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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한 기획력 겸비한 춤꾼 자신의 이야기 무대에 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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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한 기획력 겸비한 춤꾼 자신의 이야기 무대에 풀어

[댄스, 댄서(29)] 표상만 한국창작무용가(댄스 컴퍼니 JJBRO 공동대표)

중학교 때부터 동아리 활동

전국신인무용경연대회 금상
열정·투지 대단…성공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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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상만 안무의 『넌 타이틀 게임, Non title Game』
표상만(表相滿, Pyo Sangman)은 아버지 표영태와 어머니 김영혜 사이의 1남 1녀 중 막내로 1984년 5월 7일 서울시 동작구 신대방동에서 태어났다. 포이초, 언남중, 언남고, 한국체육대학교 무용학과를 졸업했다. 명석한 기획력, 교양 있는 매너, 다듬으면 보석이 되는 숨은 춤꾼인 그는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감싸주고 있고 사랑과 존중의 대상이다.

명절날 가족들 앞에서 어린아이의 재롱인 막춤을 추면 좋아하시던 모습을 떠올리면서 그는 춤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 상만에게 동경과 호기심의 대상이 되었던 춤, 자신을 알리는 수단이 되었던 춤은 중학교 때 동아리 활동, 가수들의 백업 댄서, 입시 목적 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가 더욱 강한 추진력으로 자신의 일을 도모하면 반드시 성공과 행운을 얻을 것이다.

상만은 자신에 관한 이야기로부터 주제를 선정하고 자신의 기억들을 바탕으로 작품을 풀어나가고 있다. 타인과 다른 경험과 개성이 차별화되는 그의 춤 스승은 처음 무용의 길로 인도해준 안재현, 대학의 추억을 만들어준 강미선·백현순, 예술에 관련된 많은 지식과 춤을 가르쳐준 김윤수, 더 넓은 현대적 움직임의 길로 이끌어준 이영일을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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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상만 안무의 『?...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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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상만 댄스 컴퍼니 JJBRO 공동대표
대학을 졸업한 바로 그해, 2009년 9월 제46회 전국신인무용경연대회에서 한국창작무용 『터』로 금상을 받았다. 2011년 5월 상만은 국립무용단 단원이 되었고 2013년 1월 그 직을 사퇴한다. 그는 2013년 4월 2~3일 포스트 극장에서 공연된 『?...BC』로 2014년 1월 월간 ‘몸’ 주최 제21회 무용예술상 ‘포스트주니어상’ 작품상을 받게 된다.

무용단을 그만두고 프리랜서로서의 길을 선택한 그는 세상은 춤만 추면서 살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작년 다른 길을 찾아 무용을 그만두려고 했을 때 그에게는 많은 격려의 손길들이 있었다. 이 격려는 상만이 힘든 일을 버티고, 매사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하는 힘이 되었다. 그것은 동료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표상만의 대표 안무작 두 편 중 하나로 제14회 Dream&Vision 댄스 페스티벌에 출품된 『?...BC』는 자신이 생각하는 ‘나의 가장 이상적인 모습은 언제였을까?’라는 질문에서 구상된 작품이다. 누구나 떳떳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은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다. 그런 삶에서 벗어나면 자신을 감추고, 보여 지는 모습에만 집착하다보면 고립감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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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상만 안무의 『?...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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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상만 안무의 『?...BC』
현재의 부정적인 나의 모습과 그로 인해 그리워질 수밖에 없는 과거의 순수함을 떠올리며 현재를 바로잡고 미래로 향하고자 하는 마음을 표현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나의 현재’ ‘나의 과거’ ‘나의 미래’의 3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안무가의 경험과 유사한 상황에 처해 있거나 이미 경험한 사람들로부터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한 작품이다.

작품 속 스토리와 배경은 재난으로 인해 지하공간으로 대피하여 살고 있는 인류이다. 무대 전체가 지하벙커이며 그 안에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자아의 내면이다. 1장 현재: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이 흐려지고 그 사실을 알아차리게 된 순간 세상으로부터 고립되어 간다는 불안함과 답답한 심정을 무대공간과 사물의 특이성으로 이용한다.

2장 과거: 불안함과 답답함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은 과거의 가장 행복하고 순수했던 시절을 회상하게 만들고 그 심정을 공간의 이동 없이 일정한 공간 안에서 움직임으로 확장된다. 3장: 미래: 그렇게 과거의 기억을 잊지 않고 현실의 문제들을 바로잡고 앞으로의 미래를 향해 재출발하고자 하는 마음을 공간의 이동과 의상의 변화를 통해 구성한다.

