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03 11:28
바람이 산들산들 불고 청명한 하늘에 기분 좋은 햇살이 가득한 10월의 가을날이면 생각나는 그림들이 있다. 빛을 그리고 자연의 순간을 기록하는 화가들, 바로 인상파의 작품들이다. 에두아르 마네(Edouard Manet), 에드가 드가(Edgar De Gas), 클로드 모네(Claude Monet), 오귀스트 르누아르(Auguste Renoir) 등 인상파 화가들은 형식적으로도 전통적인 회화 기법들을 거부하였을 뿐만 아니라 신화나 성화의 주제에서 벗어나 일상적인 삶, 자연, 평범한 여인을 그렸다. 당시의 기득권층과 국가권력을 위한 회화가 아닌 새로운 예술을 지향함으로써 실질적인 모더니즘의 시작과 이후 다양한 미술사조들의 발전을 이끌어냈다.1863년 5월, 파리 살롱전에서 낙선한 화가들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열렸던 낙선전에서 가장 많은 비판을 받은 작품이 있다. 바로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식사’이다. 마네는 이 그림으로 명성을 잃고 대중들과 비평가들의 질타를 받았지만, 신고전주의 회화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젊은 화가들에게는 새로운 예술에 대한 희망과 영감을 주었다. 마네의 ‘올랭피아’ 역시 피죽도 못먹은 여자의 시체를 그린 저속한 그림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살롱전에서 낙선했지만 ‘풀밭 위의 점심식사’와 마찬가지로 정면을 응시하는 당당한 시선의 여인, 평면적인 묘사와 원색적인 색감은 그 자체로 새로운 화풍의 시작을 알리는 과감한 도전이었다.2015.09.26 08:44
지금 예술의 전당에서 모딜리아니 전시가 한창이다. 학창시절 미술 교과서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얼굴이 긴 여인의 초상화가 바로 모딜리아니의 작품이다. 파리에서 활동한 유대계 이탈리아인 아메데오 모딜리아니(Amedeo Modigliani, 1884-1920)는 짧은 생을 살다간 재능 있는 화가로 어느 화파로 분류할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하고 개성 있는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보여준다. 가느다란 목에 길고 창백한 얼굴을 살짝 기울이고 저마다의 사연을 간직한 듯한 표정을 하고 있는 모딜리아니의 그림들…. 아프리카 미술을 떠올리게 하는 인체 표현과 미묘한 색감, 구체적인 묘사는 없지만 단순하고 간결한 얼굴에서도 모델의 특징과 매력이 충분히 뿜어져 나온다. 그가 그린 다양한 여인 초상화 중 단연 돋보이는 그림이 있다. 그의 아내이자 최고의 뮤즈, 잔느 에뷰테른(Jeanne Hebuterne)이다. 모딜리아니는 1917년 파리에서 19살의 소녀 잔느 에뷰테른을 만나게 된다. 부유한 집안의 아름다운 어린 딸 잔느와 가난하고 인정받지 못한 유대인 화가 모딜리아니의 만남은 시작부터 강렬했고 이내 뜨거운 사랑으로 발전했다. 보수적인 잔느의 부모님은 가난한 화가 모딜리아니와의 결혼을 반대하지만 둘은 함께 살기 시작했고 니스에 가서 딸을 낳게 된다.2015.09.18 12:53
어두운 배경, 터번을 쓰고 신비로운 표정으로 화면 밖을 바라보는 한 소녀…. 무언가 말을 하는 듯한 눈빛과 함께 어둠 속에서 은은하게 빛나는 진주 귀걸이로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그림이 있다. 바로 ‘북유럽의 모나리자’로 불리우는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1666년 경)다.이 그림을 소재로 한 소설을 각색하여 만든 영화로 콜린퍼스와 스칼렛 요한슨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피터 웨버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2004)를 보면 주제인 그림만큼이나 그 시대적 배경이 눈길을 끈다. 베르메르의 작품 속 색채와 톤을 간직한 화면 속에 흰색 면으로 만든 머릿수건을 두른 그리트, 푸줏간의 순수한 청년, 시끌벅적하고 생기 넘치는 시장, 아기자기한 돌담과 좁은 골목…. 바로 17세기 네덜란드의 모습이다. 네덜란드는 르네상스 이후의 유럽 미술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로테르담과 암스테르담을 중심으로 유럽 최고의 해상 무역 중심지가 되어 17세기 황금시대를 맞이한 네덜란드(Dutch Golden Age). 이 때 네덜란드는 렘브란트(Rembrandt Harmensz Van Rijn), 베르메르(Johannes Vermeer) 등 유명한 화가들을 배출시킨 유럽 문화의 중심지였다.2015.09.03 13:27
