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효율 냉각 기술 미국 빅테크·중동 메가 프로젝트 경쟁력 입증

LG전자가 미국과 중동 지역의 대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잇달아 따내면서 글로벌 냉난방공조(HVAC) 시장 공략을 가속하고 있다.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인프라 수요가 급증하면서 LG전자가 보유한 고효율 냉각 기술이 미국 빅테크와 중동 메가 프로젝트에서 경쟁력 입증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등 초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어 향후 미국 시장에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LG전자는 이번에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 수주 사례를 직접 공개하면서 글로벌시장 자신감을 드러냈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4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최근 미국에서 대규모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첨단 프리쿨링 기능을 갖춘 칠러를 공급하게 됐다”며 “이는 LG전자의 기술력과 AI 인프라가 요구하는 고난도 성능을 충족할 수 있는 역량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실제 이번 프로젝트에서 LG전자는 고효율 프리쿨링 기능이 탑재된 칠러와 맞춤형 냉각 설루션을 순차 공급할 예정이다. 공급 규모는 수백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에 따르면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2030년까지 연평균 22% 증가해 현재의 3배 수준인 171GW에 이를 전망이다. 미국 시장만 해도 15GW 이상의 추가 공급이 필요한 것으로 관측된다.
LG전자의 글로벌 데이터센터 수주는 미국에 그치지 않는다. 회사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네옴(NEOM) 시티’에 조성될 초대형 AI 데이터센터에도 냉각 설루션을 공급하기로 하고 현지에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조 CEO를 비롯한 경영진이 직접 사우디를 방문해 프로젝트 협의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LG전자는 AI 생태계 확산이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장비 등 후방 산업 전반의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진단한다. 조 CEO는 “AI의 급속한 확장은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장비 같은 핵심 인프라 수요를 가속화하고 있다”며 “이들 분야는 AI 모델을 직접 만들지 않더라도 AI 성능과 확장성, 지속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필수 요소”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현재 ▲데이터센터 냉각 설루션 ▲차세대 반도체 장비 등 두 축을 차세대 성장 기회로 보고 있다. 조 CEO는 최근 아시아 지역에서 LG CNS, LG에너지솔루션과 공동으로 구축 중인 AI 데이터센터와, 중동 지역 공급 사례를 직접 언급하며 글로벌 AI 인프라 사업 확장 의지를 재확인했다. 또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을 위한 하이브리드 본더 개발 상황도 공유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데이터센터 효율성 확보와 지속 가능한 운영에 필요한 핵심 냉각 기술을 무기로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며 “글로벌 후방 AI 산업에서 존재감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임광복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