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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미국의 이란 공습…중동 정세 일촉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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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미국의 이란 공습…중동 정세 일촉즉발

맥사 테크놀로지스가 제공한 위성 사진에 22일(현지 시각) 이란의 이스파한 핵시설이 미국의 공습으로 파손돼 있다. 사진=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맥사 테크놀로지스가 제공한 위성 사진에 22일(현지 시각) 이란의 이스파한 핵시설이 미국의 공습으로 파손돼 있다. 사진=AP/뉴시스
트럼프 행정부의 신 중동 질서 구상의 핵심은 이란의 핵시설과 하마스를 무력화하고,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수교를 이루는 일이다. 미국이 이란 내 3개 핵시설을 기습 타격한 이유다.

공격당한 핵시설에는 순도 60%의 농축 우라늄 40㎏이 보관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3주 안에 핵무기 9개를 제조할 수 있는 분량이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정보를 기반으로 46년 만에 반미 이란 공격을 감행한 셈이다.

미국의 이란 직접 공격은 중동 정세를 격변으로 몰고 갈 게 분명하다. 이란은 이미 이스라엘에 미사일 보복 공격을 가하는 한편 미군에 대한 저항도 예고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소탕하기 위해 다양한 공격 카드를 준비 중이다. 이에 맞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위협에서 중동을 보호한다는 목표를 공유하는 저항 세력의 보복도 활발해질 기세다. 한마디로 복잡한 공격과 보복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역학 구조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경우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의 35%와 액화천연가스(LNG)의 33%가 지나가는 길목이다. 한국으로 오는 중동산 원유의 99%도 이곳을 통과한다.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될 경우 유가와 해상운임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석유 공급 차질로 유가와 물류비가 상승하면 미국발 관세 전쟁보다 더 심한 글로벌 경기 침체를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제유가와 환율 등 외부 변수로 인한 국내 물가 상승은 경제에 치명적이다. 당장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로 인한 환율 상승이 문제다. 위험 회피를 위해 달러 강세가 나타나면 수입 물가는 올라가게 돼 있다.

그렇지 않아도 침체 일로인 소비나 금융시장 전반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체일수록 비용 압박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수익성이 나빠지면 투자와 고용도 줄이게 된다.

악순환 고리에 빠져들지 않으려면 민관이 협력해 비상 시기를 관리하는 방법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