르네상스 웨딩홀, 르네상스 호텔….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는 르네상스라는 단어를 볼 때마다 웃음이 나오면서도 르네상스 문화의 위대함이 문득 느껴지곤 한다. Renaissance(르네상스)는 Re(다시)와 Naissance(태어나다)의 합성어로 예술 및 학문의 재생과 부활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프랑스어다.중세시대는 신 중심의 사상과 아름다움이 찬양되었고 봉건 제도로 인해 개인의 자유와 창조성은 존중받지 못하던 사회였다. 신적인 완전성을 지향하고 자유롭지 못했던 중세의 문화에 반발하여 과거 찬란했던 고대 그리스·로마 문화를 이상으로 새로운 문화를 일으키자는 운동이 바로 14세기 르네상스 운동이었다. 르네상스 운동은 미술·건축·사상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일어나 학문과 예술의 전반적인 발전을 가져오게 된다.유럽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이 움직임이 처음 시작된 곳은 이탈리아 피렌체였다. 14세기에 시작되어 15세기를 거쳐 프랑스와 영국·독일 및 북유럽 지역까지 확대되는 르네상스 문화가 태동했던 곳 피렌체. 그리고 이 위대한 문화의 진원지를 통치하며 르네상스를 꽃피운 가문이 바로 메디치 가(家)다. 메디치 가문은 원래 피렌체 공화국의 중산층 가문이었으나 이후 은행업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교황을 비롯한 뛰어난 인재들을 배출하며 1400년부터 피렌체의 군주로서 약 350년간 그 명성을 지속시킨 유럽 최고의 가문이다.2015.08.28 09:46
최근 영동대로 일대의 변신이 예고되어 화제다. 서울시는 강남의 코엑스몰과 옛 한전부지를 연결하는 영동대로의 지하공간을 대중교통 환승 허브이자 시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2021년까지 상업과 문화가 어우러진 복합공간을 완성하겠다는 이 대규모 사업의 모델은 바로 프랑스 파리의 ‘라 데팡스(La Defense)’다.라데팡스는 파리의 서북쪽 지역에 위치한 신도시로, 옛 파리의 도시 모습에 현대적 감각을 더하여 만들어진 곳이다. ‘야외 박물관’, ‘센강의 맨하튼’이라는 별명을 가진 문화 상업지구 라데팡스. 도심에서 떨어진 곳에 새롭게 건설된 야심찬 신시가지, 그 이상의 기능과 의미를 품은 라데팡스를 가능하게 한 진짜 비결은 무엇일까. 라데팡스는 현재까지도 꾸준히 발전되고 있는 상업지구로서 1958년 라데팡스개발공사(EPAD)가 6년에 걸쳐 행정적 절차들을 밟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끝에 개발을 착수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에도 현재 라데팡스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30여 년간의 점진적인 개발 기간을 거쳤다. 라데팡스와 관련된 70년대의 신문 기사에는 ‘환상 도시’, ‘미래 도시’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라데팡스는 분명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파리의 옛 시가지와는 확연히 다른 새로운 미래도시처럼 보이지만 철저한 계획과 긴 진화 과정의 그 중심에는 ‘역사적 중심축(Great Axis) 연결’이라는 분명한 원칙이 존재하고 있다.2015.08.21 13:14
지금 동대문디지털플라자에서는 ‘디올정신(ESPRIT DIOR)’이라는 전시가 한창이다. 프랑스를 대표하며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패션 브랜드 크리스챤 디올(Christian Dior)이 1947년부터 제작해 온 컬렉션들과 패션이라는 예술로서 추구해 온 가치를 현대미술을 통해 보여주기도 하는 전시다.나는 이 전시를 보며 패션, 그리고 복식문화라는 것이 곧 예술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실생활에서 가장 가까운 예술로서 미술적 요소로 자아를 표현하는 수단이 곧 패션이다. 파리는 꾸뛰르이고 꾸뛰르가 곧 파리라는 디자이너 크리스챤 디올의 말을 떠올리며 패션 역사의 한 페이지를 화려하게 장식한 아름다운 드레스들을 보니 명화 속에서 그 시대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옷자락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여인들이 떠올랐다.