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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글로벌 조선산업 불황에도 중국 나홀로 성장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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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글로벌 조선산업 불황에도 중국 나홀로 성장 이유는?

한국 조선 기술과 중국 시장지배력의 윈-윈 전략으로 위기 돌파해야

한국 조선산업이 붕괴위기에 처해 있다. 반면 중국 조선산업은 나홀로 성장하며 시장 지배력을 넓혀나가고 있다. 한국 조선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중국의 시장 지배력과 협력하는 윈윈전략을 선택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 조선산업이 붕괴위기에 처해 있다. 반면 중국 조선산업은 나홀로 성장하며 시장 지배력을 넓혀나가고 있다. 한국 조선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중국의 시장 지배력과 협력하는 윈윈전략을 선택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조선산업이 글로벌 경기침체로 깊은 불황에 빠진 가운데 중국만이 나홀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조선산업은 2016년 역대 최고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세계 조선시장을 접수해 나가고 있으며 성장세는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중국 조선산업의 2016년 1분기 데이터에 따르면 선박 건조량 세계시장 점유율은 31.0%를 기록했고 신규 수주량 점유율은 무려 83.2%에 도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신규 수주량 연간성장률은 50.9%로 세계 최고치에 달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선박 수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6%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이 같은 중국 조선산업의 독주는 지난 4월 더욱 빛났다. 전 세계 신규 수주량은 114척으로 2015년 대비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지만 중국은 59척을 수주해 전체 수주량의 51.9%를 차지했다. 조선 양대 강국인 한국과 일본은 각각 9척과 8척을 수주해 세계시장 점유율 7.9%와 7%로 한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했다.

조선산업 선박 건조량 통계에 따르면 근세 밀레니엄 이전까지는 일본이, 그 이후는 한국이 주도권을 잡았다. 하지만 2010년 이후부터 주도권은 완전히 중국으로 넘어간 상태다. 단지 선가가 낮은 벌크선 중심의 중국 조선산업에 비해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생산하던 한국이 겨우 생산액 1위를 유지했을 뿐이다.

그리고 시진핑 정부가 들어서면서 시작된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전략’은 중국의 조선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선정해 전폭적인 지원을 가능하게 했으며 내수 확대를 통한 직접적인 성장동력 전술을 가동시켰다. 중국 정부가 조선산업의 대부 역할을 자청한 것이다.

당시 일부 산업 분석가들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중국 조선산업의 강점이기는 하지만 만약 정부의 지원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할 경우 선박 발주가 줄어들고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LNG선 등에서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중국 조선산업의 독자생존을 부정해왔다. 한국과 일본은 이들의 말만 믿고 안일한 태도를 취해왔다. 중국의 강점은 분석하지 않은 채 주관적인 편견에 집착한 것이다.

중국 정부의 조선산업 진흥전술은 선주가 조선소에 선박을 발주하면 정부는 해당 선박의 임차 해운사를 지정해 수출물량을 운송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으로, 선박 건조와 영업을 모두 중국 정부가 책임을 졌다. 선주는 초기 자금만 가지고도 거대한 선박을 발주해 정부를 등에 업고 안정적인 투자이익을 얻을 수 있으므로 발주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 중국 특색의 전략이다.

동시에 거시경제 동향도 중국 조선산업 성장에 한몫했다. 2016년 초 접어들어 소폭이지만 거시경제가 안정적인 반등을 이루어냄에 따라 국내에서 사용하는 일반 생활용품 가격 성장을 견인할 수 있었고, 이는 곧 발트해운임지수(BDI)의 회복으로 이어졌다. 중국 조선산업 또한 정부의 적극적인 전략과 함께 세계적인 추세에 걸맞은 상승세를 유지해 신규 수주가 크게 증가했던 것이다.
현재 중국은 항공모함과 핵잠수함을 제작하는 세계적 수준의 조선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특색의 전략이 전 세계의 예상을 뒤엎고 성공 전략으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그로 인해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전 세계 조선업계는 중국에 굴복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중국의 정치 및 경제 체제를 정부 주도의 공산주의와 독재 등으로 몰아붙여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 민주주의의 패배라 할 수 있다.

어느새 전 세계 조선산업의 주도권은 중국이 거머쥐게 되었다. 그로 인해 중국 조선산업의 국제적 영향력은 한층 높아졌다. 동시에 조선기술 성장 동력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한 시기를 맞이했다. 무너져 가는 한국 조선업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양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이 세계 최강의 조선산업을 완성하기 위해 무엇보다 한국 조선기술을 필요로 하고 있다. 중국이 대규모 지원과 소비를 통한 내수 확대 정책으로 한국 조선산업을 추월했고 초대형 선박 건조에 있어 세계 수준에 도달했지만 여전히 한국 조선산업의 세밀한 기술력은 세계 최강으로 중국보다 우위에 있다. 이것은 곧 아직은 중국과 거래할 수 있는 한국 조선산업의 최후 일격이 남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존심만 앞세우며 기술력을 움켜쥐고 중국 정부의 지원이 끊겨 떡고물이 돌아오는 그날을 고대하는 것은 한국 조선산업의 대를 완전히 끊어지게 할 수 있다. 날카로운 비수도 시간이 지나면 녹슬게 마련이며 고도의 기술이 개발될 경우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적시의 황금 기회를 놓치면 한국 조선산업은 영원히 몰락의 길을 걸을 것이 자명하다. 중국과 상생할 수 있는 전략을 구상해 협조체제를 구축하는 것만이 한국 조선산업의 마지막 활로라고 판단된다.
김길수 기자 skyeye000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