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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의 中 판매 부진, 日 계열 부품 공급업체 연쇄 타격… ‘탈혼다’ 독자 생존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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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의 中 판매 부진, 日 계열 부품 공급업체 연쇄 타격… ‘탈혼다’ 독자 생존 모색

닛케이, 혼다 의존도 40% 이상인 9개 주요 부품사 조사… 과반이 실적 감소 전망
지텍트·에프텍·티에스테크 등 中 사업서 직격탄… 영업이익 최대 95% 폭락하기도
혼다 모터는 중국의 급격한 전기차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혼다이미지 확대보기
혼다 모터는 중국의 급격한 전기차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혼다
혼다의 7월 中 공장 가동 중단에 불안감 고조… 인도·중국 현지 기업으로 고객 다변화 촉진

중국 자동차 시장의 급격한 전기차(EV) 대전환 속에서 일본 혼다자동차의 현지 생산 감축이 본격화됨에 따라, 혼다에 절대적으로 의존해 온 일본의 핵심 계열 부품 공급업체(계열사)들이 연쇄적으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

매년 가혹해지는 비용 절감 압박과 매출 급감에 직면한 일본 부품사들은 결국 오랜 '혼다 동맹'의 틀을 깨고 비(非)일본계 및 현지 완성차 업체로 고객선을 다변화하는 독자 생존 전략을 일제히 추진하기 시작했다.

20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9개 주요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긴급 실적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은 전체 매출의 최소 40% 이상을 혼다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이들 중 과반인 5개 기업이 오는 2027년 3월 종료되는 이번 회계연도에 전 세계 총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3개 기업은 순이익마저 동반 추락할 것이라는 어두운 성적표를 제출했다.

“구조조정 고민할 때”… 혼다 감산에 지텍트·에프텍 등 영업익 무더기 폭락


자동차 차체 구조 부품을 전문 생산하는 지텍트(G-Tekt)의 다카오 나오히로 사장은 실적 브리핑을 통해 "이제는 중국 사업 전체를 어떻게 근본적으로 재조직(구조조정)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지텍트는 2026년 3월 마감된 회계연도 기준 중국 사업에서만 무려 9억4000만 엔(약 89억3200만 원)에 달하는 막대한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혼다의 중국 내 생산 물량이 10% 이상 급감한 데 따른 직격탄이다.

실제로 지텍트는 지난해 중국 영토 내에서 사상 최초로 혼다보다 토요타자동차에 더 많은 제품을 납품하는 기현상을 겪기도 했다. 지텍트는 올해 중국 내 매출 목표를 전년과 비슷한 531억 엔, 영업이익 4억 엔 달성으로 잡았으나, 혼다가 오는 7월부터 일부 중국 시설의 가동을 무기한 중단할 예정이어서 이 같은 전망마저 극도로 불확실한 상태다.

다른 핵심 부품사들의 사정은 더욱 처참하다. 자동차 서스펜션(현가장치) 전문 제조사로 혼다 의존도가 60%를 웃도는 에프텍(F-Tech)은 이번 회계연도 아시아(일본 제외) 지역 매출이 21% 급감한 314억 엔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에프텍의 본국인 일본 내 영업이익은 무려 95%가 붕괴한 단 7600만 엔에 턱걸이할 것으로 관측됐다.

차량용 시트 및 인테리어 내장재를 공급하며 매출의 90%를 혼다에 기대고 있는 티에스테크(TS Tech) 역시 중국 현지 매출이 22%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69%가량 폭락할 것이라는 가혹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이론적 비용 무시하는 중국계 공습”… 혼다의 현지화 쥐어짜기에 계열사 반발


중국 토종 완성차 업체들이 파괴적인 가격 인하 치킨게임을 주도하자, 압박을 느낀 혼다는 지난 5월 중국 현지 부품 공급망을 대대적으로 활용해 제조 단가를 통째로 낮추겠다는 고강도 비용 절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혼다의 단가 인하 압박은 일본 부품 생태계의 거센 반발과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

지텍트의 다카오 사장은 "현재 중국 현지 부품 제조업체들은 이론적으로 반드시 투입되어야 할 고정비나 안전 비용조차 정상적으로 부담하지 않은 채 덤핑 공세를 펴고 있다"고 정면으로 지적하며 "이러한 불공정 구조 속에서 일본 자동차 산업 주역들의 생존 자체가 심각한 위험에 처했다"고 맹비난했다.

전통적인 품질 중심의 일본식 계열 시스템이 중국의 초고속·저비용 생산 아키텍처 앞에서 급격히 해체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86%의 족쇄 풀기… 인도·중국 로컬 메이저로 대대적인 이탈 전개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본 부품사들은 생존을 위해 혼다 단독 공급망에서 이탈하는 '자구책' 마련에 전격 착수했다.

자동차 프레임 제조업체인 에이치원(H-One)은 중국 내 '주요 고객(혼다)' 대상 생산 유치 규모가 2025년 3월 말 75만3000대에서 2026년 3월 말 63만7000대로 줄어든 데 이어, 이번 회계연도에는 50만4000대까지 추가로 수직 하락할 것으로 공식 확인했다.

마유미 세이키 에이치원 사장은 "단일 주요 고객의 비즈니스 플럭추에이션(변동성)에 회사의 명운이 너무 크게 흔들리고 있다"며, 현재 86%에 달하는 혼다향 매출 점유율을 대폭 축소하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티에스테크 또한 오는 2032년 3월 마감 회계연도까지 혼다 외 글로벌 타사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한 시트 판매량을 현재의 두 배 이상인 1000억 엔 규모로 강제로 끌어올리겠다는 장기 로드맵을 확정했다.

자동차 헤드램프 등 광학 부품을 공급하며 혼다 비중이 40%선인 스탠리 일렉트릭(Stanley Electric) 역시 이번 회계연도부터 비(非)일본계 완성차 제조사로의 전방위 수출 확대를 천명하고 나섰다.

타카노 카즈키 스탠리 일렉트릭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부품 업계의 전면적인 구조 변화를 요약하며 "이제는 일본차 브랜드에만 매달려서는 가혹한 비용 경쟁에서 결코 이길 수 없으며,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인도나 중국 현지 로컬 완성차 메이저로부터 견고한 대량 주문을 따내지 못하는 부품사는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수십 년간 엔화 가치 안정과 기술 결속으로 묶여 있던 일본 자동차 업계의 '전통적 계열화' 생태계가 중국발 전기차 쇼크로 인해 전례 없는 대분열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