많은 그림들 중에서도 인상주의 작품들은 그 당시 파리의 문화, 분위기와 여인들의 복식문화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물론 18세기 프랑수아 부셰(Francois Boucher)가 그린 퐁파두르 부인의 초상이나 엘리자베스 루이즈 비제 르 브룅(Elisabeth Louise Vigee-Le Brun)이 그린 마리 앙투아네트의 모습은 정말 아름답고 화려하다. 화려한 레이스와 반짝이는 보석, 포근한 벨벳과 부드러운 실크의 질감과 색감이 그대로 느껴진다.2015.08.15 09:31
얼마 전 컬러링북(Coloring Book)이 큰 인기를 끌었다. 로봇이나 공주 캐릭터에 색을 입히는, 아이들을 위한 색칠놀이의 성인판이라고 볼 수 있다. 알록달록 색깔을 칠하고 무언가를 그리고 끄적거리는 행위를 통해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다며 ‘힐링을 위한’ 어른들의 고상한 취미로 떠오른 것이다.다양한 종류의 컬러링북이 있지만 대부분 자연, 여행지, 디자인 패턴, 명화 등의 주제로 아름답고 다소 복잡한 도안들이 책으로 묶인 것이다. 무언가에 색을 입힌다는 것, 색연필을 잡고 칠한다는 것, 자기만의 그림책을 완성한다는 것. 이 일련의 행위가 바쁜 생활에 지친 이 시대의 어른들에게 어떻게, 어떤 위로를 던진 것일까. 어린 아이들은 누구나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 손에 힘이 생기기 시작하면 낙서를 하고 싶어하는 법. 끄적이고 그리고자 하는 것, 나아가 창작하고자 하는 것은 곧 인간의 본능이다. 유년기를 벗어나 더 이상 자유로운 창작놀이가 허락되지 않은 어른들에게 컬러링북은 일종의 소박한 미술시간일 것이다.퇴근 후 자기만을 위한 시간, 색연필을 잡은 손이 바쁘게 움직인다. 미술을 통해 시각적인 자극과 무언가를 만든다는 성취감을 맛본다. 이러한 과정의 중심에는 바로 ‘색(色)’이 주는 즐거움이 있다.2015.08.09 12:42
최근 베르사유궁전 정원에 설치되어 있던 작품 'Dirty Corner'에 노란색 페인트가 뿌려져 있어 논란이 되었다. 이것은 2015년 베르사유 궁전 현대미술 전시의 초청을 받은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의 작품에 대한 테러였다. 왕궁 건물 맞은편에 설치된 이 작품이 루이 16세의 부인이었던 마리 앙투아네트의 성기를 표현한 것이라는 여론 때문에 이 전시는 시작부터 도마 위에 올랐다.인도 출신의 아니쉬 카푸어는 영국 최고의 현대 미술상인 터너상을 받고 현재 세계적인 거장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다. 아니쉬 카푸어 작품과 전시에 쏟아지는 많은 관심은 이제 미술계에서는 당연한 일이지만, 이번 논란은 베르사유 궁전에서 열리는 전시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더욱 두드러진 것이 아닌가 싶다.베르사유 궁전은 원래 루이 13세가 지은 사냥용 별장이었으나 17세기 루이 14세의 명령으로 정원을 꾸미고 건물을 증축시켜 화려한 궁전으로 다시 태어난다. 프랑스 바로크 건축양식의 정수를 보여주는 세계문화유산이기도 하다. 베르사유 궁전은 그 자체만으로도 프랑스 왕족의 문화를 상징하는 훌륭한 건축물이지만, 세계 각국의 젊은 관람객을 지속적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참신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2008년부터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티스트를 초청해 현대미술 전시를 매년 열고 있다.2015.07.31 14:28
작은 배들이 떠다니는 강변을 따라 버드나무가 바람에 흩날리는 곳으로 일본 내에서는 정말 유명하지만 국내에는 비교적 덜 알려진 곳이 있다. 17~19세기 에도시대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간직한 구라시키와 그곳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준 오하라 미술관이다. 구라시키는 일본 오카야마현(岡山縣)에 위치한 곳으로 작은 운하와 회벽, 검은색 기와지붕이 어우러져 특유의 고풍스럽고 한적한 분위기가 가득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마을이다. 오사카까지 농산물을 실어 나르는 수로로 이용되었던 구라시키강을 끼고 발달한 이 마을은 예로부터 해안교통의 요지이자 상업지역이었다.