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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펀드가 삼성물산에 보내는 메시지..."ROE 높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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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펀드가 삼성물산에 보내는 메시지..."ROE 높여라"

삼성전자 지분 매각 불사 의미도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영국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캐피탈(Palliser Capital)은 삼성물산에 지배구조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영국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캐피탈(Palliser Capital)은 삼성물산에 지배구조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뉴시스
영국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캐피탈이 삼성물산에 요구하는 것은 한 마디로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이다. ROE는 기업가치의 함수로 불리는 만큼 당연한 처사다. 하지만 지주사 체제 전환 등을 언급하는 것은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ROE 개선을 위해서 삼성전자 지분을 포기하라는 해석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영국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캐피탈(Palliser Capital)은 삼성물산에 지배구조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삼성물산 시가총액이 내재가치 대비 약 250억달러 할인(63%)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 부분 현금흐름 추가 배당, 자사주 소각 가속화, 비핵심 사업부(패션, F&B) 매각 혹은 분할 상장, 지주사 체제 전환 등을 제안했다.

현재 삼성물산의 배당 재원은 계열사(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생명 등)로부터 받은 배당금이다. 팰리서캐피탈은 삼성물산이 자체 사업(건설, 상사, 패션, 레저, 식음료 등)을 통해 발생한 현금흐름도 배당 재원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올해 초 삼성물산은 오는 2025년까지 관계사 배당수익의 60~70%를 환원하고 보유 자사주 2472만주를 5년 간 전략 소각한다고 발표했다. 팰리서캐피탈은 자사주 소각 기간을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배당과 자사주 소각, 비핵심 사업부 매각, 지주사 체제 전환은 결국 자본 재배치를 말한다. 자본 재배치란 기업이 현재 영위하고 있는 사업 구조 전반 재편을 의미하고 이를 통해 자본활용도를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한다. 쉽게 말해 삼성물산이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여야 한다는 뜻이다.

지주사 체제 전환은 여러 법안 문제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이를 제외한 자본 재배치를 고려해도 가치 상승은 쉽지 않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문제는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로부터 출발한다.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가 삼성물산 주가에 반영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를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삼성물산 투자를 통해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은 배당뿐이다. 삼성물산이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매각할 수 없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차익’을 기대할 수 없다.

물론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받은 배당을 재배당하는 과정에서 배당성향을 올리는 것은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두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하기 때문에 단순 자본 재배치 만으로 삼성물산의 ROE가 개선되기는 어렵다.

삼성물산 ROE가 개선되기 위해서는 비핵심 사업 매각과 동시에 여타 주력 사업이 확대돼야 한다. 또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 말 그대로 폭발적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물산에 기여하는 힘이 크기 때문에 이를 능가하는 수준으로 자체 사업을 끌어올려야 근본적인 ROE 개선이 가능해진다.

기업의 주주환원 방법은 크게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성장을 위한 투자 등 3가지다. 기업으로 유입된 자금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팰리서캐피탈의 요구는 삼성물산이 기존에 내놓은 주주환원 대비 더 빠르고 강하게 추진하라는 압박의 의미다.

한편, 지주사 체제 전환이 어려운 상황임을 알면서도 팰리서 캐피탈이 이를 언급한 배경에는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매각을 간접적으로 언급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 삼성전자 지분을 30%까지 확보해야 하는데 현재 시가로 대략 100조원이 필요하다”며 “지주사 체제 전환을 언급하는 것은 삼성물산에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하라는 의미로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로선 가능성이 없는 얘기지만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하고 그 대금을 배당재원으로 사용하거나 자사주 소각, 신성장 동력 확보 등에 투자할 경우 기업 가치가 크게 오를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이성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sk1106@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