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으로 읽는 21세기 도덕경' 제46장
이미지 확대보기욕심 하면 권력욕·재물욕이 먼저 생각날 테고 그로 인한 허물이 가장 두려운 재앙의 근원이라 할 수 있지만, 허물은 비단 탐욕만을 뜻하지 않는다. 가족 혹은 타인과 오해로 인한 다툼이라든지 사랑·우정·의리 등등 일상에서 짓는 허물은 모래알같이 많다. 그런데 그 숱한 허물을 곰곰이 따져보면 하나같이 나와 너를 분별해 생각하고 판단하는 이기적 속성에서 비롯됨을 알 수 있다.
초월적인 성자를 제외한 모든 인간은 어차피 이기적 속성이 불변의 천성처럼 마음에 깊이 자리 잡고 있어 중생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기에 노자를 비롯한 여러 성현이 무위한 덕의 마땅한 도리와 이익됨을 강조했을 것이다. 과일나무 한 그루가 무위로 제 열매를 뭇 인간에게 내주고도 초연하듯이 무위로 베푸는 덕을 실천할 수만 있다면 그 어떤 경우든 불만이 없을 테니 영원한 행복이란 무위로 위하는 데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석가모니 붓다, 예수 그리스도, 소크라테스가 그랬다. 그들은 무위한 덕행만을 삶의 가치로 삼아 일생을 중생을 위해 살았다. 하지만 인간은 그들의 지극한 덕행을 본받아 이기적 속성에서 벗어나려는 인연 심을 하루에도 수십, 수백 번을 내면서도 실행하지 못한다. 한평생 허물이란 인과를 농부가 씨앗을 뿌리듯 삶의 여정 곳곳에 심으면서 살아간다. 노자는 그런 허물에 대해 재미있는 비유를 들고 교훈을 남겼다. 비유와 교훈은 이러하다.
전쟁은 왜 일어나는가? 탐욕과 이해관계 때문이다. 이익이 될 만한 것이 많고 국력이 약하면 강대국의 먹잇감이 된다. 그리고 나라와 나라 관계일지라도 하찮은 인간사처럼 얽히고설키는 이해관계가 전쟁을 유발한다. 침략하거나 침략당하거나 전쟁은 목숨을 초개같이 잃기는 마찬가지다. 전장은 도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지옥이다. 그냥 죽이고 죽는 아귀 세상이 그럴까? 인정도 없고 사정도 없고 연민도 없다. 인간으로서의 지독한 허물만 있을 뿐이다.
하지만 천하에 도가 있으면 말이 전장에서 물러나 똥 수레를 끈다고 하였다. 똥 수레는 농사용 거름으로 쓸 똥통을 실어 나르는 농기구다. 도가 있으니 전쟁이 없고, 전쟁이 없으니 말은 농사를 짓는 일에만 쓰인다. 태평한 천하를 비유한 말이다. 그러나 도가 없으면 전쟁이 나고 말은 마구간에서 새끼를 낳지 못하고 전장 어느 한 모퉁이에서 새끼를 낳을 만큼 천하는 안정을 찾지 못한다. 전쟁은 만족과 화해를 모르는 탐욕과 이해관계 때문에 일어난다.
그러기에 노자는 죄는 욕심보다 큰 것이 없고 재화는 만족하지 않는 것만큼 큰 것이 없다고 했다. 그리고 허물은 움켜쥐는 욕심보다 큰 것이 없으니 만족할 줄 알면 항상 만족하여 불만이 없지 않겠는가? 하고 반문했다.
실로 도가 없는 세상은 인간사이건 국가 대사이건 다르지 않다. 재물 축적 또는 경제 침탈을 통해 부와 권력과 명성을 드높이려는 자들의 탐욕 그리고 감정 대립으로 인한 이해관계가 빚어내는 비극은 그칠 날이 없다. 아마도 유사 이래 한 번도 그친 적이 없는 것 같다. 사람과 사람 간의 화해와 인류의 평화는 언제쯤 올까? 아마도 아득한 후일 그때나 가능할 것 같다. 그때란 ‘너’와 ‘나’가 아니라 ‘우리’가 될 때, 그 꿈은 이루어질 것이다.
이미지 확대보기정경대 한국의명학회 회장(종교·역사·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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