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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m 앞 읽는 자율주행의 '눈'…가전 현장 달군 첨단 기술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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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m 앞 읽는 자율주행의 '눈'…가전 현장 달군 첨단 기술 경쟁

LG이노텍, 센서 융합·소형화 기술 공개…스핀텍은 장거리 라이다 선보여
삼성전자, 차량용 LPDDR5X 전시…SWM은 고성능 연산 플랫폼 소개
LG이노텍이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전자전(KES 2026)'에서 자율주행용 첨단 센싱 기술을 적용한 미래형 콘셉트카를 전시하고 있다. 사진=이다현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LG이노텍이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전자전(KES 2026)'에서 자율주행용 첨단 센싱 기술을 적용한 미래형 콘셉트카를 전시하고 있다. 사진=이다현 기자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전자전(KES 2026)'. LG이노텍 전시관 중앙에 은색 미래형 자동차가 모습을 드러냈다. 운전대가 없는 콘셉트카에는 차량 안팎을 살피는 첨단 센서들이 배치됐다. 최대 250m 거리의 물체를 감지하는 라이다부터 빗물과 서리를 제거하는 카메라까지. 운전자의 눈을 대신할 전장부품들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올해 KES와 같은 기간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6)에서는 자율주행 기술 경쟁이 센서의 인식 성능을 넘어 메모리와 연산 반도체 등 핵심 전자부품으로 확장되는 흐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변 환경을 정밀하게 감지하는 기술뿐 아니라 수집한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처리하느냐가 미래차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LG이노텍이 전면에 내세운 기술은 카메라와 라이다를 결합한 '멀티센싱 모듈'이다. 카메라가 사물의 형태와 색상을 구분한다면 라이다는 레이저를 활용해 주변 공간을 입체적으로 파악한다. 두 센서를 통합해 인식 성능을 높이면서 부품이 차지하는 공간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LG이노텍은 레이더까지 아우르는 융복합 센싱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현장 관계자는 여러 센서를 작은 공간에 집약해 차량 디자인의 자유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멀티센싱 모듈은 아직 양산 차량에 적용된 제품은 아니지만 향후 자율주행차에 탑재할 수 있는 센서 융합 기술의 방향을 보여준다. LG이노텍은 최대 250m 거리의 물체를 감지하는 고성능 라이다와 최대 200m 앞의 물체를 감지하는 주파수변조연속파(FMCW) 방식의 고정형 라이다도 소개했다.
악천후에 대응하는 기술도 눈길을 끌었다. 사이드미러에 적용하는 히팅 카메라는 열을 이용해 눈과 서리를 녹이고, 차량 전면의 액티브 클리닝 카메라는 고속 회전 장치로 렌즈에 묻은 물기와 이물질을 제거한다. 차량 내부에서는 운전자 상태를 감지하는 언더디스플레이 카메라와 어린이 방치 여부를 감지하는 초광대역(UWB) 레이더도 선보였다.

스핀텍이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전자전(KES 2026)'에서 선보인 라이다 제품. 위쪽은 ㎞급 장거리 라이다와 광각 고해상도 라이다, 아래쪽은 소형 라이다인 '슬림(SLIM)', '컴팩트(COMPACT)', '큐브(CUBE)'다. 사진=이다현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스핀텍이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전자전(KES 2026)'에서 선보인 라이다 제품. 위쪽은 ㎞급 장거리 라이다와 광각 고해상도 라이다, 아래쪽은 소형 라이다인 '슬림(SLIM)', '컴팩트(COMPACT)', '큐브(CUBE)'다. 사진=이다현 기자

LG이노텍이 센서 통합에 집중했다면 라이다 전문기업 스핀텍은 크기와 탐지 범위를 다양화한 제품군을 내세웠다. 전시관의 파란색 진열대에는 손바닥만 한 센서부터 대형 장거리 측정 장비까지 나란히 놓였다. 얇은 판 형태의 '슬림(SLIM)', 원통형 센서부를 갖춘 '컴팩트(COMPACT)', 정육면체 모양의 '큐브(CUBE)' 등 소형 라이다 제품들이 눈에 띄었다.

맞은편에는 '㎞급 장거리 라이다'와 '광각 고해상도 라이다'가 자리했다. 현장 설명에 따르면 장거리 라이다는 군사 분야에서 주로 활용되는 기술로 먼 거리의 물체를 탐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광각 고해상도 라이다는 넓은 범위의 주변 환경을 정밀하게 인식하도록 설계됐다. 스핀텍은 레이저 광원과 광검출기 등 핵심 부품 기술을 기반으로 차량용 소형 센서부터 고성능 산업용 장비까지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6)'에서 차량용 LPDDR5X D램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유덕규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가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6)'에서 차량용 LPDDR5X D램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유덕규 기자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센서가 수집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메모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같은 날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6)'에서는 삼성전자가 차량용 LPDDR5X D램을 전시했다. 자율주행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에 활용되는 메모리로, 최대 9.6Gbps의 데이터 전송 속도를 지원한다. 차량용 반도체 신뢰성 규격인 AEC-Q100을 충족하고 영하 40℃부터 영상 125℃까지의 온도에서 작동하도록 설계됐다.
차량용 메모리의 성능 경쟁이 치열해지는 배경에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으로의 전환이 있다. 기존에는 주행 제어와 인포테인먼트 등 기능별로 전자제어장치가 분산돼 있었지만, 최근에는 이를 중앙 컴퓨터로 통합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카메라와 라이다에서 쏟아지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하는 만큼 메모리의 전송 속도와 전력 효율이 중요해진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글로벌 차량용 D램 시장이 2028년까지 연평균 16%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율주행 전문기업 에스더블유엠(SWM)이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전자전(KES 2026)'에서 차량 내 지도·날씨·뉴스·엔터테인먼트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 모빌리티 시스템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이다현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자율주행 전문기업 에스더블유엠(SWM)이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전자전(KES 2026)'에서 차량 내 지도·날씨·뉴스·엔터테인먼트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 모빌리티 시스템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이다현 기자

차량용 반도체의 성능이 높아지면서 이를 활용한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자율주행 전문기업 에스더블유엠(SWM)은 KES 전시관에서 지도와 날씨, 뉴스,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 모빌리티 시스템을 시연했다.

SWM은 별도로 레노버와 차세대 차량용 컴퓨팅 플랫폼 'AP-700'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드라이브 토르-X 시스템온칩(SoC) 2개와 인피니언의 마이크로컨트롤러(MCU)를 적용해 대규모 센서 데이터와 인공지능(AI) 연산을 실시간으로 처리하도록 설계했다. 약 580W급 고성능 연산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수랭식 냉각 시스템도 적용할 예정이다. SWM 관계자는 현재 데이터 처리 과정에서 특별한 병목 현상은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전원 과부하가 잠재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전장부품의 경쟁도 개별 성능을 넘어 시스템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센서가 주변 환경을 정확하게 인식하더라도 수집한 데이터를 제때 처리하지 못하면 주행 안전성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센서와 반도체의 성능 향상뿐 아니라 전력 소모와 발열을 줄이고, 이를 차량에 안정적으로 적용하는 기술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다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h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