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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3분기 성적표 '빨간불'…"中 무비자·통합 재편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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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3분기 성적표 '빨간불'…"中 무비자·통합 재편 변수"

여객은 늘었지만 수익성 악화
中 관광객 유입·통합 LCC, 4분기 변수
"과잉경쟁 완화 위한 정책·제휴 필요"
국내 LCC들이 출혈경쟁으로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픽=나연진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국내 LCC들이 출혈경쟁으로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픽=나연진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항공업계 최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에도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는 겨우 적자를 벗어났지만 대다수는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며 지난해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업계 전반에 걸쳐 사업자 수가 늘며 출혈경쟁이 지속된 탓에 단기간 반등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여객 수요는 꾸준히 증가했지만 실적은 반대로 악화됐다. LCC들이 핵심으로 삼는 일본 노선에서 항공사들이 저가 티켓을 대거 풀면서 단가가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빈 좌석 운항을 피하기 위해 마련한 할인 공세가 오히려 수익성을 갉아먹은 셈이다. 계절적 요인도 겹쳤다. 여름 휴가철 특수는 반영됐지만 추석 연휴가 10월로 넘어가면서 3분기 수익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정부가 오는 29일부터 내년 6월까지 중국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면서 중국 노선을 강화해온 LCC들에는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 실제 중국인 관광객 유입이 확대되면 국제선 수요는 늘어나고 노선 운항률(Load Factor)도 개선될 여지가 있다.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과정에서 산하 LCC 재편도 중장기적으로 판도 변화를 이끌 요인으로 꼽힌다.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이 합쳐질 경우 '메가 LCC'의 출범으로 경쟁 구도가 바뀔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고착화된 저가 위주의 경쟁 구조를 완화하기 위해 정책적·산업적 해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윤철 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과잉경쟁이 발생하는 중복노선에 대한 허가 및 슬롯배분 재설계가 정책적으로 요구"되며 "산업적으로는 LCC간 전략적 제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LCC업체들의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국제선 운항비 부담 완화(공항 사용료·슬롯비 조정), 연료비·환경 규제에 대한 보조금 제도, 세제 감면 등을 통해 비용 구조 개선 지원을 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통합 LCC 출범도 업계 판도를 뒤흔들 변수다. 황 교수는 "진에어와 에어부산·에어서울이 합쳐지면 매출, 기단 규모, 네트워크, 노선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메가 LCC’로 도약하게 된다"며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타 LCC들은 상대적으로 규모의 경제 격차, 비용 경쟁력 등에서 압박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연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achel080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