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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매매 '냉탕', 분양시장 '열탕'…수도권외곽·지방 '풍선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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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매매 '냉탕', 분양시장 '열탕'…수도권외곽·지방 '풍선효과'

고강도 규제, 코로나19에도 내집마련·새집갈아타기 실수요 몰려 청약경쟁률 '고공행진'
부산‧대전 등 지방 분양시장도 경쟁률 세자릿수 '활황'…"청약열기 당분간 지속" 전망

현대엔지니어링이 대전 유성구 용계동 도안신도시에 공개한 ‘힐스테이트 도안’ 견본주택 현장에 예약방문자들이 마스크를 낀 채 단지 모형도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현대엔지니어링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엔지니어링이 대전 유성구 용계동 도안신도시에 공개한 ‘힐스테이트 도안’ 견본주택 현장에 예약방문자들이 마스크를 낀 채 단지 모형도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현대엔지니어링
연초부터 코로나19 사태가 전국을 덮쳐 주택 매매시장이 더욱 위축되고 있지만 아파트 청약시장의 열기는 반대로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서울에서 시작된 청약 불길이 최근 수도권 외곽, 지방으로 옮겨 붙는 형국이다.

7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에서 공급된 신규분양 단지는 50개에 공급 주택은 1만 7494가구(일반분양 기준)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순위 청약자는 총 65만 846명이었고, 전국 1순위 평균경쟁률은 37.2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공급(75개 단지, 2만 5717가구)은 적었지만, 1순위 청약자 수(43만 9523명)는 21만 명 이상 크게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7.09대 1이었다. 코로나19 쇼크가 전국을 강타했음에도 '내집 마련'과 '새 아파트 갈아타기'를 갈망하는 실수요자들의 강한 욕구를 꺾지 못한 셈이다.

특히, 비규제지역에 공급된 신규분양 단지들의 1순위 마감률은 지난해보다 높았다. 올해 비규제 지역에서 공급된 50개 단지 중 1순위 마감에 성공한 단지는 29개로 58%의 1순위 마감률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57개 단지 중 24개(42.1%)였다.

최근 비규제지역 내 분양에 나선 단지들도 잇따라 청약 경쟁률 신기록을 쏟아내고 있다.

롯데건설이 지난 4일 분양에 들어갔던 경기 의정부시 가능1구역 재개발 단지 ‘의정부 롯데캐슬 골드포레’는 사전 무순위청약에 총 1만 733명을 끌어모았다. 무순위청약은 만 19세 이상이고, 수도권 거주자라면 청약통장 없이도 접수가 가능해 진입 장벽이 낮지만, 466가구 공급에 약 20배가 넘는 무순위 청약자가 몰린 것이다.

영무건설이 지난 3월 경기도 시흥장현지구 B9블록에 공급한 ‘시흥장현 영무예다음’도 434가구 모집에 2만 1766명 청약자가 몰렸다. 평균 경쟁률 50.2대 1로 시흥시 역대 최고 청약경쟁률 기록을 다시 썼다.

우미건설이 지난달 검단신도시 내 분양한 ‘우미린 에코뷰’는 27.2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지금까지 검단신도시에 공급된 아파트 중 최고경쟁률을 세웠다.
지방 청약 열기도 뜨겁다. 대표지역이 부산이다.

부산 해운대구 중동에 위치한 ‘쌍용 더 플래티넘 해운대’는 지난 3월 진행한 청약 접수에서 88공급 가구 수에 1만 9928건의 청약 접수가 몰려 226.45대 1의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부산시 북구 덕천동에 위치한 ‘포레나 부산 덕천’ 역시 지난 3월 진행한 청약 접수에서 169공급 가구 수에 1만4920건의 청약 접수가 몰려 88.28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였다.

대우건설이 최근 충남 계룡시에서 분양한 ‘계룡 푸르지오 더 퍼스트’는 최근 1순위 청약에서 평균 3.83대 1, 최고 13.02대 1의 경쟁률로 마감했다. 이 역시 계룡시 역대 최고 청약경쟁률이다.

대전 유성구 용계동 도안신도시에 들어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의 ‘힐스테이트 도안’도 총 392실 모집에 총 8만 7397명이 신청해 평균 222.9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이는 최근 인천 송도, 부산 등 전국 주요 지역에서 수백 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주거용 오피스텔과 비교해도 훨씬 높은 경쟁률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침체된 주택 매매시장과는 달리 분양시장이 주목 받는 이유에 새 아파트 선호 현상과 분양가 경쟁력 등을 이유로 꼽는다. 특히 수도권 외곽지역과 지방의 아파트 청약 열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우수한 상품성을 갖춘 새 아파트에 수요자들의 선호현상이 뚜렷하고, 정부의 분양가 규제로 분양가가 시세보다 싼 일명 ‘로또 아파트’가 늘면서 실수요자들이 청약시장으로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성락 리얼투데이 리서치팀 과장은 “서울 등 규제 지역은 청약 문턱이 높아 30~40대를 비롯한 젊은 층들이 수도권 외곽지역 새 아파트 청약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라며 “대출규제를 적용받지 않아 적은 현금만으로도 내 집 마련이 가능한데다 향후 미래 가치 상승까지 기대할 수 있어 수요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