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3 체계 2025년 내내 '대부분 사용 불가'…블록 4 성능 개량 연쇄 지연
이란 전선 실전 투입 중에도 구형 SW로 운용…록히드마틴 신뢰성 논란 재점화
이란 전선 실전 투입 중에도 구형 SW로 운용…록히드마틴 신뢰성 논란 재점화
이미지 확대보기세계 최대 무기체계 사업인 F-35 라이트닝 II가 이란과의 군사 충돌이 본격화된 와중에도 핵심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사실상 정체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5일(현지 시각) 블룸버그(Bloomberg)가 펜타곤 시험평가국(DOT&E)의 연례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F-35에 새로운 전투 능력이 단 하나도 추가되지 않았다. 업그레이드 과정 자체가 '정체(stagnated)'됐다는 것이 보고서의 핵심 평가다.
TR-3 체계, 2025년 내내 '대부분 사용 불가'…연산력 37배 확대 약속은 공염불
F-35의 성능 개량 핵심인 '테크니컬 리프레시 3(Technology Refresh-3, TR-3)' 체계가 여전히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TR-3는 L3해리스(L3Harris)가 제작한 신형 통합핵심프로세서(ICP)를 기반으로, 기존 TR-2 대비 연산 능력을 37배, 메모리를 20배 확대하고 신형 파노라마 콕핏 디스플레이를 제공하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통합 업그레이드다. 블록 4(Block 4) 성능 개량의 기술적 토대이기도 하다.
그러나 DOT&E 보고서는 TR-3가 2025년 대부분의 기간 동안 "안정성 문제, 능력 부족, 결함의 지속적 발견"으로 인해 "대부분 사용할 수 없는 상태(predominately unusable)"였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이 보고서가 "완전한 시험을 거치지 않은 소프트웨어 버전"을 다루고 있다고 부언했다.
2024년 7월 록히드마틴은 TR-3 탑재 기체 인도를 재개했지만, 이는 완전한 전투 능력이 아닌 '축소판(truncated version)' 소프트웨어로 훈련 기능만 지원하는 수준이었다. DOT&E는 "프로그램이 기존 TR-2 체계의 결함을 해결하면서 동시에 TR-3 항전자 업그레이드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러스 고에마에르(Russ Goemaere) 펜타곤 F-35 프로그램 대변인은 "보안 문제로 구체적인 수치를 밝힐 수는 없으나, 최소한 TR-3가 기존 TR-2와 동등한 수준의 안정성을 입증해야만 작전용으로 수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블록 4 성능 개량에 연쇄 타격…차세대 무장·레이더 통합 지연 불가피
TR-3의 지연은 단독 이슈가 아니다. TR-3는 차세대 성능 개량인 블록 4(Block 4)의 기술적 토대로, TR-3이 안정화되지 않으면 블록 4의 모든 하위 업그레이드가 연쇄적으로 지연된다. 블록 4는 단일 패키지가 아닌 단계적 업그레이드로, AN/APG-85 신형 AESA 레이더 통합, AIM-260 JATM 등 차세대 무장 통합, 비운동성 전자전 능력 강화, 표적 인식 및 다영역 연동성 향상 등을 포함한다.
DOT&E는 "TR-3 항전자 업그레이드에 추가된 개발·시험 문제가 TR-2 구성 기체의 블록 4 능력 인도 일정에도 추가 지연을 초래했다"고 명시했다. 2025년 9월 미 회계감사원(GAO) 보고서에 따르면, 펜타곤은 블록 4 계획을 축소해 2031년까지 인도 가능한 능력에 집중하고, 엔진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일부 능력은 추가 연기하거나 아예 삭제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블록 4 비용 역시 당초 106억 달러(약 15조 원)에서 165억 달러(약 24조 원) 이상으로 폭등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란 전선에서 실전 투입 계속…TR-2 구형 SW로 작전 수행
F-35는 소프트웨어 문제에도 불구하고 이란 전선에서 실전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다만 현재 이란 임무를 수행 중인 항모 USS 에이브러햄 링컨(CVN-72) 탑재 해병대 F-35C는 신형 TR-3가 아닌 구형 TR-2 소프트웨어로 운용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지난 2월 3일, 링컨호에서 발진한 해병대 전투공격비행대(VMFA) 314 '블랙나이츠' 소속 F-35C가 항모에 접근하는 이란제 샤헤드-139 드론을 격추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란 드론이 미군의 비확대 조치에도 불구하고 함정에 계속 접근했다"고 발표했다. 별도 사건으로 같은 날 이란 혁명수비대(IRGC) 해군 보트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국 국기 유조선을 나포하려는 시도도 발생했다.
이스라엘 공군도 자체 F-35I '아디르(Adir)'를 투입해 전과를 올리고 있다. 지난 4일 이스라엘군은 F-35I가 테헤란 상공에서 이란 공군 Yak-130을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F-35가 유인기를 격추한 최초의 공대공 전투 사례로 기록됐다. 영국 공군(RAF) 역시 지난 3일 F-35B로 요르단 상공에서 이란제 드론을 격추하며 F-35의 첫 실전 전과를 기록했다.
비용 배경…2조 달러 사업의 구조적 위기
F-35 프로그램은 미군 전체에 총 2470대를 도입할 계획으로, 개발·조달 비용 4850억 달러(약 724조 원)와 77년간의 운용·유지비 1조 5000억 달러(약 2239조 원) 이상을 합치면 총 사업비가 2조 달러(약 2985조 원)를 초과하는 미군 역사상 최대 무기체계 사업이다. 2025년 9월 기준 812대가 미군에 인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인 시절부터 F-35의 비용이 "통제 불능"이라고 비판해 왔으며, 2018년 기체 단가를 약 25% 인하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2026회계년도(FY2026) 국방예산 안에서는 F-35 조달 수량을 기존 68대에서 47대로 축소하고, 절감분을 무인기·귀검소 미사일 등에 재배분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아울러 사이버 보안 시험도 미비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계획된 9건의 사이버 취약성 시험 중 3건만 완료됐으며, 인원 감축과 예산 우선순위 조정이 주요 원인이었다. 축소된 시험 과정에서도 "추가 결함이 발견됐다"고 보고서는 기술했다. 피트 헤그세스(Pete Hegseth) 국방장관은 지난해 DOT&E 인력을 감축한 바 있어, 이번 보고서의 작성 역량 자체에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한국군 시사점…F-35A 60대 도입국으로서 예의주시 필요
한국 공군은 F-35A 40대를 인도받아 운용 중이며, 추가 20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TR-3/블록 4 업그레이드 지연은 한국군의 전력 증강 일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AN/APG-85 레이더 통합, AIM-260 미사일 운용 능력, 전자전 성능 강화 등 블록 4의 핵심 능력이 언제 한국군 기체에 적용될 수 있을지 미 측과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록히드마틴 측은 이번 보고서 내용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