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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HD현대 회장 “5년간 국내 15조 투자…조선·해양 7조·AI 기계·로봇 8조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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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HD현대 회장 “5년간 국내 15조 투자…조선·해양 7조·AI 기계·로봇 8조 투입”

향후 5년간 국내 15조원 투자 계획, 조선·해양 7조·에너지·AI 기계·로봇 8조 배분
대불산단 스마트조선소·AI 조선기술 실증센터·AI 데이터센터 연계 R&D 추진 구상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16일 향후 5년간 약 15조원 규모의 국내 투자 계획을 밝혔다. 조선·해양과 인공지능(AI) 기반 기계·로봇 분야를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과 생산 자동화를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정 회장은 “인공지능(AI) 시대 기계·로봇 사업에 절반 이상인 8조원, 조선해양 분야에 7조원을 투입해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디지털 전환과 생산 자동화 기술 적용 확대를 추진하겠다”며 투자 계획을 공식화했다.

구체적으로 HD현대는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한 에너지 부문(HD현대에너지솔루션·HD현대오일뱅크)과 AI 기계·로봇 부문(HD현대로보틱스·HD현대건설기계)에 8조원을 배정한다. HD한국조선해양 산하 조선·해양 계열사에는 7조원을 투입해 조선소 디지털 전환과 생산 공정 자동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지역 균형 발전 구상도 함께 제시했다. 정 회장은 전남 대불산업단지에서 진행 중인 스마트조선소 구축 기술 개발을 언급하며 “대불산업단지에 위치한 30여개 중소 기자재 업체와 지역 중소 조선소의 경쟁력 강화, AI 기술 수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남 솔라시도에 건립 예정인 AI 데이터센터와 연계해 AI 조선기술 실증센터, AI 기반 스마트 조선소 등 대형 연구개발(R&D)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조선업 협력 사업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구상도 소개했다. 정 회장은 “미국 펀드사 서버러스 캐피털과 50억달러 규모의 마리타임(Maritime) 펀드를 조성하기로 합의했다”며 “내년부터 미국 조선소 인수·업그레이드, 첨단 선박 개발 및 건조, 조선 기자재 공급망 확충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 조선·방산 시장 협력 구도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정 회장은 “미국 최대 방산 조선소인 헌팅턴 잉글스와 차세대 군수지원함 NGLS 공동 건조를 추진하고 있고, 향후 미국 내 공동 건조를 위한 조선소 설립도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상선 부문에서는 미국 동남부 최대 상선 조선소인 에디슨 슈에스트사·볼린저 조선그룹과 컨테이너 운반선 및 MR탱커 공동 건조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정 회장은 AI 방산 기업 안두릴과 미 해군 무인함정 제작을 위한 설계 협력을 진행하고 있으며, 첫 선박은 한국에서 건조하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지멘스와는 미국 조선소 디지털 전환(DX), 생산 자동화 기술 적용, 비조선 분야 엔지니어 인력 양성을 위한 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 회장은 “중국의 세계 조선산업 지배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미국 조선업 재건 사업은 한국이 새로운 사업 기회를 포착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미국 조선소, 기자재 업계, 첨단 기술기업, 대학과 전략적 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그 성과를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황효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oju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