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위에 구리 방열판 직결하는 'HPB' 기술 엑시노스 2600에 첫 적용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 '19.5W' 고발열 논란 속 해결사 자처…파운드리 수주 반전 카드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 '19.5W' 고발열 논란 속 해결사 자처…파운드리 수주 반전 카드
이미지 확대보기삼성전자가 고질적인 '발열(Heat)' 이슈를 해결할 혁신적인 패키징 기술을 앞세워 애플과 퀄컴 등 이탈한 대형 고객사 재유치에 나섰다. 차세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에 최초로 적용되는 '히트 패스 블록(HPB·Heat Pass Block)' 기술이 그 핵심이다. 삼성 파운드리는 이 기술을 통해 경쟁사 대비 획기적인 발열 제어 성능을 입증하고, TSMC에 빼앗긴 수주 물량을 되찾아오겠다는 전략이다.
11일(현지시각) IT 전문 매체 WCCF테크 등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자사의 독자적인 발열 제어 기술인 HPB 패키징 솔루션을 퀄컴과 애플 등 외부 고객사에도 개방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AP 위에 구리 방열판 직결…'30% 냉각' 혁명
삼성전자가 야심 차게 선보인 HPB 기술은 기존의 모바일 AP 패키징 공식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통상적으로 스마트폰용 AP는 공간 효율을 위해 메모리(DRAM)를 프로세서 위에 얹는 '패키지 온 패키지(PoP)' 방식을 사용해 왔다. 그러나 이 구조는 열이 빠져나갈 공간이 부족해 고성능 연산 시 칩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스로틀링(Throttling·발열로 인한 성능 저하)' 현상의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불타는' 스냅드래곤, 삼성 기술이 구원투수 될까
삼성의 이번 기술 개방은 경쟁사인 퀄컴이 직면한 발열 이슈와 맞물려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퀄컴의 최신 플래그십 칩셋인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Snapdragon 8 Elite Gen 5)'는 최근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심각한 전력 소비와 발열 문제를 노출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는 벤치마크 구동 시 보드 전력 소비량이 19.5W에 달했다. 이는 경쟁작인 애플 'A19 프로'의 12.1W와 비교해 60% 이상 높은 수치다. 고성능 코어의 클럭 속도를 무리하게 높인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는데, 이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심각한 방열 설계를 강요하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반면, 삼성의 차기작 엑시노스 2600은 HPB 기술 덕분에 안정적인 발열 제어를 보여주고 있다. 유출된 벤치마크 데이터에 따르면, 엑시노스 2600의 프라임 코어는 스냅드래곤 대비 약 4.6% 높은 클럭 속도에서도 안정적인 온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열의 대명사'였던 엑시노스가 오히려 경쟁사를 압도하는 '쿨(Cool)'한 칩으로 환골탈태한 셈이다.
TSMC 독주 체제 흔들 '히든카드'
하지만 칩의 성능이 고도화될수록 발열 제어는 미세 공정 경쟁만큼이나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만약 삼성이 엑시노스 2600을 통해 HPB의 효용성을 완벽하게 증명해 낸다면, 발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퀄컴이나 차세대 칩의 발열 제어를 고민하는 애플에게 삼성 파운드리는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칩의 성능 경쟁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이제 승부는 '누가 더 뜨겁지 않게 오래 달릴 수 있느냐'에서 갈릴 것"이라며 "삼성의 HPB 기술은 단순한 패키징 공법의 변화를 넘어, 파운드리 시장의 판도를 흔들 수 있는 전략적 무기"라고 평가했다.
[Editor’s Note]
'발열'은 그동안 삼성 파운드리와 엑시노스를 괴롭혀온 아킬레스건이었습니다. 하지만 삼성은 이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패키징 구조 자체를 뜯어고치는 정공법을 택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기술을 엑시노스 전용으로 가두지 않고, 경쟁자인 퀄컴과 애플에게까지 제안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우리 공정(파운드리)을 쓰면 당신들의 칩도 더 차가워질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자, 파운드리 수주를 위해서라면 칩 설계의 노하우까지 공유하겠다는 실용주의적 전략으로 읽힙니다. 2026년 반도체 시장의 관전 포인트는 '나노 경쟁'을 넘어선 '온도 경쟁'이 될 전망입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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