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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무거운 짐 내려놓고(209)]제11장, 미래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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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무거운 짐 내려놓고(209)]제11장, 미래를 위하여

“우리가 지어서 수확한 쌀과 잡곡을 해마다 친정에 보내주니까 부모님이 얼마나 좋아하시는지.......수확은 남보다 적어도 농약도 안 뿌리고 비료 대신 퇴비를 준 농산물이라고 자랑했더니 두 분 다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달빛도 고운 이르지도 늦지도 않은 밤이었다.
이따금 개구리 울음소리가 어둠의 정적을 운치 있게 깨뜨리고 멀리 산비둘기 우는 소리도 간간히 들리는 정겨운 밤이기도 했다. 어제 밤만 해도 피곤에 못 이겨 잠자리에 들기 바빴었다. 그러나 오늘 고구마를 심은 것으로 가을에 거둘 파종을 다한 터라 그들 부부는 한시름 놓은 편한 마음으로 참 오래 만에 마주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금년 가을에도 보내드립시다. 그나저나 그동안 일하느라 고생이 많았소. 곱던 당신 손이 거칠어지고.......자, 돌아앉아요. 어깨라도 주물러줄게.”

“아니에요! 당신이 돌아앉으세요. 힘든 일 너무 많이 하셨잖아요.”

“아니오. 이래 뵈도 나는 강골이오.”

“저도 강골이에요. 당신 만나서 농사지으라고 몇 년이나 요가로 몸을 단련시킨 것 같아요. 안 그랬음 몸살로 몇 날 며칠 끙끙 앓아누웠을 텐데.”

“당신도 이제 농촌 아낙이 다 되었소. 그 곱던 얼굴도 거칠어지고.”
한성민은 말은 그리해도 봄볕에 그을린 아내의 얼굴이 더 생기가 넘쳐보였다. 그러나 작고 하얗던 손이 까칠까칠해서 안쓰러웠다. 그래 아내의 두 손을 가만히 잡아서는 손바닥으로 비벼 그 마음을 전하였다.

“아이 참! 괜찮아요. 일하시느라 부르튼 당신 손은 어쩌고요!”

남편의 거친 손바닥에 손등이 껄끄러웠다. 하지만 손등을 스치는 까칠한 느낌이 행복해서 한 뼘이나 더 다가가 남편과 무릎을 맞대 영롱한 눈망울을 빛냈다.

“나야 농부니 당연하고........!”

한성민은 아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았다.

가만히 한 팔을 들어 아내의 어깨를 껴안자 머리카락 냄새가 향긋했다. 그녀는 이마를 남편의 가슴에 가만히 기댔다.

한성민은 잠시 아내가 그러고 있게 하였다. 그리고 두 손으로 아내의 양 볼을 감싸 안고는 머리를 들어 이마를 맞댔다가 머리카락에 살짝 키스하고는 속삭였다.

“당신이 나이고, 내가 당신이오.”

최서영은 행복했다.

남편의 몸속에 산화돼 들어가 심장이 겹쳐지는 것 같았다.

이윽고는 남편의 손길이 차례차례 위아래 옷을 풀어내자 파르르 떨며 그의 가슴으로 파고들었다. 남편이 일어나 불을 끄자 밝은 달빛이 비춰와 속살을 은은하게 드러내게 하였다.

아내를 반드시 누인 그는 오래도록 키스하고 귀와 목, 양 젖가슴을 입술로 애무하다가 음모를 거쳐 발끝까지 입술을 멈추지 않았다.

한성민은 탄트라섹스의 저 오묘한 애무의 순서를 정성을 다해 밟아가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음모 아래 질퍽하게 젖어 넘쳐흐르는 따끈하고 향기로운 현빈(玄牝)의 샘물을 혀끝으로 받았다.

최서영은 뜨거워진 온 몸의 전율이 격랑처럼 밀려와 겨운 신음을 가까스로 토해냈다. 달빛 밝음도 느껴지지 않았고 개구리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오직 사랑의 희열만이 몸과 마음에 불타오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