조명은 사각 스퀘어 조명을 벽면에 비춰지게 하여 고립된 작은 공간을 연상시킨다. 그리고 다운스테이지 전면, 사선 방향에서 풋 조명을 이용해 벽에 그림자를 만들어 활용한다. 의상과 소품, 처음 등장은 검은색이지만 쓰레기봉투에 같은 형태의 다른 색상의 의상을 담아두고 마지막 장면에 그 옷을 갈아입는 방식으로 전환시키고 우산을 이용해 다양한 메시지를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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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상만 안무의 『?...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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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상만 안무의 『넌 타이틀 게임, Non title Game』
2015년 신작, 표상만 안무의 『넌 타이틀 게임, Non title Game』은 ‘굶주림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치열한 게임’을 주제로 하고 있다. 굶주림에 살아가는 일상의 괴로움, 의미도 이유도 없는 무지한 삶이다. 그들이 한 가지 소원이 있다면 굶주림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안무가는 ‘인생이란 장르가 없는 게임과도 같다’라는 생각으로 이 작품을 전개시킨다.

삶에는 수많은 선택의 기회가 부여되지만 결코 되돌릴 수 없는 세상에서 가장 흥미롭고 위험한 게임, 생계수단은 점차 단절되어 간다. 그릇된 선택에서 인생이란 게임을 포기하게도 만든다. 그것은 바른 선택은 아니지만 그들의 선택이 그르다고 말할 순 없다. 안무가는 현실이 자신의 꿈과 이상이 어긋난다 하더라도 좀 더 긍정적 사고로 삶을 포기하지 말도록 강조한다.

그는 자신의 나태와 분노의 감정 표출을 위해 하드코어뮤직인 호주 메탈코어 그룹의 ‘베로나에 묻히다, Buried In Verona’의 ‘일식, 파괴, Eclipse, The Breach’와 자신을 부정하고 싶은 과거를 담은 가사, 그릇된 선택을 하여 살고 있는 자신을 회상하는 내용의 King 810의 ‘해부학, Anotomy 1:3’과 ‘우리에 대해 쓰세요, Write about us’를 음악으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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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상만 안무의 『넌 타이틀 게임, Non title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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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상만 안무의 『넌 타이틀 게임, Non title Game』
빵 한 덩이를 소품으로 사용한 『넌 타이틀 게임』은 3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1장: ‘도전하지 않는 자들의 모습’. 3명의 남자들이 빵을 한가운데 몰아넣고 둥글게 뭉쳐있다. 서로 가위 바위 보를 통해 점차 무대 중앙으로 이동해 간다. 중앙에 도착한 후에 포지션이 바뀌고 무대에 빵의 모습이 드러난다. 그리고 가부좌를 튼 자세로 하드코어 음악에 패턴적 움직임과 즉흥적 움직임을 함께 사용하여 구성한다. 이는 사물놀이에서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의 움직임을 보고 영감을 얻은 것이다. 강렬한 움직임 속에 분노와 좌절을 연출한다.

2장: ‘무엇이든 될 수 있었던 꿈꾸던 어린 시절의 추억’, 현실 속의 자신의 모습을 인지한다. 무대 중앙에 놓인 빵을 가지고 특징적 움직임 안에서 빵과의 커넥션이 이뤄진다. 움직임의 테크닉적 요소보다는 상황에 따른 스토리라인의 구성이 많이 부각된다. 음악이 전환 되면 움직임이 더욱 더 강렬하고 율동적인 움직임으로 바뀌며 음악적 리듬과 템포가 가미되며 밝고 경쾌한 변화를 보여준다.

3장: ‘포기해야 할 것과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에 관하여’, 바닥에서 구르던 빵 한 덩이를 객석 관객 누군가에게 건네준다. 첫 장면에서 했던 가위 바위 보 패턴을 다시 반복하게 되고 이때 음악에 나오는 리듬에 맞추어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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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상만 안무의 『넌 타이틀 게임, Non title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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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상만 안무의 『넌 타이틀 게임, Non title Game』
스페셜 조명으로 가져갔던 부분은 빵과 연기자의 연관성에 중점을 둔 것이며, 그 외의 전체 배경으로 사용한 조명들은 해가 뜨고 해가 지는 밝음과 어둠의 이면을 상징한다. 안무가가 의상으로 멜빵바지와 후드를 입고 마스크를 쓴 이유는 학창시절에 가수 뒤에서 백업댄서로 활동하면서 하루 용돈 1000원으로 사먹던 빵과 우유를 생각하며 차용한 것이다.

올해 상만은 대학 선배와 함께 ‘JJBRO’란 무용단을 만들고 공동대표가 된다. 작년 서울댄스컬렉션에서 전흥렬 안무의 『Jimmy & Jack』이 우수 안무작으로 선정되면서 상만은 춤작업에 적극적이다. 한체대, 한예종 전문사 과정 출신 전흥렬, 성대 출신 전건우, 중대 출신 권교혁이 ‘JJBRO’ 무용단과 의기투합하고 있다.

표상만은 춤과의 승부에서 이기고, 자신만이 아닌 모든 춤꾼들이 만족하는 즐겁고 보람찬 작업을 할 수 있는 투지만만한 춤꾼이다. 그는 아름다운 선택으로 춤판을 장악하고, 자신의 춤이 인기 상품이 되도록 자신을 숙성시켜야 한다. 청춘은 아름답다.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있기에 자신감을 더 장전하고 겸허하게 대장정을 떠나야 한다. 춤에 대한 열정을 높이 산다.
장석용 객원기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