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낙, 미시간 구 GM 부지에 9000만 달러 투입… 야스카와는 위스콘신에 1.8억 달러 AI 로봇 팹 착공
中 에스툰·이노반스 저가 공세에 1위 수성 흔들… 美 리쇼어링 및 극심한 노동력 부족이 전환 견인
트럼프 12.5% 추가 관세 속 현지 부품 조달망 부재는 난제… "일본산 핵심 부품 의존 여전"
中 에스툰·이노반스 저가 공세에 1위 수성 흔들… 美 리쇼어링 및 극심한 노동력 부족이 전환 견인
트럼프 12.5% 추가 관세 속 현지 부품 조달망 부재는 난제… "일본산 핵심 부품 의존 여전"
이미지 확대보기과거 일본 로봇 기업들의 최대 캐시카우이자 세계 최대 설치 시장이었던 중국에서 현지 로봇 기업들의 저가 덤핑 공세에 밀려 출하량 1위 자리를 빼앗기자, 미국 제조업 부흥(리쇼어링)과 엔비디아·구글 등 빅테크와의 AI 협력이 활발한 미국 시장을 미래 생존의 핵심 승부처로 낙점한 것이다.
화낙(FANUC)과 야스카와전기(Yaskawa Electric), 나치후지코시 등 일본 로봇 메이저들은 북미 현지에 수억 달러 규모의 공장과 물류센터를 잇달아 착공하며 자율 AI 탑재 로봇의 현지생산을 본격 저울질하고 있으나, 취약한 미국 내 정밀 부품 공급망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수시 관세 변경 리스크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9월 30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1위 로봇 자동화 기업인 화낙은 과거 제너럴 모터스(GM) 공장이 자리 잡고 있던 미국 미시간주 폰티악 부지에 총 9,000만 달러(약 1,200억 원)를 투입해 대규모 제조 및 물류 시설 건설에 본격 착수했다.
화낙 9천만 달러·야스카와 1.8억 달러 美 투자… '물리적 AI' 결합 로봇 양산 채비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는 화낙의 이번 미시간 신규 기지는 물리적 AI, 가상 시운전, 디지털 트윈 기술을 망라해 북미 전역의 자동화 솔루션 수요를 전담 지원하게 된다.
물리적 AI는 고도화된 인공지능 알고리즘과 초정밀 센서, 정밀 제어 로봇공학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로봇이 복잡한 실제 제조 현장에서 사람의 개입 없이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조작할 수 있도록 구현하는 기술이다.
미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AI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 역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정작 이를 실체화할 토종 산업용 로봇 하드웨어 제조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화낙은 이미 미국 현지에서 조립해 온 자동차 도장 로봇 외에도 회사의 간판 제품인 다관절 산업용 로봇의 미국 내 직접 생산을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엔비디아 및 구글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미국 기술 생태계와의 밀착도를 높이고 있다.
경쟁사들의 미국 진출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글로벌 로봇 4대 강자 중 하나인 야스카와전기는 위스콘신주에 1억 8,000만 달러(약 2,400억 원)를 투자해 최첨단 공장을 짓고 있으며, 2029년 2월까지 AI 기능이 내장된 산업용 로봇의 미국 현지 양산 라인을 본격 가동할 방침이다.
나치후지코시 역시 인디애나 공장에 자동화 로봇 조립 라인을 증설해 연내 가동에 들어가며 중국에 이은 두 번째 해외 생산거점을 확보할 계획이고, 가와사키중공업은 지난 5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AI 로봇 연구소를 설립해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와 의료·돌봄 로봇 분야에서 협력 전선을 구축했다.
中 저가 토종 기업에 밀려 1위 상실… 美 시장 매출이 中 추월
일본 로봇 업계가 미국으로 대거 뱃머리를 돌린 결정적 배경에는 중국 시장에서의 수익성 악화와 입지 축소가 자리 잡고 있다.
그동안 일본 기업들은 세계 공장인 중국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해왔으나, 에스툰(Estun Automation)과 이노반스(Inovance Technology) 등 막대한 정부 보조금을 등에 업은 중국 현지 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시장 점유율을 무섭게 잠식했다.
시장조사업체 MIR(Market Intelligence Resource)에 따르면, 화낙은 지난해 중국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수십 년간 지켜온 단일 출하량 선두 자리를 토종 경쟁사에 최종 내줬다.
반면 미주 지역 매출은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중국을 추월했다.
오카산증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화낙은 미국 산업용 로봇 시장의 56%를 장악하며 독보적 1위를 달리고 있고 야스카와도 7%의 점유율로 3위에 올랐다.
화낙과 야스카와의 미주 지역 합산 매출은 2023 회계연도에 3,616억 엔을 기록해 중국 매출을 사상 처음 앞지른 데 이어, 2025 회계연도에도 미국 매출이 3,607억 엔으로 중국 매출(3,445억 엔)을 지속적으로 상회했다.
만성적인 제조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미국 기업들이 생산성 극대화를 위해 공장 자동화 투자를 대폭 확대한 결과다.
'부품 조달망 공백'과 '트럼프 관세'… 美 현지화 안착의 양대 암초
그러나 미국 시장 중심의 사업 재편이 순탄하게 안착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난관도 적지 않다. 가장 큰 걸림돌은 미국 내 정밀 부품 공급망의 부재다.
산업용 로봇의 두뇌와 근육 역할을 하는 고신뢰성 인쇄회로기판(PCB), 서보 모터, 정밀 감속기 등 핵심 부품을 현지에서 제때 조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야마구치 겐지 화낙 사장은 현지에서 부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지 못할 경우, 전체 제조 비용이 가파르게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수십 년간 일본 본토에서 정밀 스펙을 맞춰온 전용 부품 협력사들을 미국 내에서 단기간에 대체하거나 새로 육성하는 것은 산업 기반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대다수 일본 로봇 제조사들은 현지 조립 공장만 세워두고 핵심 구동 부품은 여전히 일본에서 해상 운송으로 실어 나르는 기형적 공급망을 유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한 이후 더욱 예측하기 어려워진 무역 관세 정책도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7월 로봇 관련 제조 부품 및 완성품에 대해 12.5%의 추가 관세를 단행했다.
현지 조립을 통해 완제품에 대한 직접 관세 폭탄은 피할 수 있지만, 해외에서 수입되는 모터와 구동 엔진 등 핵심 부품에도 여전히 고율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어 수익성 방어가 쉽지 않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2025년 미국의 신규 산업용 로봇 설치량은 12% 증가한 3만 8,400대에 그쳐 여전히 연간 35만 대를 흡수하는 중국의 10분의 1 수준에 머물러 있는 만큼, 미완의 현지 공급망과 통상 불확실성을 딛고 미국을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으로 안착시킬 수 있을지 일본 로봇 업계의 전략적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