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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NSC 대폭 축소로 외교 정책 혼란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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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NSC 대폭 축소로 외교 정책 혼란 커져

NSC 인력 100명 넘게 줄여…우크라이나·베네수엘라 정책 혼선 뚜렷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2025년 3월 10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로 향하는 군용기 안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2025년 3월 10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로 향하는 군용기 안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력을 크게 줄이면서 외교와 안보 정책에서 혼란이 커지고 있다. 5월 말 백악관이 NSC 직원 100명 넘게 해고한 뒤 NSC의 역할이 약해졌고,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중단과 베네수엘라 인질 협상 실패 등 주요 외교 현안에서 혼선이 두드러진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지난 10(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NSC 인력 절반 넘게 해고…정책 조율 기능 사실상 멈춰


백악관은 523NSC 인력 100명 넘게 해고했다. 전체 NSC 인력의 절반이 넘는 규모로, 조직을 50명 안팎으로 줄였다. 워싱턴포스트와 로이터 등 복수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43일 극우 성향 인사 로라 루머의 요청을 받은 뒤 NSC 핵심 직원 최소 5명을 해임했고, 5월 초에는 마이클 왈츠 국가안보보좌관을 해고했다. 이후 국무장관 마르코 루비오가 국가안보보좌관도 맡았다.

NSC1947년 만들어진 뒤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 결정을 돕고, 국무·국방·재무·법무부와 정보기관 등과 정책을 조율해왔다. 이번 대규모 인력 감축으로 NSC는 정책을 만들고 조율하는 기능이 사실상 멈췄고, 정책 결정 과정에서 각 부처와 고위 관료들 사이에 충돌이 잦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베네수엘라 인질 협상에서 혼선

NSC 약화는 최근 우크라이나와 베네수엘라 등 주요 외교 현안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미국 국방장관 피트 헤그세스와 정책 담당 엘브리지 콜비는 최근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무기 지원을 별도 예고 없이 중단했다. 미 합동참모본부는 미국의 무기 비축량이 충분하다고 결론 냈지만, 헤그세스는 백악관, 국무부, 의회, 우크라이나와 유럽 동맹국에 미리 알리지 않고 무기 선적을 멈췄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통화한 뒤에야 무기 선적 재개를 지시했다.

베네수엘라 인질 협상에서도 NSC의 조율 부재가 드러났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리처드 그레넬 특사가 각각 다른 조건으로 베네수엘라 당국과 협상을 벌이면서, 서로 다른 메시지가 전달돼 협상이 결렬됐다. 루비오는 베네수엘라에 억류된 미국인과 정치범 석방을 위해 약 250명의 베네수엘라인을 미국에서 석방하는 방안을 제시했고, 그레넬 특사는 셰브론의 석유 채굴 허가 연장 조건을 내걸었다. 이 때문에 베네수엘라 쪽은 미국의 공식 입장을 혼동했고, 협상은 성과 없이 끝났다.

NSC 약화에 대한 현지 평가


미국 정치권과 외교·안보 업계에서는 이번 NSC 축소가 미국 외교 정책의 일관성에 큰 타격을 줬다는 평가가 많다. 주요 외신은 “NSC가 정책 조율 기능을 잃으면서 각 부처와 고위 관료들이 제각각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NSC 약화가 미국 외교 정책 혼란의 대표 사례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책 현장에서의 혼란은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로이터는 “NSC의 역할이 대통령 의제 집행에만 치우치면서, 본래의 정책 조율과 전략 수립 기능이 사실상 사라졌다고 전했다.

미국 NSC의 대규모 축소와 그에 따른 외교 정책 혼란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베네수엘라 인질 협상 등 주요 현안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관련 업계에서는 “NSC의 약화가 미국 외교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성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NSC의 기능을 어떻게 다시 세울지 주목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