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비야디, ‘9분 충전’ 블레이드 배터리 공개… 전기차 ‘충전 포비아’ 정면 돌파

글로벌이코노믹

비야디, ‘9분 충전’ 블레이드 배터리 공개… 전기차 ‘충전 포비아’ 정면 돌파

10%에서 97%까지 단 9분… 영하 30도 혹한기에도 12분이면 완충
주행거리 1,036km로 대폭 상향, 1,500kW 초고속 충전기 2만 대 보급 선언
비야디는 약 9분 만에 10%에서 97%까지 충전할 수 있는 업데이트된 전기차 배터리를 자랑한다. 사진=비야디이미지 확대보기
비야디는 약 9분 만에 10%에서 97%까지 충전할 수 있는 업데이트된 전기차 배터리를 자랑한다. 사진=비야디
중국의 전기차 거물 비야디(BYD)가 단 9분 만에 충전을 마칠 수 있는 차세대 ‘블레이드 배터리’를 전격 공개했다.

이는 양산형 전기차 중 세계에서 가장 빠른 충전속도로, 최근 중국 내수 시장의 판매 부진을 획기적인 기술 혁신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7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BYD는 선전 본사에서 2020년 첫 출시 이후 6년 만에 블레이드 배터리의 대대적인 업데이트 버전을 발표하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 "기름 넣는 속도와 경쟁"… 저온 성능 한계도 극복


이번 업데이트의 핵심은 충전 속도의 비약적인 향상이다.

새 배터리는 잔량 10%에서 97%까지 충전하는 데 단 9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사실상 내연기관차가 주유하는 시간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전기차의 고질적 약점인 저온 성능도 대폭 개선했다. 영하 30도의 극한 환경에서도 20%에서 97%까지 약 12분 만에 충전이 가능하다.

주행거리 역시 혁신적으로 늘어났다. BYD의 고급 브랜드인 덴자(Denza) Z9GT 모델에 적용된 새 배터리는 1회 완충 시 최대 1036km를 주행할 수 있다. 이는 1세대(630km) 대비 약 64% 이상 향상된 수치다.

◇ 1,500kW 초고속 충전 생태계 구축… ‘송 울트라’부터 적용


BYD는 배터리 개발에 그치지 않고, 이를 지원할 인프라 구축 계획도 병행 발표했다. 왕촨푸 회장은 "단순히 최대 충전속도만 높인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충전 효율을 끌어올렸다"며 1500kW급 초고속 충전기 개발 소식을 전했다.
BYD는 2026년 말까지 중국 전역에 이 초고속 충전기를 2만 대 이상 설치해 자사 차량의 성능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새 배터리는 3월 말 판매 예정인 전기 SUV ‘송 울트라(Song Ultra)’를 포함한 총 11개 모델에 우선 장착된다. 송 울트라의 예약 주문 시작가는 15만5000위안(약 2만2470달러)으로 책정되어, 고성능 배터리를 탑재하고도 강력한 가격 경쟁력을 유지했다.

◇ 내수 부진 타개할 ‘승부수’… 글로벌 시장 흔들까


BYD의 이번 발표는 최근 6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는 판매 하락세를 반전시키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중국 내 전기차 제조사 간의 출혈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자체 생산 배터리'라는 강점을 극대화해 초격차를 벌리겠다는 계산이다.

특히 이번 기술은 단순한 주행 거리 연장을 넘어 전기차의 최대 진입 장벽이었던 '긴 충전 시간'과 '겨울철 배터리 방전 우려'를 동시에 해결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크다.

◇ 한국 배터리와 자동차 업계에 주는 시사점


BYD의 9분 충전 기술은 한국 산업계에 강력한 경고음이 되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E-GMP 플랫폼(800V 시스템)이 가졌던 충전 속도 우위를 중국이 위협하고 있다. 더 높은 전압의 충전 시스템과 정밀한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고도화가 시급하다.

저렴한 가격이 장점이었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이제 '속도'와 '주행 거리'까지 갖추게 됨에 따라, 국내 배터리 3사(LG엔솔·삼성SDI·SK온)의 차세대 LFP 및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일정을 앞당겨야 한다.

BYD가 중국 내 초고속 충전 표준을 선점할 경우, 동남아와 유럽 등 중국 전기차 진출국에서도 해당 인프라가 표준이 될 위험이 있다. 국가 차원의 초고속 충전 인프라 수출 및 표준화 전략이 필요하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