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오밍·테네시서 상업 원전 동시 착공… HD현대·엔비디아 '에너지 동맹' 합류
AI 데이터센터 전력 확보 비상… "실패 반복 안 한다" 건설 방식도 180도 전환
AI 데이터센터 전력 확보 비상… "실패 반복 안 한다" 건설 방식도 180도 전환
이미지 확대보기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각) 빌 게이츠가 설립한 테라파워와 구글이 협력하는 카이로스 파워가 각각 와이오밍주와 테네시주에서 차세대 원전 건설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빅테크 기업들이 단순히 전력을 구매하는 수준을 넘어, 직접 원전 생태계에 뛰어든 'AI-에너지 동맹'의 서막이다.
거대 원전의 몰락, '소형 모듈형'의 반격
미국 원전 산업은 그간 거대하고 복잡한 설계 탓에 공기 지연과 비용 폭등이라는 늪에 빠져 있었다. 지난 2013년 착공한 조지아주 원전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총 300억 달러(약 44조 5000억 원)라는 천문학적 비용을 쏟아붓고서야 최근 완공됐다.
이번에 착공한 차세대 원전은 완전히 다르다. 테라파워는 액체 나트륨을 냉각재로 활용해 설계를 단순화했다. 카이로스 파워는 용융 불화염을 사용하여 저압·고온 환경에서 안전성을 극대화했다. 345MW급 테라파워 원전은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결합해 전력 수요가 몰리는 피크 타임에 500MW까지 출력을 높인다.
특히 항공우주 산업의 '신속 프로토타이핑' 방식을 도입해 건설 기간을 42개월로 단축했다. 더 이상 '실험용 원자로'가 아니라 '상업적 경쟁력'을 갖춘 에너지원으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빅테크와 중공업의 '에너지 동맹'
이번 프로젝트는 기술 패권을 쥔 기업들의 이해관계가 완벽히 맞아떨어진 결과다. 구글은 카이로스 파워와 손잡고 향후 10년간 최대 500MW의 전력을 공급받기로 했다. 메타는 테라파워의 원전 8기 개발에 자금을 투입한다. 엔비디아의 벤처캐피털인 엔벤처스(NVentures)와 한국의 HD현대 역시 테라파워의 핵심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의 결합은 필연적이다. 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가는 데이터센터에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간헐적 에너지원을 보완할 '기저 부하' 전력이 필수적이다. 탄소 배출은 줄이면서 안정적인 전력을 확보하려는 빅테크와, 원전이라는 신시장을 개척하려는 제조사의 동맹은 이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표준이 될 전망이다.
K-산업의 기회와 투자자 체크리스트
대한민국 산업계는 이번 SMR 전환국면을 글로벌 공급망 진입의 골든타임으로 활용해야 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기자재 제조 기술과 변압기, 전선 등 송배전 인프라 경쟁력을 갖춘 한국 기업들에 기회가 열렸다. 특히 SMR 주기기 제작 역량은 테라파워·카이로스 등 미국 빅테크와의 파트너십을 확장할 핵심 열쇠다. HD현대의 사례처럼 선박 건조 경험을 활용한 모듈화 기술 수출은 단순 시공을 넘어선 고부가가치 솔루션이 될 것이다.
투자자와 시장 관계자는 이제 단순한 'AI 소프트웨어' 기업을 넘어 '전력 인프라'와 '에너지 효율'을 함께 봐야 한다. 다음 3가지 지표를 반드시 확인하라.
첫째, 빅테크의 설비투자(CAPEX) 중 에너지 항목 비중이다. 서버 증설 못지않게 전력망 확보에 얼마를 쓰는지 확인해야 진짜 AI 승자가 보인다.
둘째, SMR 상업화 속도다. 인허가 승인 여부와 실제 건설 공기 준수율이 해당 기업의 기술력을 증명하는 유일한 척도다.
셋째, 전력망 기자재 업체의 수주 잔고다. 원전에서 생산된 전력을 데이터센터까지 연결하는 구리, 변압기, 전선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AI라는 거대한 파도는 에너지를 먹고 자란다. 원전은 그 파도를 멈추지 않게 할 유일한 엔진이다. 이제 에너지를 확보하는 기업과 국가가 AI 시대의 최종 승자가 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