28일 삼성물산 사장단 인사 통해 사장으로 승진, 대표이사 내정
31년 상사맨 활동하며 베트남‧일본, 소재부품 등 핵심 업무 담당
새로운 사업전략 수립, 미래 신사업 발굴 통해 변화 모습 보일 듯

이재언 삼성물산 상사부문 대표이사 사장. 사진=삼성물산
이재언 삼성물산 상사부문 대표이사 사장. 사진=삼성물산
25년 만에 고향인 광화문 삼성본관으로 복귀한 삼성그룹 모태 기업이자 종합무역상사 1호 기업인 삼성물산 상사 부문이 ‘이재언 체제’로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삼성물산은 28일 단행한 사장단 인사를 통해 상사 부문 이재언 기획팀장 겸 신사업팀장(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내정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내년 초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통해 상사 부문 대표이사에 선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1968년생인 이 사장은 경기고등학교와 서강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했다. 1992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베트남 담당 상무(2017년), 일본 총괄 상무(1998년), 소재사업부장 전무 및 부사장(2020~2021년)을 거친 후 지난해 기획팀장 겸 신사업팀장(부사장)으로 승진한 지 1년 만에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올해로 31년째 상사맨으로 근무하는 동안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중국을 이을 신흥 투자국으로 선정한 베트남 시장 초기 개척에 기여했고, 고(故) 이건희 선대 회장이 삼성과 한국의 미래를 위해 벤치마킹했던 일본 시장도 담당하는 등 아시아 지역 핵심국을 관장했다. 특히 한‧일 정부 간 외교적 갈등으로 일본이 부품‧소재의 한국 수출을 제한했던 2010년대 말부터 2020년대 초까지 일본은 물론 소재사업 책임자로서 민간 차원의 양국 기업가는 협력을 도모하는 데에도 기여했다. 이러한 공적을 인정받은 이 사장은 지난해 상사 부문의 사업전략을 마련하고, 종합상사로서 미래를 책임질 신사업 발굴이라는 중요 업무를 담당해 왔다. 앞으로 이 사장은 그동안의 경험과 미래 구상을 실천함으로써 상사 부문의 재도약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도 이 사장에 대해 “기능화학팀장, 소재사업부장, 일본 총괄, 기획팀장 등 다양한 조직을 두루 경험한 사업 전문가로 상사 부문의 필수 산업재 트레이딩과 친환경 사업 개발의 내실 있는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삼성물산 회사 내에서의 기대감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상사 부문은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 향군타워에서 서울 중구 삼성본관으로 사옥을 이전했다. 상사 부문은 1976년 준공된 삼성본관빌딩을 22년 동안 사용했다.

삼성물산 상사 부문이 25년 만에 입주한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본관빌딩 전경. 사진=삼성물산이미지 확대보기
삼성물산 상사 부문이 25년 만에 입주한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본관빌딩 전경. 사진=삼성물산
한 해 전인 1975년 4월 30일 정부는 ‘1978년 연간 수출 100억 달러’ 목표 달성을 위해 ‘종합상사 육성 방안’을 발표했는데, 일본에만 존재했던 종합상사를 벤치마킹해 수출 전담 역할을 맡겼다. 이어 그해 5월 19일 삼성물산은 국내 종합상사 1호로 지정됐고, 이듬해에 삼성본관에 자리를 잡은 것이다. 이곳에서 삼성물산은 삼성은 물론 한국 수출 성장에 크게 이바지했다.

상사 부문은 1998년 삼성전자에 본관을 매각하고 바로 옆 태평로빌딩으로 옮겨갔다. 이후 태평로에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서울 서초구 서초동을 거쳐 2016년 현재 잠실 사옥에 자리를 잡았다.

25년 만에 옛집으로 돌아온 상사 부문은 삼성본관 28개 층 가운데 7개 층을 사용한다. 삼성본관은 2008년 서초사옥이 완공된 후 삼성전자가 이전하고, 2년 후인 2010년 이건희 선대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그룹 사장단이 이곳으로 출근하면서 그룹 상징 권한을 넘겨줬다가 이건희 선대 회장이 2016년 돌아오면서 이를 되찾았다.

이러한 삼성본관에 상사 부문이 입주했다는 것은 삼성 내에서 상사 부문에 새로운 미래를 책임질 역량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의 반영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SK네트웍스, LX인터내셔널 등 과거 종합상사 타이틀을 갖고 있던 경쟁사들이 변화에 맞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 사장이 이끌어갈 회사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