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톤에 90억달러 투자 대가로 두 자릿수 수익률 제시
4개월 전 8.5%에서 상승…600억달러 초대형 반도체 금융 시험대
4개월 전 8.5%에서 상승…600억달러 초대형 반도체 금융 시험대
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 기업 앤스로픽이 구글의 맞춤형 반도체를 확보하기 위한 초대형 자금조달 과정에서 사모투자회사 블랙스톤에 연 10%가 넘는 수익률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과 4개월 전 유사한 거래에서 적용한 금리 8.5%보다 높은 수준으로 AI 인프라 투자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기술기업들의 차입 비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음을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특히 앤스로픽이 투자적격 신용등급 확보를 추진하는 가운데 높은 이자 부담을 감수하고 있다는 점에서 AI 산업의 급격한 성장과 자금조달 위험 사이의 균형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앤스로픽이 600억달러(약 80조2800억원) 규모의 반도체 금융 거래에서 블랙스톤에 연 10% 이상의 수익률을 제시했다고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블랙스톤 90억달러 투자 추진…연 10% 이상 수익률 제시
앤스로픽이 추진하는 자금조달 계획은 '프로젝트 노스스타'로 불린다.
총 600억달러에 달하는 이번 금융 거래는 구글이 개발한 맞춤형 AI 반도체인 텐서처리장치(TPU)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조달 대상은 약 1.5기가와트(GW) 규모의 반도체로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역대 최대 규모의 반도체 금융 사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FT에 따르면 블랙스톤이 운용하는 펀드들은 전체 자금 가운데 90억달러(약 12조42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180억달러(약 24조840억원) 규모로 구성되는 후순위 대출의 절반에 해당한다.
대출금은 앤스로픽이 향후 5년 동안 지급할 반도체 임차료를 담보로 한다.
블랙스톤에 제시된 표면금리는 연 10%다.
여기에 신규 발행 할인과 각종 수수료를 반영하면 투자자가 얻는 전체 수익률은 10%를 웃돌게 된다.
금융정보업체 ICE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미국 BB등급 고수익 채권지수에 따르면 비슷한 신용위험을 가진 기업들이 공개 채권시장에서 부담하는 수익률은 약 7% 수준이다.
블랙스톤에 제시된 금리가 이보다 약 3%포인트 높다는 점에서 이번 거래의 높은 자금조달 비용이 주목받고 있다.
나머지 후순위 대출 90억달러는 앞으로 수개월 동안 더 폭넓은 투자자들에게 판매될 예정이며 적용 수익률은 블랙스톤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4개월 만에 금리 8.5%서 10%로…AI 투자 위험 프리미엄 상승
이번 거래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불과 몇 달 사이 상승한 차입 비용이다.
앤스로픽은 4개월 전 '프로젝트 빅스카이'라는 유사한 거래를 통해 약 44억달러(약 5조887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당시 적용된 금리는 연 8.5%였다.
이번에 블랙스톤에 제시된 표면금리 10%와 비교하면 1.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FT는 “이같은 비용 상승은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위험 프리미엄 요구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대형 기술기업들이 비교적 짧은 기간에 막대한 투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출기관들이 높은 차입 규모와 향후 수익성에 대한 위험을 더욱 신중하게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규모 금융 거래를 추진하는 기술기업들이 핵심 투자자를 조기에 확보하기 위해 더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번 거래는 AI 관련 차입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추진되고 있어 금융시장의 자금 공급 의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사례가 될 전망이다.
◇투자적격 신용등급 목표에도 고금리 차입…상장 이후 비용 감소 기대
높은 차입 비용은 앤스로픽의 신용등급 개선 목표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설립 5년 차인 앤스로픽은 투자적격 신용등급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신용평가사 KBRA는 지난 6월 앤스로픽에 투자적격보다 한 단계 낮은 신용등급을 부여했다.
이번 후순위 대출도 이와 비슷한 수준의 등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블랙스톤은 앤스로픽 관련 채권에서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드문 투자 기회로 이번 거래를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FT에 따르면 블랙스톤은 투자 파트너들에게 앤스로픽이 기업공개(IPO) 이후 투자적격 신용등급을 확보하면 차입 비용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재 제시된 높은 수익률은 앤스로픽이 신용등급을 개선하기 전 단계에서 얻을 수 있는 투자 기회라는 판단이다.
다만 앤스로픽이 실제로 투자적격 등급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향후 재무구조와 사업 성과에 달려 있다.
◇브로드컴이 420억달러 선순위 채무 보증…2027년 자금 집행 예정
전체 600억달러 규모의 자금조달에는 선순위 채무와 후순위 대출이 함께 포함된다.
이 가운데 약 420억달러(약 56조1960억원)는 브로드컴이 보증하는 선순위 채무로 구성된다.
브로드컴은 구글과 함께 앤스로픽이 사용할 맞춤형 AI 반도체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블랙스톤이 투자하는 90억달러는 이와 별도로 구성된 후순위 대출에 포함된다.
선순위 채무와 후순위 대출은 상환 우선순위와 위험 부담이 다르기 때문에 블랙스톤에 제시된 10% 금리가 전체 600억달러 자금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FT에 따르면 자금이 실제로 인출되는 2027년에는 관련 채무가 미국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규칙 144A 채권시장에서 거래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대규모 반도체 금융 거래가 초기 투자자들의 자금 공급뿐 아니라 향후 기관투자자 대상 채권 유통시장과도 연결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거래의 성사 여부와 최종 조달 조건은 향후 AI 기업들이 대규모 반도체 투자금을 확보할 때 부담해야 할 금융비용을 가늠하는 기준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FT는 투자자들이 기술기업의 급격한 설비투자 확대와 차입 증가를 우려하는 상황에서 이번 거래가 AI 관련 부채에 대한 시장의 투자 수요를 시험하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