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식시장이 부진했던 부분도 있지만, 특히 SK그룹은 전 계열사 주가가 하락하면서 공정위 기준 국내 5대그룹(삼성·SK·현대차·LG·롯데) 중 시가총액 감소 비율도 가장 컸다.
올들어 SK그룹 시가총액 감소 비율은 -38.17%이나 된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977.65에서 2356.73로 -20.85%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도 크게 부진한 모습이다.
22일 종가 기준 국내 5대 그룹의 올해 시가총액 증감 비율을 살펴보면 삼성그룹(-18.19%). SK그룹(-38.17%), LG그룹(-16.9%, LG에너지솔루션 제외시), 현대차그룹(-20.27%), 롯데그룹(-8.99%)를 보이고 있다.
5대그룹 중 LG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유일하게 시가총액이 증가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 효과를 제외할 경우 16.9%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SK그룹의 주요 계열사의 올해 주가 성적을 살표보면, 그룹의 지주사인 SK의 경우 개선된 실적으로 지난해 말 주가 25만1000원(시총 18조6115억)에서 20만1000원(시총 14조9040억)을 기록해 19.92% 하락해 코스피와 유사하게 움직였다.
전체 계열사 중 시가총액 감소비율이 가장 큰 계열사는 -69.85%를 기록한 인크로스가 치지했다. 다만, 시총 규모가 작아 상대적으로 그룹에 미치는 영향은 적었다.
하지만 주력 계열사인 반도체, 바이오, 2차전지 관련 대형 계열사들 주가가 무너지면서 그룹 전체적으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시가총액 1조원 이상 계열사 중 하락률 1위는 65.60% 급락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차지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지난해 말 시가총액 11조9780억원에서 7조8570억원 줄어들어 현재 4조1200억원을 가까스로 넘긴 상태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 순위도 36위에서 79위로 밀려났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 주가 급락의 원인은 실적 부진이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3분기 매출액 1353억원, 영업적자 22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영업이익 기준 컨센서스(영업적자 67억원)을 밑도는 수치다. 분리막 생산량은 전분기 대비 증가했지만, 북미향 판매시 물류차질이 생겨 실 출하량은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63.56% 급락하면서 시가총액이 10조원 넘게 줄었다. 지난해말 17조2125억원에서 1년만에 10조9162억원 가량이 줄었다.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전환된데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이 유독 낮은 접종률을 기록하면서 주가는 꾸준히 하락했다. 월간 기준으로 살펴봐도 3월, 7월, 11월만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SK그룹에서 가장 큰 외형을 차지하는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의 경기 침체와 소비심리 악화로 직격탄을 맞았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해 말만 해도 시가총액 95조원대로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올들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밀려 시총 4위로 떨어졌다. 이날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57조657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에만 37조7105억원이 줄어든 것으로 그룹 시총 감소분의 약 절반에 해당한다.
증권가에선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크게 줄면서 SK하이닉스 실적이 내년 2분기까지 지속해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그나마 SK가스가 에너지 가격 상승에 힘입어 1.57% 하락에 그치며 계열사 중 가장 선방했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key@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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