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토요타, 브라질 하이브리드 허브 구축… 현대차·기아 남미 전략에 불똥

글로벌이코노믹

토요타, 브라질 하이브리드 허브 구축… 현대차·기아 남미 전략에 불똥

28년 코롤라 라인 폐쇄 후 3조 2170억 쏟아붓는 이유
소로카바 11월 신규 라인 가동… 남미 전동화 패권 경쟁 본격화
도요타와 현대차가 브라질에서 하이브리드 주도권을 두고 경쟁하는 모습.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도요타와 현대차가 브라질에서 하이브리드 주도권을 두고 경쟁하는 모습. 이미지=제미나이3


브라질 경제 전문 매체 '포르탈 템포 노보(Portal Tempo Novo)'는 지난 7일(현지시각), 토요타 자동차가 오는 30일(현지시각)을 기해 상파울루주 인다이아투바 공장 가동을 완전히 멈추고 브라질 내 생산 거점을 소로카바로 일원화한다고 보도했다.

1998년 첫 가동 이후 28년간 코롤라 세단 100만 대 이상을 쏟아낸 인다이아투바 공장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토요타는 이 결정을 단순한 공장 정리가 아닌, 총 110억 헤알(약 3조 2173억 원)을 브라질에 쏟아부어 남미 하이브리드 생산 패권을 거머쥐려는 중장기 전략의 핵심 수순으로 규정했다.
현대차·기아 역시 브라질을 남미 친환경차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키우고 있어, 양측의 남미 전동화 경쟁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28년 코롤라 거점 문 닫고… 소로카바에 '하이브리드 허브' 세운다


토요타 브라질 법인은 이번 조치가 2024년 발표한 '브라질 생산 효율화 로드맵'의 후속 이행이라고 밝혔다. 법인장 에반드로 마지오(Evandro Maggio)는 당시 "인다이아투바 근무자 전원을 소로카바로 받아들이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는 11월에는 소로카바 공장 내 신규 생산 라인이 추가로 가동된다. 총 110억 헤알(약 3조 2173억 원) 규모 브라질 투자 계획의 핵심 사업으로, 단순 내연기관 생산을 넘어 하이브리드 모델 생산에 최적화된 복합 생산 기지를 구축하는 것이 골자다.

이미 소로카바 신규 라인 증설 과정에서 약 2000명의 직접 고용이 창출됐으며, 소로카바·지역 금속노조 위원장 레안드로 소아레스(Leandro Soares)는 "협력업체 등 간접 부문까지 포함하면 지역 내 약 8000개의 일자리가 추가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이번 행보를 두고 토요타가 브라질을 포함한 남미 신흥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기술 주도권을 확고히 하려는 포석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브라질은 연간 200만 대 이상의 신차가 팔리는 남미 최대 자동차 시장이다.

파업 딛고 노사 합의 완료… 45개월 퇴직금·2029년 고용 보장


공장 폐쇄 발표 직후인 2024년, 인다이아투바 노동자들은 거세게 반발하며 파업을 벌였다. 그러나 현재는 사측과 캄피나스·지역 금속노조 간 구체적인 보상과 고용 안정을 담은 협약이 체결됐다.

노조 위원장 자이르 도스 산토스(Jair dos Santos)는 "토요타가 합의 내용을 이행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자진 퇴직을 선택한 근무자에게는 45개월치 급여에 근속 연수 1년당 2개월치 급여가 추가 지급된다. 의료보험과 식품 바우처는 퇴직 후 36개월간 유지된다.

소로카바로 이전하는 근무자는 2029년 7월까지 고용이 보장되며, 거주지 이전이 어려운 경우 2개월치 급여에 1만 5000헤알(약 438만 원)이 별도 지급된다. 실제 이사를 택할 경우엔 2.4개월치 급여가 추가 지원된다.

현대차·기아도 브라질 11억 달러 베팅… 남미 전동화 패권 각축전


토요타의 행보는 현대차·기아의 남미 전략에도 직접적인 긴장 요인으로 작용한다. 현대차는 2032년까지 약 11억 달러(약 1조 6691억 원)를 브라질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투자에는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차 등 현지 시장에 특화된 친환경 차량 기술 개발이 포함되어 있어, 브라질을 남미 시장의 핵심 생산·판매 거점으로 키우려는 장기 포석이 담겨 있다.

현대차는 2026년부터 하이브리드, 전기차,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등 다양한 친환경 신차를 대거 출시할 계획이며, 2030년 글로벌 판매 555만 대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아는 현재 6종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2026년 8종, 2028년 9종으로 확대해 순차적으로 주요 시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토요타의 선점 효과는 만만치 않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 모터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미국 시장에서 같은 기간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판매가 70% 급증하는 동안 현대차의 증가율은 3.8%에 그쳤다.

남미 시장에서도 토요타가 소로카바 허브를 완성하면 현지 생산 원가와 공급 속도에서 상당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호르무즈 해협 긴장과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자동차 업계 전반의 생산 비용을 압박하는 가운데, 생산 거점 통합을 통한 고정비 절감은 완성차 업체 모두의 공통 과제로 부상했다.

소로카바 공장이 친환경 차량 생산 허브로 완전히 자리를 잡으면 브라질 내 전동화 모델 판매 비중은 한층 가파르게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