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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사용 조례 제정 공청회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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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사용 조례 제정 공청회 연다

서울시, 어렵거나 권위적인 행정용어 순화 위한 제도마련

[글로벌이코노믹=한성훈 기자] “첨두시, 전언통신문, 전말, 보직” 행정용어에서 접하는 말들이지만 일반인들은 무슨 말인지 잘 모른다. 그런가 하면 노점상, 노약자석 따위의 말은 자칫 비하의 뜻으로 들릴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왕조시대 용어인 하사, 계도, 치하 같은 말들도 여전히 쓰인다. 이에 서울시에서는 이해하기 어렵거나 시대에 뒤떨어진 행정용어를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우리말로 고쳐 쓰기로 했다. 서울시는 서울시민, 내부 직원 등의 다양한 의견수렴을 거쳐 개선이 필요한 말을 찾아내고, 국립국어원의 자문과 국어·한글 관련 민간단체와 전문가로 구성된 ‘서울시 행정용어순화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순화대상 용어 19건을 확정했다. 그리고 이에 따른 “국어사용 조례 제정 공청회”를 오는 7월 23일(화) 오후 3시부터 서울시청 신청사 3층 대회의실에서 시민, 국어관련 단체, 학계, 공무원들의 참여 속에 연다. 공청회는 먼저 서울시행정용어순화위원장인 남영신 국어단체연합회장의 “서울시 국어사용 조례 제정 배경, 주요내용 설명”을 중심으로 한 주제발표를 한다. 이어서 김세중 국립국어원 공공언어지원단장의 사회로 김형태 시의원, 리의도 춘천교대 국어교육과 교수,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 김선순 시민소통담당관이 참석하여 토론을 벌인다. ▲ 서울시는 저런 "계도"란 어려운 말들 또는 권위적인 말들을 오른쪽 사진처럼 쉬운 말로 고친다.
참고로 우리말로 순화하기로 한 말들을 예를 들면 우수관로는 빗물관, 첨두시는 가장 붐빌 때, 전언통신문은 알림글, 전말은 과정, 보직’은 맡은 일로 바뀐다. 또 노점상은 거리가게, 인력시장은 일자리마당, 노약자석은 배려석으로 고치며, 계도는 일깨움, 치하는 칭찬·격려처럼 되도록 쉬운 우리말로 고쳐 쓸 계획이다. 서울시는 행정용어를 쉽고 정확한 우리말로 쓰기 위해 앞장서는 한편 용어 순화의 강제성을 확보하기 위해 ‘서울시 국어사용 조례’를 올해 안에 마련할 계획으로 이번 공청회를 여는 것이다. 김선순 서울시 시민소통기획관은 “1970년대 영국에서 어려운 안내문을 이해하지 못해 난방비를 신청하지 못한 영세민이 얼어 죽은 사건을 계기로 ‘쉬운 영어 쓰기 운동(Plain English Campaign)’이 시작됐다”며 “서울시도 바르고, 쉽고, 품위 있는 우리말을 사용해 시민의 눈높이로 소통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도 서울시가 내는 보도자료를 보면 “연내에 입안”처럼 여전히 어렵고 권위적인 말을 쓰고 있다며 행정용어 순화를 하기 위해선 먼저 보도자료를 쓰는 자세부터 고쳐야 할 것이라고 우리말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쓴소리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