구라시키에는 당시 거상들의 저택과 창고들이 많이 남아있는데 일본정부는 운하를 따라 창고들이 늘어선 거리를 중심으로 전통적 건조물군 보존지구로 지정하여 구라시키 미관지구로 관리하고 있다. 맑은 운하를 따라 드리워진 버드나무, 에도시대를 연상시키는 인력거와 고급스러운 기와지붕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구라시키 미관지구의 풍경은 엽서의 그림처럼 한적하고 평화롭다.이 아름다운 구라시키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일본 최초의 사립 미술관인 오하라 미술관(大原美術館)이다. 에도시대의 고풍스러운 가옥들 사이로 그리스 신전을 연상시키는 이오니아양식의 미술관이 보인다.2015.07.17 13:01
나오시마에서 페리를 타고 40여분쯤 달리면 섬 이누지마(犬島)가 나온다. 이누지마는 개 모양을 닮은 커다란 바위가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나오시마와 함께 세토우치해에 위치한 이누지마는 2-3시간이면 둘러볼 수 있는 작은 섬이다. 이곳에는 1909년부터 조업을 시작했던 구리 정련소가 세워져 구리를 만들어내며 많은 인구가 유입되었던 곳이었지만 1920년대 이후 구리 가격이 폭락하면서 공장은 폐쇄되고 많은 노동자들은 이누지마를 떠났다. 버려진 섬 이누지마. 하지만 이후 이 가련한 섬의 아름다움에 첫눈에 반해 이곳을 미술의 섬으로 바꾼 사람이 있었다. 바로 일본의 현대미술가 야나기 유키노리(柳幸典)이다. 그는 1992년 나오시마의 베네세하우스 개인전에 초대받아 나오시마를 포함한...2015.07.12 11:03
미술은 끊임없이 지역적인 발전을 이루었고 그 중 지역 미술계를 넘어 세계 미술 흐름에 큰 영향을 미쳤던 경우도 적지 않다. 유럽 미술을 주도하던 예술가들이 제 2차 세계대전을 피해 미국 뉴욕으로 이동하게 되면서 예술의 도시 파리는 잠시 주도권을 잃고 뉴욕이 20세기 현대미술의 성지가 되었었다. 그 이후 20세기 후반 현대미술의 도시라는 바통을 이어받은 주자는 바로 영국 런던이었다. 현재까지 홍콩, 베이징, 바젤, 베를린 등 현대미술을 주도하는 도시들은 많아지고 미술계는 보다 다극화되었지만 영국은 17세기 네덜란드, 18-20세기 초 프랑스, 20세기 중반 미국에 이어 미술사에 보다 참신하고 혁신적인 영국 현대미술이라는 한 획을 뚜렷하게 그었다.현대미술 성지로서의 영국 런던...2015.07.03 13:48
비엔날레(Biennale). ‘2년 마다’를 뜻하는 이탈리아어로 미술 분야에서는 2년 마다 열리는 대규모 전시 행사를 일컫는 용어로 고유명사가 되었다. 20세기에 접어들며 미술 교류가 국제적으로 활발해짐에 따라 세계 각국에서 대규모의 국제 미술전시회가 기획 되었으나 각 지역의 새로운 동향을 알기 위한 적당한 주기의 문제 혹은 기획 및 전시 준비 기간의 문제로 2년 마다(비엔날레), 또는 3년 마다(트리엔날레) 행사를 열고 있는 추세이다.이탈리아의 베니스 비엔날레, 미국의 휘트니 비엔날레, 프랑스의 리옹 비엔날레, 쿠바의 하바나 비엔날레 등이 유명하고 우리나라에서 1995년에 처음으로 열린 광주 비엔날레도 이미 큰 미술 행사로 자리를 잡았다. 비엔날레는 하나의 테마를 중심으로 실험적이고 지역적인 특색이 있는 작품들을 모아 전시하며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보여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려는 의도로 시작되었다. 대부분 미술계의 주류미술을 다루는 미술관 전시나 상업적인 작품들이 중심이 되는 아트페어와는 다른, 실험적이고 참신한 작품들을 국제적인 규모로 다루는 미술 잔치로 기획된 것이 바로 비엔날레이다.전 세계에서 열리는 많은 비엔날레 중에서도 단연 가장 유명하고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것은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베니스 비엔날레이다.2015.06.20 10:00
