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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브, 1조 원 대출금 영구채 출자전환에도…매각 향방은 '오리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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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브, 1조 원 대출금 영구채 출자전환에도…매각 향방은 '오리무중'

전용주 딜라이브 대표 "KT 외에도 모든 가능성 열어둬"발언에 시나리오 주목
유료방송 합산 규제 '공회전'에 KT와 M&A 불투명…타 이통사 결합설도 솔솔

국회 과방위가 오는 22일 유료방송 합산규제에 대해 재논의한다.사진은 국회 과방위(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국회 과방위가 오는 22일 유료방송 합산규제에 대해 재논의한다.사진은 국회 과방위(사진=뉴시스)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국회에서 계속 공회전하며 딜라이브의 향방이 불투명한 상황이다.이미지 확대보기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국회에서 계속 공회전하며 딜라이브의 향방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회 과방위가 다음달 유료방송 합산규제에 대해 재논의하기로 했다. 사진은 국회 과방위(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국회 과방위가 다음달 유료방송 합산규제에 대해 재논의하기로 했다. 사진은 국회 과방위(사진=뉴시스)

딜라이브 채권단이 이달 29일 만기였던 1조원 규모 대출금 출자 전환을 결정했다. KT와 인수합병(M&A)을 논의 중인 딜라이브로서는 매각 작업의 걸림돌 하나를 치워낸 셈이다. 이제유료방송 합산규제 이슈 해결만 남은 셈이지만 국회논의가 다음달로 연기되는 등 진척은 더디기만 하다. 이에 일각에서는 딜라이브와 KT 간 M&A외에 SKT나 LG유플러스와 결합할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딜라이브 채권단이 29일 만기인 약 1조 원의 대출금 출자 전환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1조 4000억 원의 채권 중 딜라이브가 보유한 4000억 원 대출금을 제외하고, 국민유선방송투자(MBK파트너스·맥쿼리)의 약 1조 원 규모 대출금은 영구채로 출자전환된다.

딜라이브는 이번 출자전환으로 대출 이자 지급 부담을 크게 줄이는 한편, 매각 대상 물색에 집중할 시간과 여력을 확보했다. 금융 리스크가 줄어든 만큼, 딜라이브의 기업 가치 역시 조금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딜라이브는 현재 KT와 M&A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지난해 6월 일몰 후 아직 대안을 찾지 못한 유료방송 합산규제 문제가 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란 유료방송(IPTV, 케이블TV, 위성방송) 사업자들이 전체 시장 점유율 33.33%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3년 일몰제 법안으로, 지난 2016년 시작돼 지난해 법안 효력이 소멸됐다. 국회에서는 합산규제 지속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연초부터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국회 과방위 소속 의원간 의견이 갈리는 데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간 의견 합의 역시 미진해 아직도 결론이 나질 않는 상황이다. 올해 초부터 M&A 물밑 작업에 착수했던 딜라이브와 KT는 합산규제가 부활하면 점유율 상한선을 초과하게 된다. 두 기업의 시장점유율은 37% 이상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KT와 딜라이브의 M&A가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는 섣부른 전망까지 나온다. KT 측은 "딜라이브와의 M&A 논의는 국회에서 결과가 확실히 도출될 때까지 잠정 중단한 상태"라는 입장이다. 한 유료방송 관계자는 “합산규제가 없어진다고 해도 유료방송 시장에서 극강 1위기업인 KT에 까다로운 M&A 조건이 붙을 수도 있고, KT로서는 이렇게까지 합산규제 이슈가 해결되지 않는 상황 자체만으로도 국회 견제를 받는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딜라이브 거취가 불투명해지자, 나머지 두 이통사와 딜라이브의 결합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딜라이브는 일단 출자전환을 통해 매각 작업에 필요한 시간을 벌었다. 현재 SKT는 티브로드와, LG유플러스는 CJ헬로와 각각 M&A를 진행 중이다. 현재 두 기업 모두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심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이 딜라이브와 결합할 경우 현재 KT·KT스카이라이프(31.07%)와 비등한 수준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게 된다. 현재 M&A 절차를 진행 중인 SKT(14.32%)와 티브로드(9.6%)의 합산 점유율은 23.92%, LG유플러스(11.93%)와 CJ헬로(12.61)는 24.54%가 된다. 이후 SKT와 LG유플러스가 추후 딜라이브(6.29%)와도 합치게 될 경우 점유율도 각각 30.21%, 30.83%로 합산규제 대상과 무관하게 된다.

전용주 딜라이브 대표는 지난 17일 이같이 얽힌 M&A 상황에서 "KT 외에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발언하며 KT외 업체와의 결합 시나리오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두 이통사 관계자 모두 "추진 중인 M&A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라 현재로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일축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빠르게 변하는 방송 환경에서 국내 방송 시장이 살아남으려면 일단 현재의 유료방송 규제안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유료방송 관계자는 "어떤 식으로든 유료방송 재편이 빠르게 진행돼야 글로벌 OTT 기업 등 경쟁자들에 더이상 밀리지 않고 국내 시장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면서 "유료방송 사후규제 문제부터 빨리 결론을 내야 한다"고 토로했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