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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주가 급등, ‘테슬라 인수 계산’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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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주가 급등, ‘테슬라 인수 계산’ 바꿨다

주가 37% 상승에 신주 발행 부담 46%→38%…포춘誌 “고평가 주식으로 고평가 주식 사는 구조”
스페이스X 주가 급등으로 테슬라 인수에 필요한 신주 발행 부담이 줄어들면서 양사 의 합병 계산법이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진=챗GPT이미지 확대보기
스페이스X 주가 급등으로 테슬라 인수에 필요한 신주 발행 부담이 줄어들면서 양사 의 합병 계산법이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진=챗GPT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합병설이 이미 시장에서 여러 차례 거론된 가운데 스페이스X 주가 급등으로 실제 인수 계산법이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은 스페이스X 주가가 오를수록 테슬라를 주식교환 방식으로 인수하는 데 필요한 신주 발행 부담이 줄어들고 있다며 이 점이 양사 합병설에 다시 힘을 싣고 있다고 20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핵심은 합병 가능성 자체가 아니라 스페이스X의 상장 후 주가 흐름이다. 스페이스X 주가가 공모가 대비 크게 오르면서 같은 테슬라를 사들이더라도 더 적은 스페이스X 주식으로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는 구조가 됐다는 얘기다.

◇ 공모가 기준 46%, 현재 주가 기준 38%

스페이스X의 공모가는 주당 135달러(약 20만7000원)였다. 이 가격을 기준으로 한 상장 전 기업가치는 약 1조7500억달러(약 2683조원)로 평가됐다.

이 상태에서 스페이스X가 시가총액 약 1조5000억달러(약 2300조원)의 테슬라를 전액 주식교환 방식으로 인수한다고 가정하면 합병 뒤 통합 기업에서 테슬라 주주에게 돌아갈 지분은 약 46%가 된다. 스페이스X 입장에서는 그만큼 많은 신주를 발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스페이스X 주가는 상장 첫 주 말인 18일 종가 기준 185달러(약 28만4000원)까지 올랐다. 공모가 대비 37% 상승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는 약 2조4400억달러(약 3741조원)로 불어났다.

포춘은 이 경우 테슬라 인수에 필요한 지분 발행 비율이 약 38%로 낮아진다고 분석했다. 스페이스X 주가가 뛸수록 기존 주주의 희석 부담이 줄어들고 테슬라 인수를 추진하기 쉬운 재무적 환경이 만들어진다는 설명이다.

◇ 테슬라 실적 둔화가 합병론 배경


테슬라 합병론이 계속 나오는 배경에는 테슬라의 실적 둔화도 있다.

포춘에 따르면 테슬라의 최근 4개 분기 일반회계기준(GAAP) 순이익은 34억달러(약 5조2000억원)에 그쳤다. 이는 2023년 150억달러(약 23조원), 2024년 70억달러(약 10조7000억원)에서 크게 줄어든 수치다.

그럼에도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여전히 약 1조5000억달러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포춘은 “이 기업가치가 현재 전기차 사업의 실적보다 로봇과 자율주행차에서 나올 미래 수익에 대한 기대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월가 일각에서는 테슬라의 높은 평가가 독자 성장 기대만이 아니라 스페이스X가 테슬라를 현재 가치에 가까운 가격으로 인수할 수 있다는 기대를 일부 반영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스페이스X의 그윈 쇼트웰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 12일 스페이스X가 테슬라를 인수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스페이스X와 테슬라가 앞으로 추진하려는 사업 방향이 겹치는 부분이 많다며 두 회사가 합쳐지면 머스크가 여러 회사를 따로 관리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 AI·테라팹 협업이 명분


실제로 스페이스X와 테슬라는 이미 여러 사업에서 연결돼 있다. 스페이스X의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두 회사는 디지털 업무 흐름 개발과 초대형 컴퓨팅 하드웨어 생산시설 테라팹 등에서 협력하고 있다.

테라팹은 연간 1테라와트 규모의 컴퓨팅 하드웨어 생산을 목표로 하는 시설이다. 스페이스X의 우주 데이터센터 구상과 테슬라의 로보택시·로봇·인공지능(AI) 반도체 전략이 맞물릴 수 있는 지점이다.

테슬라는 또 머스크의 AI 기업 xAI 지분을 통해 약 40억달러(약 6조1000억원) 규모의 스페이스X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xAI는 올해 2월 스페이스X에 인수됐다.

포춘은 “머스크가 스페이스X와 테슬라가 공통된 AI 비전을 공유한다고 주장할 수 있어 합병 명분을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내다봤다.

◇ 4조달러 기업 되지만 수익성은 취약


스페이스X와 테슬라가 현재 가치 수준에서 결합하면 통합 기업의 시가총액은 약 4조달러(약 6132조원)에 이른다. 이는 엔비디아, 알파벳, 애플에 이어 미국에서 네 번째로 큰 기업이 되는 규모다.

그러나 수익성 측면에서는 다른 초대형 기술기업과 차이가 크다. 포천은 스페이스X의 최근 4개 분기 손실이 테슬라의 이익을 상쇄하기 때문에 합병 기업은 막대한 시가총액에도 순이익이 마이너스인 독특한 기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포춘은 이를 두고 머스크가 “엄청나게 비싼 주식으로 또 다른 비싼 주식을 사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테슬라 주주에게는 유리할 수 있지만 스페이스X 주주에게는 불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스페이스X 주주들은 합병 전에는 회사 지분 100%를 보유하지만, 테슬라를 인수하면 통합 기업의 3분의 2 미만을 보유하게 된다. 대신 얻게 되는 것은 전기차 본업의 제한적인 이익과 로보택시, 로봇, 배터리 등 아직 수익성이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사업 포트폴리오다.

◇ 합병설보다 ‘계산법 변화’가 관전 포인트


이번 포천 보도에서 새롭게 주목할 부분은 스페이스X·테슬라 합병설 자체보다 스페이스X 주가 상승이 합병의 재무적 조건을 바꿨다는 점이다. 스페이스X가 높은 주가를 유지할수록 테슬라 인수에 필요한 주식 발행 부담은 작아지고 머스크가 양대 핵심 기업을 하나로 묶을 유인도 커진다.

다만 거래가 실제로 추진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양사 가치 산정, 주주 반발, 통합 후 수익성, 머스크 지배구조 논란 등 넘어야 할 변수가 많다.

스페이스X 주가가 높게 유지될수록 테슬라 인수 시나리오는 더 현실적인 계산으로 바뀔 수 있다. 그러나 그만큼 스페이스X 주주들이 감수해야 할 희석과 복합기업화 부담도 함께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논쟁의 초점은 단순한 합병 가능성보다 인수 조건과 기업가치 산정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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