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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몰 비용만 수십억원…유찰에 수의계약 이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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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몰 비용만 수십억원…유찰에 수의계약 이유 있었네

대형건설사 10곳 중 7곳 수주 '0건'···"사업성 악화···선별 수주"

대출금리 상승과 공사비 급등에 건설사가 정비업계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정비사업장이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이뤄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대출금리 상승과 공사비 급등에 건설사가 정비업계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정비사업장이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이뤄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출금리 상승과 공사비 급등에 건설사가 정비업계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정비사업장이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이뤄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10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1분기 재개발 수주액은 2조630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7% 감소했다.
올해 1분기 수주 실적을 공개한 국내 상위 건설사 10곳의 정비사업 수주액은 3조9994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4조5242억원)와 비교해 약 12% 줄었다. 2년 전(6조7786억원)과 비교하면 40% 가까이 감소한 수치다.

특히 상위 10대 건설사 중 삼성물산·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GS건설 등 7개 사는 올해 1분기 정비사업 수주 물량이 '0'건이었다.
실제 최근 올 상반기 강북 재개발 요충지로 꼽혔던 서울 성북구 길음5구역 재개발사업 시공사 선정 입찰 결과 포스코이앤씨 한 곳만 사업제안서를 제출하면서 유찰됐다. 앞서 지난 3월말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등 총 10개사가 참여했으나 응찰에 나서지 않은 것이다.

지난달 시공사 입찰을 마감한 서초구 신반포27차 역시 SK에코플랜트 단독 입찰로 수의계약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첫 입찰은 무응찰됐고 공사비를 인상해 두 번의 입찰을 진행했으나 모두 SK에코플랜트만 단독 참여했다.

재건축이 활발한 송파 지역에서도 수의계약 추진이 잇따르고 있다. 송파구 '잠실우성4차' 재건축 조합은 시공사 입찰이 잇따라 유찰된 이후 공사비를 인상해 재입찰을 진행했다. 고금리와 치솟는 공사비, 시장 침체 등에 따라 재건축·재개발이 과거와 같은 사업성을 보장하지 못하면서 정비사업 전반이 위축되는 분위기다.

시공사들이 정비사업에서 발을 빼고 수의 입찰 경쟁을 피하려는 이유는 재건축 조합이 제시하는 공사비는 턱없이 낮은데 사업성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 용산 등 핵심 입지의 사업지들도 시공사를 찾지 못해 유찰되는 실정이다.

또 재건축 수주전 홍보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고도 소득을 거두지 못하면 수십억원대의 매몰비용이 발생한다. 실제로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3월 현대건설과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시공권 경쟁을 벌였지만 수주전에서 패해 20억원 이상의 매몰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역시 올해 1월 포스코이앤씨와 부산 촉진2-1구역 재개발 수주 경쟁을 벌였으나 승리하지 못해 비슷한 규모의 매몰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통상 건설사들은 재건축 수주전 홍보에 총공사비의 3% 수준을 지출하는데, 시공권 확보에 실패한 건설사 홍보 비용은 모두 매몰되고 만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재건축 수주전에는 막대한 비용이 발생한다"며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의 여파로 무분별한 수주로 사업을 확장하기보단 신중히 사업성 검토를 하고 선별 수주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보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mtollee12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