요즘 대한민국에서는 요리하는 섹시한 남자를 뜻하는 ‘요섹남’, 방송에서 맛있게 먹는 장면을 보여주는 ‘먹방’, 식욕을 자극하는 음식의 이미지나 영상을 담은 ‘푸드포르노’ 등이 인기다. 무엇을 어떻게 요리해서 맛있게 먹는지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거운 요즘, 먹는다는 것은 더 이상 인간이 생존하기 위한 본능적이고 기초적인 행위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들의 음식은 더욱 더 맛있게, 더 건강하게, 그리고 더 아름답게 진화하고 있다. 요리는 입으로만 먹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도 먹는 것이기에. 음식은 예술이 되고, 눈으로 먹는 행위 자체도 예술이 된다. 결국 예술도 음식을 닮으려 한다. 아트는 이렇듯 다른 분야와 만나며 계속 확장하고 진화한다. 요리의 마무리는 플레이팅(Plating)이라는 말이 있다. 맛은 물론이고 보기에도 예술 작품 같은 음식으로 유명한 레스토랑이 많다. 뉴욕 모마의 1층에 위치한 The Modern은 뉴요커들에게도 가장 세련되고 멋진 프렌치 레스토랑으로 유명하다. 뉴욕의 여러 특급 호텔에서 명성을 쌓아온 셰프 가브리엘 크루더(Gabriel Kreuther)의 아름다운 음식들은 모마에 전시된 작품들만큼이나 감각적이다. The Modern에서의 요리들을 눈으로 먹는 것은 미술 작품들을 감상하는 것과 비슷한 예술적 체험을 선사하는 것이다.2015.06.12 13:34
지난 달 럭셔리 브랜드 살바토레 페라가모가 ‘붉은 산수(Between Red)'로 유명한 한국 작가 이세현과 함께 협업하여 실크 스카프를 만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패션 브랜드와 이세현 작가의 붉은 산수화와의 만남…. 참 흥미롭다. 사실 럭셔리 브랜드와 한국 작가와의 협업은 매우 드물지만 해외 유명 작가들과의 협업 사례는 적지 않다.루이비통의 모노그램 가방을 벚꽃과 체리 패턴으로 꾸민 무라카미 다카시, 키치한 무늬가 가득히 프린트 된 스텔라 매카트니의 드레스를 탄생시킨 제프 쿤스 등이 그 예이다. 협업의 형식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럭셔리 브랜드의 디자이너들이 미술 작품에 영감을 얻고 그 자체를 브랜드의 콘셉트로 내걸기도 한다. 돌체 앤 가바나는 이탈리아 남부 도시인 시칠리아의 문화와 이탈리아 중세 미술 작품에 영감을 받은 디자인을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프라다와 질샌더 역시 마크 로스코의 강렬하고 감각적인 색상에 영감을 받은 옷들을 선보인 적이 있다. 젊은 작가들을 선정하여 후원하는 방법으로 미술과 손잡는 브랜드도 있다. 지난 5월 초 에르메스 코리아는 제16회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 수상자로 미술작가 정금형을 선정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럭셔리 브랜드 에르메스는 3년에 한번 씩 젊은 디자이너들을 대상으로 주최하는 디자인상인 '에밀 에르메스 상', 에르메스 장인들의 기술과 현대 미술가들의 창작 사이에서 연결고리를 만들어보고자 예술가들에게 작업공간을 제공하는 ‘아티스트 레지던스 프로그램’, 그리고 한국의 젊은 미술가들을 대상으로 작업을 후원하고 전시를 열어주는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 등 다양한 미술 관련 후원활동을 해오고 있다.2015.06.05 15:47
지난해 가을, 석촌호수를 찾아온 노란 ‘러버덕’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공공장소에 귀여운 모습의 거대한 노란 인형이 등장하니 그 오리가 머무는 몇 개월간 석촌호수는 명소가 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여러 매체에 소개된 바가 있듯이, 러버덕은 단순한 고무인형이 아닌 공공미술(Public Art) 작품이다. 플로렌타인 호프만(Florentijn Hofman)이라는 현대미술 작가가 시민들에게 잠시나마 휴식을 제공하고 놀라움과 웃음을 주고 싶다는 의도로 만든 것이다. ‘나의 작품은 일상으로부터 잠시 휴식을 준다. 걸어가던 사람이 잠시 길을 멈추고 자전거를 타던 사람은 내려서 서로 대화를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서로 관계를 만들어 간다. 이것이 공공장소에서 작품을 전시하는 효과다.’ 작가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가 공공미술이 무엇인지, 어떠한 힘을 가질 수 있는지 쉽게 설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차적인 의미의 공공미술은 지역사회를 위해 제작되고 지역사회가 소유하며 향유하는 미술을 뜻한다. 그러나 공공미술이라는 개념은 1960년대 미국의 ‘The Percent for art(미술을 위한 일정지분투자)’와 ‘Art in public place(공공장소의 미술)’제도에 기초를 두고 형성된 것으로 보다 복잡하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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