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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美·中,이번에는 항만 수수료 보복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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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美·中,이번에는 항만 수수료 보복전

미국과 중국이 14일부터 상대국 선박에 대해 입항 수수료 전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중국 상하이 양산항에 컨테이너선이 정박해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과 중국이 14일부터 상대국 선박에 대해 입항 수수료 전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중국 상하이 양산항에 컨테이너선이 정박해 있다. 사진=뉴시스
미국과 중국이 14일부터 상대국 선박에 대해 입항 수수료를 부과 중이다.

미 무역대표부(USTR)가 중국의 해양 지배에 대응하고 자국 조선업을 보호한다는 명분 아래 항만 수수료 부과를 예고하자 중국도 이에 맞춰 보복에 나섰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 선사의 선박에 대해 톤당 50달러의 입항세를 부과하고, 매년 30달러씩 인상할 계획이다. 제3국 선사에서 운영하는 중국 선박에 대해서는 톤당 18달러씩 징수하고 있다.

중국 교통부도 맞보복에 나섰다. 미 국적 선박에 톤당 400위안씩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며 맞대응 중이다.
미·중 해상 패권 전쟁의 여파로 15개 컨테이너 항로의 운임을 종합해 매주 발표하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3분기 중 14.3%나 하락했다.

10년 만의 최대 하락폭이다. 글로벌 무역의 90% 이상을 처리하는 해운 시장이 미·중 마찰로 크게 위축되는 모양새다.

글로벌 조선산업에서 중국 조선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10대 조선소 중 절반 이상이 중국 몫이고, 지난해 기준 세계 신조(新造) 발주량의 48%를 점유 중이다.

현존하는 컨테이너선의 경우 중국산 비율은 33.3%다. 발주된 선박 중 중국 비중은 66.2%에 이른다. 벌크선의 경우 현존선 기준 41.1%와 발주선 기준 63.4%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유조선도 현존선의 20.6%, 발주선의 65.5%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발주 선박까지 운항할 경우 중국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57.7%에 이를 전망이다. 미국이 견제에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국내 해운사인 HMM이나 팬오션 등은 국산 선박을 이용하고 있어 수수료 영향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하지만 자동차 운반선의 경우 중국뿐 아니라 한국·일본·스웨덴에서 건조한 선박도 수수료 부과 대상이다.

글로벌 해운업계 전체가 미·중 간 해상 패권 다툼에 민감해진 이유다. 연말 화물 물동량 성수기까지 시장 위축과 운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